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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 세계경제의 미래
해리 S. 덴트 & 로드니 존슨 지음, 권성희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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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래 경제를 전망하는 책은 너무나 많다. 특히 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이면 너도나도 전망하는 말과 글이 난무한다. 저자는 인구통계학을 통한 소비분석이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2012 년부터 2015년 사이, 길게는 2020년 초까지 대불황이라 불리는 경제 위기가 올 것이다. 과도한 부채가 초래한 경제 위기가 장기 불황으로 이어간다. 저자는 "역사상 최대의 신용 버블과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부채 축소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경기 부양책은 완벽한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모든 투자자산의 가치가 나락에 떨어지면서 극한의 디플레이션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성 장이 둔화하고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추운 겨울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말은 앞으로 10년을 버터 내면 2020년 이후에는 새로운 대호황이 오리라는 것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후를 생각하고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내일도 가늠할 수 없는데 1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 겨울은 봄이 멀지 않음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금은 춥디추운 겨울, 그러므로 곧 봄이다. 얼마나 겨울이 오래 지속되느냐겠지만. 이런 점에서 한정된 한국어 제목 《2013-2014 세계 경제의 미래》보다는 원제는 《The Great Crash Ahead》가 책의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왜 이 제목을 선택하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추운 겨울 움츠린 개구리가 경칩에 뛰어오르듯 앞으로 다가올 봄을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불황은 어떤 이에게는 추운 겨울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을 포함하여) 기업은 침체기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만 고민하지 말고 수년간의 디플레이션이 끝난 뒤 찾아올 기회도 함께 살피라 말한다.

저자는 기업은 지금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고 말한다. 사업을 매각하여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현금을 확보하거나 '경제의 겨울'이 지나면 경쟁이 줄어든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잘 버티면서 대비하는 것이다. 비슷한 말이지만 현재 사업을 하고 있다면 즉각 처분하고 일찍 은퇴하거나 지금 사업을 접고 '경제의 겨울'과 수많은 기업의 파산 때문에 수혜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시작하라.

개인이 대처해야 할 사항도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대폭락을 대비해 자금을 보전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디플레이션 때는 임금이 낮아지고 소득에서 부채 상환 비용이 차지하는 비용이 커져 생활 수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대출과 관련해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디플레이션 때문에 빚을 지는 게 불리해진다면 반대로 똑같은 이유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좋은 투자가 된다. 그렇다면 현금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귀결된다. 금값에 관한 충고는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금과 은은 인플레이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지 디플레이션 회피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을 믿건 아니든 독자의 몫이다. 하지만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선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 예측서가 그러하듯 설령 잘못된 예측을 하더라도 책임은 독자의 몫이다. 그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런 책을 읽는 이가 있고 만드는 이도 있는 세상이 재미있다. 재미있는 세상에 나도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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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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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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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를 예속시키는 방법은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말이 나와 직접 연관이 없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와 다르게 "채무자 그 진짜 이름은 '노예'"는 '아 그렇구나!'라는 공감한다. '한때 자유인'이었던 우리는 이미 '빚의 노예'이다. 페달을 멈추면 바로 쓰러져 버리는 '빚'이라는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있다. 초조함과 불안감을 안은 채 우리는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아야 한다.

'투자는 자기 책임'이다. 모든 투자 실패는 투자자의 몫이다. '내 탓' 논리는 그간 금융회사가 언론과 합작한 반복 학습 결과이다. 금융회사가 망하면 큰일이고 개인의 피해는 '내 탓'이라는 금융소비자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금융회사를 살리기 위해 금융 소비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불법인 도덕적 해이에 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는 금융회사(기관)의 탐욕과 약탈 행위이다.

