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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는 지금 지하에서 슬피 울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르네상스 창조경영' 등 전작을 통해 르네상스 연구에 집중해온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1469~1527)를 위한 변명'을 시도한다. '마키아벨리안(Machiavellian)' 즉 '통치술 전반에서 권모술수를 부리는'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등재된 '사악한 인간'이란 굴레를 벗기고 '약자를 위한 수호성자'로 복권(復權)시키겠다는 것. 이미 시오노 나나미를 비롯해 많은 학자·저술가가 내린 평가를 뒤집어보겠다는 도전인 셈이다.

분명 마키아벨리는 "대중이란 머리를 쓰다듬거나 없애버리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군주론)는 '모진 말'을 했다. 그러나 "대중은 군주보다도 훨씬 은의에 돈독하고, 총명함과 부동심에 대해서도 군주보다 훨씬 신중하며, 변덕도 적고 정직하다"(로마사 논고)고 적은 것도 마키아벨리다. 모순된 언설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

책에 따르면 마키아벨리 스스로는 전혀 '권모술수'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그는 29~44세엔 공화정 피렌체의 고위 관리로 활약했고, 44세부터 죽을 때까지는 실업자 신세였다. 저자가 주목한 점은 그의 조국 피렌체는 늘 외침을 걱정해야 하는 약소국이었고, 마키아벨리 자신도 권력을 휘두를 위치에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외교담당이었던 그는 늘 프랑스국왕과 당시 중부 이탈리아를 제패한 교황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따라다니며 평화를 구걸해야 했다. 메디치 가문이 복귀한 후엔 관직에서 쫓겨났고, 암살 음모에 연루된 혐의로 '날개 꺾기 고문'을 6차례나 당했다.

마키아벨리의 신산(辛酸)한 삶의 버팀목은 평생을 함께한 고전이었다. 프랑스와 협상할 때는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담판할 때는 투키디데스의 '역사'를 읽은 그였다. 그는 실직한 후에도 하루 4시간씩은 공직시절에 입었던 관복(官服)으로 갈아입고 고전을 읽었다. 그런 인문학적 통찰이 '군주론' 등 저작을 일궈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군주론'은 정치이론서나 처세술이 아닌 처절한 '구직을 위한 포트폴리오'일 뿐이라는 것이다. 수도자 한 명을 위대한 예언자로 떠받들다가 순식간에 등을 돌려 불에 태워죽이는 포퓰리즘과 다양한 외교현장을 체험한 마키아벨리가 당대 영웅들의 부침(浮沈)을 고전에 비추어 분석하면서 약소국 피렌체가 강대국들 틈에서 먹히지 않을 방법을 적은 안내서였다.

 인쇄를 거절당해 필사본으로 보관하던 '군주론'을 드디어 헌정하는 날, 로렌초 데 메디치는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마키아벨리 곁에 있던 사람이 바친 사냥개만 어루만졌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저작이 졸지에 '개만도 못한' 처지가 되자 마키아벨리는 '집권한 리더'가 아닌 '집권 가능성 있는 리더 후보'를 찾는다. 피렌체의 젊은 리더들과 공부 모임을 하면서 완성한 저작이 앞서 인용한 '로마사 논고'. 결국 약소국과 약자의 생존법을 설파한 것이 마키아벨리의 삶이었다는 것이다. 그 충고를 외면한 피렌체는 결국 쇠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교수의 새 시도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완전 복권'보다는 '부분 복권'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주론'을 집필한 교외주택에서 본 피렌체 모습 등 발로 뛰어 찍은 사진들 그리고 우리 상황과 빗대어 왜 지금 마키아벨리를 읽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점은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경제 주체 사이에 “경제성장률 제로 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비주류에서나 목소리 높여 주장하던 말이 이제는 주류에서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실제 세계 주요국 경제는 성장률 제로에 가깝다. 한국도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은 0.1%로 사실상 제로였다. 성장률 제로 시대의 도래를 주장해온 비주류의 발언이 점점 더 힘을 얻는 형국이다.

