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가득히 동서 미스터리 북스 87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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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몇 권 읽었을 뿐 이후로는 추리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다.  아,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이 굳이 장르로 구분할 때 추리소설이라면 <-스밀라>'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인데.   그러고보니 <태양은 가득히>도 이런게 다 추리소설인가? 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다. 범죄가 주된 사건으로 다루어지면 추리물로 불려지는 것일까?  그러면 도스또옙스끼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 편 저 편 나눈다는 것은 항상 무리를 동반한다. 

동서미스터리 시리즈가 어떤 성격인지 어느정도 공을 들인 것인지 잘 모르지만 일단 이 책만으로 판단하자면 좀 어설픈 점이 많다.  제목 선택과 책의 커버를 장식하고 있는 아랑드롱의 사진(그런데 이 사진은 과연 '태양은 가득히'에 출연할 당시의 그가 맞는가? 확인할 성의는 나지 않는데 내 기억에 의하면 이 사진보다 더 젊고, 풋내기 맛이 나던 아랑드롱인데 이 사진은 조금 더 나이들었을 무렵인 것 같다.)  뒷 표지의 줄거리 소개까지 이건 하이스미스의 소설 소개가 아니고 르네끌레망의 영화 소개 책자 같다. 특히 줄거리 소개는 책의 내용과 좀 달랐던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되는지 좀 이해가 안 된다.  이미 고인이 되긴 했으나 작가가 한국에서 펴낸 이 책의 모양새를 확인한다면 어처구니 없을 행태 아닐까.  작가의 인지도보다는 영화나 배우의 인지도가 높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했다해도 적절한 판단은 아닌 것 같다.  이 영화나 아랑드롱이라는 배우가 요즘 사람들에게 선택에 영향을 줄 정도의 힘이 있나? 수십 년 전에 나온 이 영화의 아름다움은 나름 강렬했지만 영화로인해 이 책이 받을 이득은 지금 시점에선 전무에 가깝다고 본다.

리플리는 비열하고 천박한 자기자신을 가장 두려워한다. 우리도 자기 속의 그런 부분을 두려워하며 그것이 겉으로 드러났을 때의 허물어지는 느낌, 자괴감을 걱정하여 의식하고든 하지 않고든 그것을 관리하고 있다. 내 안의 비열함과 천박함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되풀이했다.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두 번의 살인직후에 시체처리과정에서 사생결단, 고군분투하는 리플리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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