"빚,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좋은 빚 활용해 수익률을 높여라", "빚을 얻을 수 잇는 것도 자산", 빚도 관리하면 자산이 됩니다", "잘 얻은 빚은 재산이다", "지혜로운 빚테크", 부자들은 돈 벌기 위해 빚진다", "꽉 막힌 은행 대출 빚테크로 뚫는다" 등 언론이 '빚 권하는 사회'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 금융권, 언론 그리고 정부가 협작(합작이 아니다)해 우리에게 빚을 강요한다. 마치 빚을 얻지 않으면 마치 이 시대에 살지 못하는 사람처럼 벼랑으로 몰고 있다.

더는 "약탈적 금융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각하고, 분노하고, 연대하고 당당하게 외쳐야 한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금융이어야 한다. 약탈적 금융이 어떻게 우리 삶을 억압하고 약탈하는가를 알려준다.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약탈적 금융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 오직 자각한 대중만이 풀 수 있다.


현상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관한 해답은 부족한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벌어진 상황이 자신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자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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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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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탐구란 일상생활 속에 나타나는 다양한 소비현상을 탐색하고 사람의 다양한 소비 행동을 통해 그들의 감춰진 심리를 추리하면서 그 사람의 속마음, 진짜 마음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전반에 걸쳐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왜 탐구해야 하는지에 관한 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심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소비심리는 소비자인 나를 알고, 또 나 자신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나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어떤 것보다 선행해야 할 과제는 소비심리의 분석이다.

'동기연구의 아버지'로 알려진 마케팅 전문가 어니스트 디처 박사는 소비심리 연구는 어떤 물건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고, 또 실행에 옮기는지 탐색하는 일이 다. 자신에게 한정된 자본을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사용하는가는 자신이 "무엇에 가치를 두고, 무엇을 중요시하는가?"를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경영학에서 다루는 소비심리와 다른 심리학의 소비심리이다. 즉 "소비하는 인간 자체에 초점을 둔 심리학적 소비심리"이다.

오늘날 소비심리 연구는 고객이 왜 특정 물건에 더 관심을 두는지, 소비자가 특정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려고 하는지, 그리고 대중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에 관심을 둔다. 어떤 물건이 잘 팔리는가에 초점을 두기보다 특정한 물건을 사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즉 물건이 아니라 소비자인 인간에게 초점을 둔다.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으며 비합리적이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탐색한다.

위기 상황은 같아도 대처하는 모습도 나라마다 문화권마다 다르다. 그런데도 대학에서는 미국인의 '소비자 행동론', '소비심리'를 마치 한국인의 것인 양 가르친다. 한국인도 미국인과 같은 소비 행동을 할 것이라 믿을 수도 믿으라 할 수 없다. 한국 사회 문화와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소비 행동을 우리의 눈으로 제대로 읽을 때, 소비심리를 제대로 알 수 있다.

한국인은 특정 이슈나 사안에 관해 자기 생각과 마음을 정확하게 밝히는 데 매우 서툴다. 가장 큰 이유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심리코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마음을 나타내는 "타인의 심리코드를 전혀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추구하는 가치의 특성은 무엇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으로 충족하려는 것이 다르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겉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과 "속마음이 바라는 것"이 다르다. 욕망의 갈등이다.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었더라도, 그것이 정말 자신이 원했던 욕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따라서 다른 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 안에서 '가장 먼저' 모순을 경험한다.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 가치를 정립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의 습성과 문화를 바로 알고, 당당하게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소비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부나 권력을 과시하고 싶을 때 소비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수단이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 실체가 없는 막연한 기대일수록 반대급부로 그 실망감은 더욱더 커진다. 책이 나오기 전 <쾌도난마>에서 보여준 모습에 대한 환상이 이 책에 관한 기대에 투영되어 있다. TV에서 말했던 많은 내용이 책에 나와 있다. 아, 저자의 직업이 대학교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또 한가지 제목 《대통령과 루이비통》이다. 그가 정했든, 출판사가 정했든 시류에 편승하려는 시도를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제목으로 원래 저자가 의도하고자 했던 소비심리학보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 관해 무언가 말해주길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어느 누가 활자로 천기누설하겠는가. 그저 낚였다고 생각하면 속이 편하다.

