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 -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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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나 간단히 하자면, 아무리 위대하건 어쩌건 패배의 얘기를 읽는 건 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뻔한 패배가 보이기에 이입이 되어서 고통스럽다고 해야할까?  차라리 결과를 모른다면 몰라도 뻔히 그 절망과 비극의 구렁텅이가 보이는데 그걸 지켜보는 건 아무리 나와 한푼 관계없는 인간들의 운명이라고 해도 힘들다.  그래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임에도 꽤나 시간을 끌었다. 

만약 이 저자와 내가 정치관까지 맞지 않았다면 시간이 더 걸렸거나 포기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무지하게 다행히도 살짝 빨그스름한 물이 든 이 볼프 슈나이더씨는 내가 무지 재수없어하는 인물들에 대해 너무나 동감 가는 표현을 쓰고 있다.  정말 따로 메모를 해서 보관해 두고두고 써먹고 싶을 정도인데 특히 앨 고어에 관한 부분. 

이제껏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자유선거에서 앨 고어만큼 그렇게 처절하게 기만당한 패배자는 없었다. 정작 선거에서는 이겨놓고 말이다.

하필이면 동생이 주지사로 있는 동네에서 또 그 난리가 났으니... 당시에 플로리다에서 일어났다던 일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보면서 1987년 한국의 대선을 떠올렸었다.  그리고 잘난척하는 너희나 우리나 결국 오십보백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난다.   하긴 이때 미국의 난장판을 보고 정치 후진국으로 유명한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자기네 나라에서 선거 감시단을 파견해줄까 비아냥거렸다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니 뭐...

승부욕과 명예욕 강한 라이벌에게 승리와 명예를 도둑맞은 패배자들, 우연찮게 강인한 천재와 같은 시기에 태어나는 바람에 그의 광휘에 가려 무너져버린 연약한 천재들.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해 무너진 사람들.  우리 대다수가 아는 승리자들에게 가려진 유명한 패배자와 이 책을 통해서야 겨우 존재를 알게된 인물들의 얘기가 상당히 재미있고 또 드라마틱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등소평이나 처칠 처럼 별로 패배자인것 같지 않은데 수록된 인물도 있고.

다양한 인물을 접하고 평면적인 위인전 뒤에 숨은 입체적인 인물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   인물이나 내용에 그다지 감정 이입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야말로 술술 재미있게 읽어나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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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가닥 결혼하다 로맨스 베스트 컬렉션 1
이서윤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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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지 좀 많이 된 로맨스 소설.  

로맨스 소설의 평점을 매기는 모 사이트에서 폭탄 투성이 (던가 지뢰밭이던가?)인 12월에 유일하게 건진 소설이라고 누가 달아놨던데 정말 100% 동감이었다.   재미있는 것보다 재미없는 것의 비율이 본래 더 높긴 하지만 그래도 매달 몇권 정도는 그대로 건질만 했는데 그 달에는 이 책과 또 다른 한권을 제외하고는 다 보다가 말았다.   (내 돈... ㅠ.ㅠ)

작년 12월에 유二하게 건진 두권 중 하나.

표지처럼 발랄한 내용이다.  종손답게 진중하고 어른스런 남주가 고등학생인 친구 동생에게 필 꽂혀서 그 마음을 내내 품고 있다 유학에서 돌아와서 적극 구혼하고, 첫사랑이었지만 잊었던 남주의 등장에 당황하던 여주 역시 홀라당 넘어가는 얘기.   그 가벼움 안에서 종가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또 한 세대를 보낸다는 것 등 조금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들도 있다.

아쉽다면 갈등이 너무 없이 그런 두런두런 흘러간다는 거지만...  여조가 있긴 했어도 주인공들의 성향상 뚜렷이 갈등이 나타날 수 있는 그런 구조도 아니고... 억지로 말도 안되는 사건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렇게 찰랑찰랑 시냇물 흐르듯 보낸 게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로맨스 보면서 머리 아프고 스스로를 볶고 싶지 않은, 미소와 웃음이 묻어나는 그런 내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   그렇다고 완전히 가볍게 팔랑팔랑 날아다니거나 배를 잡게 하는 코믹은 아니니 그 부분은 미리 알고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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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다
신세현 지음 / 마루&마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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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시장이 커지고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좀 아닌 책들도 많이 나오고 또 기존의 성공작의 무한 반복과 아류가 많은 게 좀 아쉬웠다.   그런데 이 꽃이 피다는 소재 면에선 확실한 뒤집기로 즐거움을 준다.

합병을 위해 정략 결혼을 시키려는 양가.   결혼당사자 중 한쪽은 계산기를 튕겨보고 하기로 결정을 하는데 다른 하나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거라고 믿고 거부하려고 한다.  내키지 않는 쪽을 설득하기 위해 양자 대면을 주도한 찬성쪽 인물은 결혼을 거부했을 때 불이익으로 겁을 잔뜩 주고 2년 간 실험적으로 살아보고 안맞으면 이혼해주자고 제안한다.  물론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다.  <--  로맨스를 좀 읽은 독자라면 너무나 많이 본 설정.   