그 러나 아직까지 주류에서는 “성장할 수 있다” “성장만이 살길”이라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주문한다. “경제 부흥”과 같은 지난 시대의 구호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는 이제 “성장 지상주의는 끝났다”며 제로 성장을 전제로 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리처드 하인버그(탈탄소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The End of Growth)는 제로 성장 시대가 왜 올 수밖에 없는지 그 근거를 조목조목 보여준다. 그러고는 “지금 당장” 정부, 기업, 개인은 제로 성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 부문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미래에서 온 편지>와 <파티는 끝났다>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하인버그가 제시하는 제로 성장률 시대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석유 등 천연자원의 고갈이다. 환경파괴가 심화되면서 치솟는 환경 관련비용 문제도 있다. 계속 불거지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자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통화·금융·투자시스템이 무너지는 금융 붕괴는 제로 성장 시대의 또 하나의 근거다. 빚더미 꼭대기까지 차오른 각국의 정부·민간 부채와 자원 부족·환경오염 사고 증가에 따른 비용 등으로 금융붕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는 영원히 성장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지난 150년간 값싸고 풍부한 화석연료 덕에 성장이 가능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 관료나 주류 경제학자들은 지금까지처럼 신기술 개발, 끊임없는 혁신 등 ‘대체’와 ‘효율’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대체와 효율의 한계까지 지적한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성장 시대의 종말을 논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로 성장 시대를 대비하는 방안들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제로 성장 시대에는 지금처럼 소비하고 파괴하면서 계속 살기는 불가능하기에 먼저 경제·사회 체제와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여러 가지를 언급한다.

‘성 장’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기, 지역 차원의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적 결속력 높이기, 나눔과 협력의 도모 등이다. 이런 것들은 “제로 성장 시대라는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된다. 그는 “경제성장이 종말을 맞는다고 해서 세상까지 종말을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오히려 더 행복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으니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 세상을 꿈꾸자는 제안이다.


월급쟁이는 가슴 한쪽에 사표를 품고 산다. "더러워서 때려치운다 내가!" 오너만 되면 '내 세상'이 열릴 것 같다. 천만에. 이 책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장도 외롭고 힘들고 아프다." 어느 사장은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힘든 것이 사장"이라고 고백했다. 섣불리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없고, 조직원을 굶기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리며, 어떤 위기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도 갖춰야 하니, 아무나 사장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신간 '사장의 일'은 이런 책임과 정면 승부할 각오가 돼있는 사장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구 모음집. 잘나가는 사장이 되기 위해선 뭘 갖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122개의 '행동 강령'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사장의 바쁜 일과를 고려해 매일 아침 하나씩 1분 안에 읽도록 한 것.

유능한 사장은 한 가지 행동으로 둘 이상의 효과를 낳는 '원 액션 멀티 리턴'(One action multi return)을 한다.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시에 가지라"는 것이다. 성공한 사장은 처음 가는 식당에서도 그 가게의 70%를 파악해내야 한다. 대화하며 즐겁게 식사하면서도, 이 가게 매출은 어느 정도이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이익은 얼마나 나는지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1 점의 위력을 소중히 여겨라. 학교 시험에서는 '100-1=99'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선 '100-1=0'이다. 이 정도면 됐어 하고 만족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착한 사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대충 얼버무리거나 애매하게 전달하면 안 된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과 포수가 받는 공은 같다. 하지만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투수가 던진 공과 포수가 받는 공은 색과 형태가 모두 달라져버린다."(85쪽)

"사장님! 이것 좀 해주세요"라는 직원들의 부탁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사장이 있다. 혹시 당신이 없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없어도 회사는 무조건 돌아간다.