그럼에도 소비심리학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소비심리학이 소비자보다는 마케터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맞다. 소비자보다 마케터와 기업에 더 필요한 학문이다. 하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은 소비자인 동시에 마케터이다. 황상민은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다 른 사람이 만들고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소비자이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위해 무엇이든 자신이 가진 무엇을 남에게 제공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마케터이기도 하다. 자신의 재능이든 노동력이든 무엇인가를 남에게 팔아야 한다."

소비심리를 알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이 소비자이자 마케터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소비심리는 소비자인 나를 알고, 또 나 자신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나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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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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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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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최대 이슈로 부상한 '빅데이터'가 시대를 바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이름만 '빅데이터'로 바뀌었지 그전에는 데이터 마이닝이란 이름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다. 그렇다면 새삼스레 빅데이터가 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트너 그룹에서는 빅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이며 미래 경쟁력의 열쇠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럴싸한 포장한 겉포장만 바꾼 신상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과거부터 지속하여온 통계 분석, 데이터 마이닝, 인공지능 기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빅데이터가 2~3년 유행하는 동안, 도전적인 일부 기업에서 관련 솔루션을 구매해 써보다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악평만 남긴 채 사그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점을 우려도 있다.

이러한 우려도 근거 없는 게 아니다. 실제로 IT 업계의 각종 기술이 이러한 유행과 실망이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빅데이터가 한낱 신기루에 그친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예전과 다른 '잠재가치'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야 가치가 있다. 이미 천문학적 데이터는 쌓여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기술의 관점에서 본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 데이터가 많아도 공유해야 데이터가 된다.

스마트폰, 스마트환경이 많은 사람과 기업에 주류 패러다임으로 정착했고, 여기에 편승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운명은 너무나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빅데이터도 결국 이러한 변화의 경로를 밟아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빅데이터의 유행 속에서 그것의 중요성과 막대한 잠재가치를 깨닫고 차근차근 실질적인 데이터의 활용 역량을 축적해 나갈 기업이 있을 것이다.

쓰레기 같은 데이터는 없다. 분석하지 못하는, 잘못 분석하는 어리석은 마케터만 있을 뿐이다.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가장 큰 활용도이다. 김진형 KAIST 전산학과 교수의 지적이 명쾌하다. "빅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맞다.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빅'이 아니고 `데이터'다. `빅'이던 `스몰'이던 데이터의 분석을 통하여 과학적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는 것은 기업이든 국가든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분석하여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하자는 노력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그 목적으로 60년 전에 컴퓨터가 만들어졌다. 다시 말하자면 과학적 의사결정을 하는 `똑똑한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컴퓨터공학의 핵심이다."

한국기업이 단기적 시각에 묻혀 빅데이터의 역량을 축적하는 노력을 등한시하거나 쉽게 포기해버린다면 훗날의 '빅데이터의 충격'에는 아예 추격을 도모해보지도 못할 것이다. 단기적 비관론에도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_316쪽

선택을 강요할 수 없다. 빅데이터가 일시적인 유행으로 사그라질지 아니면 막대한 잠재가치를 가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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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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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본능]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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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가장(?) 유명한 금언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일상적 존재를 정의하는 더욱 분명한 금언은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개인은 매일 수백 번의 소비와 관련된 결정을 한다.

인간은 매일 소비하므로 매일 그것과 관련된 결정을 한다. 소비라고 할 수 있지만 선택이다. 아침을 먹을까, 말까? 지하철을 탈까, 차를 몰고 갈까? 온종일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의 대부분이 소비를 위한 것이다.

