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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공부 독서가 전부다
강백향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초등 공부 독서가 전부다>. 초등 공부, 독서가 전부라고?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초등학교 1학년도 입시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요즘 사교육이 아니라 책읽기가 방과 후 수업을 대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논술이다 뭐다 해서 독서교육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를 살다 보니 자연스레 독서 교육에 관심이 기울어진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그것을 두고 참된 교육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물며 머리가 말랑말랑한 어린 아이에게 책읽기를 강요하는 걸 두고 교육이라는 이름의 횡포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논리력, 이해력, 사고력도 점점 자라나고 감정도 풍부해지는 등 순기능이 뒤따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에게 나이에 맞는 책읽기 지도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해 온 이들에게 지름길을 알려 줄 이 책의 등장은 반가움 그 자체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되면 부모는 책 읽어주기를 온전히 아이에게 떠넘기며 더 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저자는 '책을 읽는 것과 의미를 안다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저학년들은 책의 단어 하나하나를 읽느라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고 상상하기가 힘들다고. 글자를 알면 내용 자체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른들의 성급한 판단 때문에 어쩌면 어린 아이들이 일찍이 책에 흥미를 잃게 되지는 않았을까.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글자를 단지 읽고 있는 아이를 생각해보시라. 가슴이 답답해온다.
또한 수준에 맞지 않게 다 큰 아이가 그림책을 본다고 질책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림책이라고 해서 내용 자체도 유치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판단이다. 아이들은 권장 도서 목록대로 자라지 않으므로 아이의 수준에 따라 적절히 책을 골라주는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초등 저학년의 경우에는 짧은 시간이어도 좋으니 시간을 정해두고 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꾸준히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는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고, 부모와 함께 한다는 유대감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책 속의 감동이 차곡차곡 쌓여 갈 것'이라고. 저학년 아이에게는 그림 중심에 짧은 문장이 담긴 간결한 책이 좋다고 한다. 지루하지도 않고 그림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어린 시절 전래동화를 많이 읽었다. 많이 읽었다는 것은 다양한 책이 아니라 책 한 권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는 의미다. 그래서 양장본의 책이 너덜너덜해지고 내용을 다 외울 정도가 된 책들이 제법 많았다. 읽고 또 읽어도 그렇게 재밌었나 보다. 빳빳한 종이에 그려진 그림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지만, 글과 그림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충분했다.
'책 읽기 싫어하고 공부도 못하는 아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부모나 교사된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부도 잘하고 책 읽기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고, 그것을 욕심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책 읽기 싫어하고 공부도 못하는 아이로 만들지 않으려면 우선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권한다. 잠자리에서 팔베개를 하고 듣는 이야기처럼 매일 책 읽어 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책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의문이 들지만, 저자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집중력도 길러지고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인 두뇌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피력했다. 그 다음 단계로 아이와 책을 나누어 읽은 후,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나 중요한 단어를 떠올려 보고, 단어를 따라 줄거리를 연결하는 활동은 글쓰기의 바탕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어려운 책을 한번 읽는 것보다 쉬운 책을 여러 권 읽히는 편이 어휘력을 키워주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면 독후감과 친해진다
아이들이 독후감 쓰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책을 읽고서 느낀 점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별로 감동적이지 않아서 대강의 줄거리는 기억할 수 있지만 마음 속 깊이 와 닿지 않아서가 아닐까. 무턱대고 독후감 쓰기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독후감을 쓸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저자는 우선 공책을 하나 마련하여 읽은 책의 제목과 지은이, 출판사를 적어두고 한 줄 정도라도 느낌을 써 보도록 권한다. 그러다 느낌을 몇 줄씩 늘여 가면서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느낌을 준 부분을 써 보도록 하고, 줄거리만 정리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그렇게 '물질적인 재산을 남겨주기 보다 독서 수첩 만드는 습관을 남겨주는 부모가 더욱 훌륭하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친구처럼 책을 가까이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을 것 같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지식을 습득한다. 책을 꾸준히 읽음으로써 아름다운 심성을 기를 수 있고, 세상을 보는 지혜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렇듯 독서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라고 한다. '독서로 가난하고 불행했던 삶을 바꾼 오프라 윈프리, 책을 읽고 그때마다 메모하는 습관으로 삶의 밑거름을 마련한 안철수 연구소장' 등이 바로 그런 사람의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초등공부 독서가 전부다>는 어른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너무 많이 들어 식상해진 몸소 책읽기를 실천하라는 말 외에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것을 조목조목 짚어줌으로써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게 하며, 제대로 된 책읽기 교육에 조언자로서 손색이 없다. 책읽기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나 교사들에게는 참 반가운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