' 사장이 없는 날'을 만들자. 직원들의 자립형 조직을 만들려면 사장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 "믿고 시킬 사람이 없다"고 투덜대지 마시길. 상사가 부하 직원을 키우지 못하는 것도 사장 책임이다. 이 밖에 '결정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마라' '연애하는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라' '직원의 의욕을 매니지먼트하라' 등 실질적 조언들이 가득하다. 경영자뿐 아니라 크고 작은 조직의 관리자들에게 '리더의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40년 뒤, 우리는 어떤 미래와 직면하게 될까? 과학자·경제인 등 서구의 각 분야 전문가·저명인사 100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연구기관 ‘로마클럽’이 1972년에 낸 첫 보고서 <성장의 한계>는 인류 생존 방식에 대한 기존 관념들을 뒤흔들어 놓았다.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그 보고서는 인구 증가와 자원 소모, 환경 파괴가 이대로 계속되면 인류는 21세기에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장의 한계>가 발간된 지 40년 만인 2012년, 그 첫 보고서를 작성한 주역 중 한 사람인 요르겐 랜더스가 앞으로 40년의 세계를 전망하는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첫 보고서 발간 40돌을 기념하는 공식보고인 이 책의 원제는 <2052>, 바로 40년 뒤를 가리킨다. 지난 40년간의 관찰과 연구를 더 축적한 이 책에서, 앞으로 40년 뒤의 전망은 더 구체적이고 정교해졌다. 결론은, 여전히 비관적이지만 파국을 선언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세계인구는 81억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다. 40년 뒤 세계경제 규모는 지금의 2.2배 정도가 될 것이며, 그만큼 자원 소모와 이산화탄소 배출은 더 늘고, 섭씨 2도 이하의 평균기온 상승 억제 목표 달성은 실패한다. 자본주의는 수익만 쫓는 기존 방식을 상당부분 버리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 아래 비수익·공공 부문을 중시하는 수정자본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우울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랜더스의 어투는 냉소적이다. 소득보다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라. 넓은 들판 등 사라질 것들에 대한 관심을 접는 게 마음 편할 것이다. 전자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거기에 투자하라. 풍부한 생물다양성, 멋진 세계 관광지를 즐기려면 다 사라지기 전인 지금 서두르는 게 좋다. 기후 변화가 심하지 않을 곳을 찾아가 살아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거리를 찾아라. 자녀들에겐 중국어를 배우도록 권장해라. 선거에서 이기려면 장기보다는 단기혜택 공약에 집중해라….

요약하면, 그래도 희망을 갖되 임박한 재난과 함께 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재난을 줄이고 희망을 키우려면 지금 당장 필요한 행동을 취하라는 이야기다.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어를 배우라는 건, 중국의 세계 지배를 염두에 둔 실리적 사고 쪽보다는 무능하고 이기적인 서방의 리더십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냉소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랜더스는 필요할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과감하게 개입하는 중국 리더십 체제가, 지구가 ‘초과 상태’의 위기에 직면한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더 나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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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1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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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이 총대 메고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 뜻을 밝혔다. 업계 1, 2위는 눈치만 보고 있다. 왜일까?

알라딘의 불손한(?) 행동에 메이저급 출판사가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출판계를 살리는 오직 하나의 길인 ‘완전도서정가제’를 대놓고 반기를 든 알라딘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기는 손해는 판매하지 못하는 알라딘과 출판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구매하는 독자다.