진화심리학의 토대를 세운 핵심적인 연구가인 텍사스대학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버스는 추천사에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모든 사람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이 제공하는 혜택을 무시하기에는 그 효용이 너무 크다. 이 책에 담긴 주요한 진화론적 원칙을 삶과 일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다. 반대로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제품과 아이디어를 놓고 다투는 시장의 진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패자가 될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을 다루는 모든 학문 분야로 침투하고 있다. 데이비즈 버스 교수는 "수년 동안 나는 마케팅, 나아가 비즈니스가 특히 진화심리학적 분석에 맞는 이상적인 분야가 될 것이다."라고 한다.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진화심리학은 이러한 인간 본성과 행동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과학으로, 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의 현대적인 원리를 종합하여 삶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진화심리학 進化心理學 Evolutionary Psychology

인 간은 진화한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합리적인 계산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진화 심리학은 그 대량의 연구로 로크(John Locke)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설을 반증해 왔다. 로크의 견해는 인간의 뇌는 동물의 그것과 달리 본능이 적고 타블라 라사(백지상태)이며 교육이나 문화 등에 의해 어떠한 것이라도 학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것에 대해 진화 심리학의 연구는 인간의 다양한 본능이나 재능을 발견ㆍ분류하여 인간에게는 간단하게 학습할 수 있는 것, 간단하게 학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의 하나는 인간에게는 언어를 배우는 재능이 본능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기술에서는 언어를 배우는 컴퓨터는 그 구조조차 상상할 수 없다. 역으로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수학을 배우는 능력 등이 없어 컴퓨터를 당해 낼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이 합리적ㆍ수학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의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진화 심리학은 합리성이 이상적인 견해라는 전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합리 선택론의 이상(理想)대로 행동하는 동물은 진화적인 경쟁에 패하여 도태되어 간다는 연구도 보고되어 있다(Cosmides and Tooby, 1994).

진화 심리학의 전제의 하나는 인간의 신체는 오랜 유목시대에 진화하였기 때문에 그 신체뿐만 아니라 행동도 현대사회가 아닌 유목사회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으로서 인간의 신체는 먹을 것이 적은 환경에서 진화하였기 때문에 풍부한 현대사회에서는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뚱뚱해져 버린다는 것이다.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인간의 심리는 500명 이하의 사회에 가장 적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그리고 특히, 국제적ㆍ이문화(異文化) 교류의 사회에서 생활하게 된 다음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단, 이러한 문제는 유전자에 의한 행동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을 제시하고 있다. 진화론은 심리학에 응용되어 많은 업적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사회과학에 응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심리학은 어떠한 의미에서 사회과학의 기본이기 때문에 심리학에서 파생하여 다른 분야에서 업적을 올리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Ostrom, 1988). 심리학에서 사회과학에 응용할 수 있는 사례로는 인간은 다른 사람의 거짓을 간파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게임과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게임은 결과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심리학에서 실증되어 있는데 이것은 투표행동의 연구에 있어서 플레임 이론과 유사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_《21세기 정치학대사전》 정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한국사전연구사



데이비드 버스 교수도 말을 했지만,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새로운 지식의 소비도 진화적 과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책의 핵심 전제, 즉 진화심리학이 소비 행동 나아가 비즈니스 학문의 연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종의 진화적인 선택을 거치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머지않아 다수 소비학자, 나아가 비즈니스 학자가 인간의 마음은 성 선택과 자연 선택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라고 확신에 차 말한다.

그럼에도 진화심리학은 비주류인 행동경제학에 비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인용한 로빈 던바의 지적이 옳다. "진화론적 전근법은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 중요한 점은 그것이 개별적인 사회과학을 단일한 지적 이론 틀로 통합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 편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에 관한 이야기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근원적인 진화심리학에 과한 이해가 필요하다. 깊이 이해하려면 추천사를 쓴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을 필요하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아서는 나무가 얼마나 큰지, 숲에서 그 나무의 위치가 어떠한지, 숲이 얼마나 웅장한지 알지 못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며 그것이 전부인 양 말하는 것과 같다. 물론 장님의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끼리 전체 모습이 아니므로 답은 아니다. 조선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라는 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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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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