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이 총대 메고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 뜻을 밝혔다. 업계 1, 2위는 눈치만 보고 있다. 왜일까?

알라딘의 불손한(?) 행동에 메이저급 출판사가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출판계를 살리는 오직 하나의 길인 ‘완전도서정가제’를 대놓고 반기를 든 알라딘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기는 손해는 판매하지 못하는 알라딘과 출판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구매하는 독자다.


황희처럼 양쪽 모두 옳다고, 양쪽 모두 잘못이라는 양비론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알라딘은 유통채널에 불과하다. 출판사도 지금까지 그 채널을 통해 수많은 독자가 수많은 책을 구매하였음을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독자는 없다. 단지 팔아주는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알라딘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공급하지 않고 책을 사려면 다른 곳을 이용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알라딘에서 계속 구매할 수 있다. 직영으로 공급받지 못하겠지만, 대리점을 통하면 공급받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공급률 인상이 있겠지만, 판매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만일 대리점을 통한 공급까지 막는다면 그들의 의지가 결연한지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제발 그 출판사의 책을 알라딘에서 구매할 수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앞날 밥벌이가 걸린 일에 열중하고 있기에 독자는 무시당해도 좋다. 양쪽 모두에게 무시당하는 독자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목이 터지라 외치면서 막판 기념행사를 하듯이 문학 전집을 미친 듯이 할인해 팔고 있다.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하려면 먼저 그동안 부풀려진 가격에 관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불가피하게 부풀려졌지만, 완전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그런 일을 절대 없을 것이며 부풀려진 거품가격도 인하하여 판매하겠다는 자백(?) 정도는 나와야 한다. 따라서 만일 시행된다고 해도 적용범위는 시행일 이전의 책은 정가제에서 제외해야 한다. 부풀려진 가격의 혜택이 출판사에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진정으로 출판사가 완전도서정가제를 원한다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 표명이 박근혜 측의 임명제 포기와 비교되었다. 원하는 것은 얻으려면 아니 (그들의 말을 빌리면)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완전도서정가제’만이 단군이래 매년 최대불황이라는 출판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일까? 잘 모르겠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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