황희처럼 양쪽 모두 옳다고, 양쪽 모두 잘못이라는 양비론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알라딘은 유통채널에 불과하다. 출판사도 지금까지 그 채널을 통해 수많은 독자가 수많은 책을 구매하였음을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독자는 없다. 단지 팔아주는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알라딘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공급하지 않고 책을 사려면 다른 곳을 이용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알라딘에서 계속 구매할 수 있다. 직영으로 공급받지 못하겠지만, 대리점을 통하면 공급받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공급률 인상이 있겠지만, 판매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만일 대리점을 통한 공급까지 막는다면 그들의 의지가 결연한지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제발 그 출판사의 책을 알라딘에서 구매할 수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앞날 밥벌이가 걸린 일에 열중하고 있기에 독자는 무시당해도 좋다. 양쪽 모두에게 무시당하는 독자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목이 터지라 외치면서 막판 기념행사를 하듯이 문학 전집을 미친 듯이 할인해 팔고 있다.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하려면 먼저 그동안 부풀려진 가격에 관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불가피하게 부풀려졌지만, 완전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그런 일을 절대 없을 것이며 부풀려진 거품가격도 인하하여 판매하겠다는 자백(?) 정도는 나와야 한다. 따라서 만일 시행된다고 해도 적용범위는 시행일 이전의 책은 정가제에서 제외해야 한다. 부풀려진 가격의 혜택이 출판사에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진정으로 출판사가 완전도서정가제를 원한다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 표명이 박근혜 측의 임명제 포기와 비교되었다. 원하는 것은 얻으려면 아니 (그들의 말을 빌리면)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완전도서정가제’만이 단군이래 매년 최대불황이라는 출판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일까? 잘 모르겠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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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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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낯선 사람'일까? '낯선 사람'이란 '약한 연결(Weak Links)'을 의미한다. '약한 연결'이란 사소하고, 산만하고 무작위적이고, 피상적이다. 이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로 구성된 '강한 연결'과 대조된다. 약한 연결이 강한 연결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부탁하면 적극 도와주려고 나서는 가깝고 친밀한 사람보다,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지내는 사람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사이로 구성된 강한 관계보다 그저 알고 지내는 지인, 또는 몇 번밖에 보지 못한 사람과 관계가 사회 발전에 더 크게 이바지한다. (64쪽)

“강한 연결이 아닌 약한 연결을 통해서 정보가 확산 될 때 많은 사람을 거치면서 더욱 광범위한 사회 영역으로까지 뻗어 나갈 수 있다.” 새로운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강한 연결로 얽혀 있는 원을 뛰어넘어 네트워크상에서 멀리 떨어진 다양한 원과 연결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약한 연결’이다. 약한 연결은 네트워크에서 존재하는 허브와 허브 사이의 간격을 메워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66쪽)

슈퍼커넥터는 네트워크 속에서 활동하는 구성원을 연결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그들이 하는 가장 창조적인 기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이다. 모든 네트워크는 슈퍼커넥터에 의해 좌우한다. 실제로 우리 사회를 더 작게 만들고, 멀리 떨어져 있거나 서로 상이한 사회적 조각을 잘 연결함으로써 구성원이 풍부한 자원을 더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세상의 흐름과 시장의 전략, 기업 정책에 관한 폭넓은 정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며 사회적 위상을 계속 강화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네트워크와 허브를 통해 성공한다.” 아이디어는 반드시 조직이 필요하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지지자로 구성된 조직, 허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268쪽) 우리 사회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풍부한데, 이를 실현할 조직이 부족하다.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릴 수 잇는 열성적인 ‘소비자’를 발굴해야 한다.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아이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보다 커야만 한다.

아이디어가 성공을 거두자면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비용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이익의 가치를 높이는 반면 누구나 쉽게 그 이익에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다양한 가치를 ‘한 마디로 압축’하는 일이다. (270쪽)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이를 상황에 맞게 변영함으로써 얼마든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할 수 있다.

저자의 “네트워크는 풍요로운 미래를 위한 대안일까?”라는 마지막 질문은 답을 할 수 없다. 이 거대한 세상이 동시에 작은 세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희생자가 아니라 자신에게 잘 어울리며 도전을 자극하는 허브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사람과 계속해서 연결을 만들어내는 구성원으로서 움직여야 한다. 

