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악의 역사 세트 - 전4권 - 데블, 사탄, 루시퍼, 메피스토펠레스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3월
평점 :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악과 악마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시대순으로 차분히 설명을 해주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설명이 판타지 라이브러리나 각 문화권이나 시대에 따라 다른 재미있는 악마 종류(?)에 대한 안내서는 결코 아니다.
악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악마라는, 서구 문화권에서는 데블, 루시퍼, 사탄, 메피스토펠레스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워온 존재에 대한 철학적이고 신학적이고 또 미학적인 해석이다.
철학 같은 종류와는 완전히 담 쌓은 형이하학적인 나 같은 독자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복잡하고 뜬구름잡는 개념을 풀어내는 다양한 예시 덕분이었다. 저자가 자신의 전공학문 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대한 공력이 대단한지 예술작품과 문학. 신화와 같은 그나마 좀 말랑말랑하고 흥미로운 텍스트들을 많이 활용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또 집중력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시대에 따라 공포와 숭배의 양면적인 대상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또 현대에 와서는 상품화되서 매력적인 안티 히어로나 때때로 주인공으로까지 등장하는 악마의 변천사를 보면 절대적인 것은 없다라는 문장이 떠오른다.
제목에 낚여서 그냥 편안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찾아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 바로 나. -_-;) 그야말로 날벼락이지만 학문적인 흐름을 찾아 맥락을 잡고 싶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책일 것 같다.
형이상학적인 내용이라 내 취향이 아니어서 죽죽 즐겁게 읽어나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악이라는 개념을 관통해 풀어주는 묵직한 저작물을 다 읽어냈다는 보람은 느끼고 있다. 아무나 쓸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