결혼을 하자는 쪽이 남자고 피하는 쪽이 여자라면 이 책도 빤~한 책들 중 하나로 묻혔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도망가려는 쪽은 20살을 갓 넘긴 포동포동 귀여운 남주.  그리고 결혼을 해야한다고 들이대는 쪽은 사업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마녀인 여주다.  

이렇게 결혼을 했으니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한편의 시트콤.  ㅋㅋ  보통 남자가 해야할 불평을 여기선 여자가 하고 살림과 내조를 열심히 하고 있는 남주는 여자들이 갖는 불평불만을 여주에게 한다.   이렇게 반대로 가는 부부의 얘기가 로맨스로 펼쳐진다는 것.   

너무 많이 쏟아내다보니 건질만한 책들의 비율은 확실히 떨어지지만 그래도 읽을만한 책들이 일정 권수는 유지가 되는 것 같아 기쁘다.  

이걸 제외하고는 절대 아니야~라는 정통 로맨스 독자에게는 비추.   독특한 설정이나 소재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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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 불변의 법칙
권서현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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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로맨스를 읽을 때는 첫째도 남주의 카리스마, 둘째도 남주의 카리스마였는데 이제 나도 늙는지 똥폼 쟤고 찬바람을 휘날리면서 온갖 멋진 척하는 남자보다 외적인 능력은 쬐끔 떨어져도 우직하니 착하고 귀여운 남자에게 호감이 가는 모양이다.

한 3-4년 전에 이런 남주가 등장을 했다면 "에잇, 이런 모자란 놈 같으니라고." 하면서 휙 던져버렸을 텐데 이제는 방황하고 돌아와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온실을 벗어나는 남주가 한때 유행하는 보보스 스타일로 보이니 취향이 정말 바뀌긴 한 모양.

한때 촉망받는 국가대표 스키선수였던 남주는 부상으로 운동을 접고 첫사랑에게 채인 뒤 온 세상을 쏘다니며 방랑을 한다.  그 방랑의 뒷돈을 대주던 아버지가 드디어 손을 들고 한국에 들어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쫓앙낸다는 협박에 귀국.  부친의 의류회사에 입사한 남주는 선자리를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그를 구원한 것은 일본 출장 갔다가 충동구매로 카드를 왕창 긋고 돌아와 고민에 빠진 같은 회사 디자이너.  그녀의 카드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계약 연애에 돌입하고 당연히 이쯤에서 나타나줘야 할 남주의 첫사랑의 재등장으로 중간에 한번 격동이 있지만 결혼으로 꼴인이다~

내용 요약은 심심한데 그 안에서 톡톡 튀어 돌아다니는 주인공들의 행각은 정말 귀엽다.  흡사 내 동생의 연애 행각을 구경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막내 아들인 남주와 역시 막내끼가 다분한 철없는 둘째딸의 만남이라 그런 건지....

씩 웃으면서 가볍게 책장을 넘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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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의 반항
장은성 지음 / 대명종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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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매기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이 주자면 세개 반에서 4개 사이.  요즘 할리퀸 풍이 땡겼는데 그 욕구를 충족시켜준 고로 그냥 반올림을 해서 4개로 올려본다.

이 책은 할리퀸을 오랫동안 읽어오고 그 변함없는 패턴에도 불구하고 그걸 꾸준히 즐기는 사람들에게라면 아주 좋은 점수를 줄 것 같다.   한국에도 로맨스 작가들이 생기고 스타일이나 내용도 다양해졌지만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이 할리퀸 스타일은 변함없이 등장하고 있다.  

인기가 있다는 반증이겠지만 불행히도 그중 상당수는 이름과 배경만 한국이지 전혀 한국적이지 않는 대사와 설정으로 닭살을 우두두두 돋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번역물에 나온 표현과 대사까지 그대로 나올 때는 정말 짜증까지.  -_-;  또 번역물은 배경이 해외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실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대화는 정말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아기 고양이의 반항은 오랜만에 그런 괴로움 없이 나의 떨어진 할리퀸 게이지를 팍팍 채워주는 그런 책이었다.

내용은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패턴이다.   시작은 미국.  한국인 여주에게 삘 꽂힌 미국 재벌 남주가 파티날을 잡아서 여주에게 들이대고 원치않는 귀국으로 자포자기한 심정의 여주는 남주에게 못이기는척 일탈을 하고 계획대로 귀국.  사이가 나쁜 언니와 아버지 밑에서 고생 좀 하고 또 정략결혼으로 밀려들어갈 뻔 하다가 당연히 짠~하고 나타난 남주의 손에 잡혀서 그와 결혼하고 거기에 이어 일어나는 약간의 스릴러성 사건들.  결론은 로맨스의 정석대로 해피엔딩~

이 흔하디 흔한 스토리가 잘 정돈된 문장과 꼼꼼한 구성으로 펼쳐진다.  

이 뻔~함 때문에 로맨스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게 또 중독성이 있는 관계로 가끔 싫증을 내고 멀어는 져도 헤어나지를 못하는 것 같다.   

독특한 소재와 색다른 스토리, 진행을 원하는 사람들은 별로겠지만  깔끔하게 차린 전형적인 밥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추천~   술술 책장이 잘 넘어가고 시간 보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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