원제는 《Superconnect: The Power of Networks and the Strength of Weak Links》를 《낯선 사람 효과》로 바꾸었다. 책을 읽어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그 이유는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원제와 번역서 제목 중에서 책의 내용을 더 잘 전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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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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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미래 경제를 전망하는 책은 너무나 많다. 특히 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이면 너도나도 전망하는 말과 글이 난무한다. 저자는 인구통계학을 통한 소비분석이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2012 년부터 2015년 사이, 길게는 2020년 초까지 대불황이라 불리는 경제 위기가 올 것이다. 과도한 부채가 초래한 경제 위기가 장기 불황으로 이어간다. 저자는 "역사상 최대의 신용 버블과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부채 축소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경기 부양책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모든 투자자산의 가치가 나락에 떨어지면서 극한의 디플레이션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성 장이 둔화하고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추운 겨울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말은 앞으로 10년을 버터 내면 2020년 이후에는 새로운 대호황이 오리라는 것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후를 생각하고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일도 가늠할 수 없는데 1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 겨울은 봄이 멀지 않음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금은 춥디추운 겨울, 그러므로 곧 봄이다. 얼마나 겨울이 오래 지속되느냐겠지만. 이런 점에서 한정된 한국어 제목 《2013-2014 세계 경제의 미래》보다는 원제는 《The Great Crash Ahead》가 책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왜 이 제목을 선택하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추운 겨울 움츠린 개구리가 경칩에 뛰어오르듯 앞으로 다가올 봄을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불황은 어떤 이에게는 추운 겨울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을 포함하여) 기업은 침체기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만 고민하지 말고 수년간의 디플레이션이 끝난 뒤 찾아올 기회도 함께 살피라 말한다.

저자는 기업은 지금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고 말한다. 사업을 매각하여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현금을 확보하거나 '경제의 겨울'이 지나면 경쟁이 줄어든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잘 버티면서 대비하는 것이다. 비슷한 말이지만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면 즉각 처분하고 일찍 은퇴하거나 지금 사업을 접고 '경제의 겨울'과 수많은 기업의 파산 때문에 수혜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시작하라.

개인이 대처해야 할 사항도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대폭락을 대비해 자금을 보전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디플레이션 때는 임금이 낮아지고 소득에서 부채 상환 비용이 차지하는 비용이 커져 생활 수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대출과 관련해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디플레이션 때문에 빚을 지는 게 불리해진다면 반대로 똑같은 이유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좋은 투자가 된다. 그렇다면 현금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귀결된다. 금값에 관한 충고는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금과 은은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지 디플레이션 회피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믿건 아니든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선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예측서가 그러하듯 설령 잘못된 예측을 하더라도 책임은 독자의 몫이다. 그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는 이가 있고 만드는 이도 있는 세상이 재미있다. 재미있는 세상에 나도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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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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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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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예속시키는 방법은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말이 나와 직접 연관이 없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와 다르게 "채무자 그 진짜 이름은 '노예'"는 '아 그렇구나!'라는 공감한다. '한때 자유인'이었던 우리는 이미 '빚의 노예'이다. 페달을 멈추면 바로 쓰러져 버리는 '빚'이라는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있다. 초조함과 불안감을 안은 채 우리는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아야 한다.

'투자는 자기 책임'이다. 모든 투자 실패는 투자자의 몫이다. '내 탓' 논리는 그간 금융회사가 언론과 합작한 반복 학습 결과이다. 금융회사가 망하면 큰일이고 개인의 피해는 '내 탓'이라는 금융소비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금융회사를 살리기 위해 금융 소비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불법인 도덕적 해이에 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는 금융회사(기관)의 탐욕과 약탈 행위이다.

"빚,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좋은 빚 활용해 수익률을 높여라", "빚을 얻을 수 잇는 것도 자산", 빚도 관리하면 자산이 됩니다", "잘 얻은 빚은 재산이다", "지혜로운 빚테크", 부자들은 돈 벌기 위해 빚진다", "꽉 막힌 은행 대출 빚테크로 뚫는다" 등 언론이 '빚 권하는 사회'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금융권, 언론 그리고 정부가 협작(합작이 아니다)해 우리에게 빚을 강요한다. 마치 빚을 얻지 않으면 마치 이 시대에 살지 못하는 사람처럼 벼랑으로 몰고 있다.

더는 "약탈적 금융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각하고, 분노하고, 연대하고 당당하게 외쳐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금융이어야 한다. 약탈적 금융이 어떻게 우리 삶을 억압하고 약탈하는가를 알려준다.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약탈적 금융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 오직 자각한 대중만이 풀 수 있다.


현상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관한 해답은 부족한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벌어진 상황이 자신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자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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