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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스티븐 E. 앰브로스 지음, 신기수.박순채 옮김 / 디지틀엠에프에스(디지틀MFS)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연합군 가운데서도 가장 최전방에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부대의 이야기라고만 한다면.. 아마도 승리의 비결이라던지 그들이 느끼는 자랑스러움등이 주가 되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그들의 자부심 한가운데 묻혀있는 전쟁에 대한 괴로움과 그 실상, 또한 전쟁이 변화시키는 힘에 대해서 굉장히 묵묵하고도 객관적으로 응시하는 점에 있다고 볼 만큼, 승자와 패자의 입장을 떠나 어쩔 수 없이 전쟁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혀야만 하는 병사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부대의 이야기가 통째로 다 나오는 것이 처음 인물들에게 익숙해지기 힘들게 할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자연히 그 부대안에 내가 들어가있음을 느낀다.
이 책은 그 부대가 모인 소소한 동기부터 그들이 왜 강해졌는지(이건 어울리지 않게도 "최고의 부대이기때문"이라는 결과론적 이유가 아닌 "그저 꼴통 부대장때문" 이라는 정말 사실적인 이유였다! -_-) 또한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고 또한 죽었는지 사람을 오싹하게 할만큼 다큐멘터리처럼 잘 정리해놓았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처음부터 바스똔느전투(가장 치열한 전투였음)까지.. 즉 중반 약간 뒷부분이며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 이야기가 정교하면서도 일정거리를 두고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실제 전투상황을 설명하다보니 바스똔느 전투이후 허무하게 그려지는 독일 진입 과정이다. (실제로 전투가 그러했다니 할말이야 없지만 영화라던지 다른 전쟁소설들과는 달리 결말은 허무하게 손쉽게 독일에 진입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실제처럼!)
그 가운데 전리품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나오긴 하지만 전쟁이 가장 최악이 되는 순간의 그들 모습만큼 전쟁의 그늘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장면은 역시 없는 것 같다. 결국 이 책은, 아니 이 책속의 부대는 나에게 책을 덮을 때까지 아니 덮고나서도 머리속에서 영영 떠날 수 없는 어떤 전쟁의 환각을 남기고야 말았다.
전쟁사, 혹은 전쟁의 영향, 혹은 다큐적 전쟁 묘사, 아니면 또다른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보고싶어하는 분께 이 소설을 강력추천하는 바이다.
p.s. HBO에서 제작된 밴드오브브라더스도 강추하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