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위한 말하기 수업 ㅣ 사춘기 수업 시리즈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사춘기를 위한 말하기 수업

📗 권희린

📙 생각학교

 

 

요즘 들어 아이와 대화가 잘 안 된다고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예전에는 수다스럽게 하루 이야기를 쏟아내던 아이가, 이제는 “몰라”, “괜찮아” 같은 말만 툭툭 던진다. 학교에서는 발표를 안 하려고 피하고, 친구들과는 ‘읽씹’으로 마음을 숨긴다. 혹시 말하는 법을 모르는 건 아닐까? 그저 말수가 줄었다고 넘기기엔, 마음 속 어딘가에서 자꾸 걸리는 무언가가 있다.

 

나 역시 아이가 자꾸 “됐어”라고 말할 때마다 괜히 서운해지고, 아이는 그런 내 반응에 더 말이 없어졌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엇갈린 걸까. 말이라는 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어쩌면 듣는 법도, 말하는 법도, 우리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싶다. 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은 있지만, 말하기 수업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으니까.

 

《사춘기를 위한 말하기 수업》은 그런 답답함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책이다. 그냥 말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왜 말이 힘들어졌는지, 무엇이 관계를 꼬이게 했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짚는다. 아이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런 감정이었겠구나”라고 짐작할 수 있게 돕고, 아이 스스로도 “아, 내가 그래서 그랬구나”를 돌아보게 해준다. 시작은 듣기부터. 그리고 자세, 말투, 상황 판단력, 유머 감각까지. 종합선물세트다.

 

책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수업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듣기의 중요성, 감정을 조절하며 말하는 법, 부모와 갈등을 줄이는 대화법, 친구와 어색함을 풀 수 있는 말센스까지. 특히 발표나 면접처럼 아이들이 실제로 어려워하는 장면들을 세세하게 풀어줘서, “이건 진짜 나한테 필요한 말이야” 싶은 순간들이 꽤 많다. 단지 '말'을 다루는 게 아니라 '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놀랍게도 이 책의 가장 핵심은 ‘듣기’다. ‘말’의 책인데도 ‘들어주는 자세’가 먼저다. 잘 듣는 것이 잘 말하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아이는 몰랐고, 부모인 나도 자주 잊는다.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기술, 공감의 표정을 짓는 연습, 적절한 타이밍에 고개를 끄덕이는 센스. 사소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아이의 말문을 열게 만든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비대면, 문자, SNS 대화가 일상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말하기’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발표, 토의, 면접, 친구와의 대화, 선생님과의 소통... 아무리 디지털이 발전해도 결국 중요한 순간엔 ‘말’로 표현해야 한다. 말이 곧 경쟁력인 시대다. 아이가 자신의 언어로 세상을 열 수 있도록 돕는 것,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되어 준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말은 기술이고, 연습해야 는다”는 구절이었다. 그동안 말은 그냥 하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연습을 통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말하기는 나를 세상에 소개하는 도구이자, 스스로를 믿게 해주는 무기다. 실수는 연습의 일부고, 거절도 기술이며, 솔직함은 세련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부모가 더 많이 배울 수도 있다. 아이의 말을 가로채지 않는 것, 감정을 대신 판단하지 않는 것, 내가 뱉은 말이 아이에게 어떤 울림으로 남을지 한 번쯤 돌아보는 것.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반성했다. 아이의 말에 예민하게 굴기 전에, 그 말의 이면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이 책 너랑 같이 읽고 싶은데, 어떄?”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가 함께 말하기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서로 “오늘 어떤 기분이었어?”, “이 말 어땠어?” 물어보는 정도지만, 확실히 어색함이 줄어든다. 말도, 관계도, 연습을 통해 자란다는 걸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사춘기를위한말하기수업 #권희린 #생각학교 #청소년 #말하기 #말그릇 #리뷰어스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무심코 표절을 한 십대에게 - 새내기 크리에이터를 위한 저작권법 완전 정복!
송시현.박지환 지음 / 주니어태학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무심코 표절을 한 십대에게

📗 송시현, 박지환

📙 주니어태학

 

 


“이거 유튜브에 올려도 돼요?”라는 질문이 일상이 된 요즘, 콘텐츠 하나 만들려다 엉겁결에 법을 어기는 일이 많아졌다. 누군가의 글귀를 살짝 인용했을 뿐이고, 유명한 춤을 흉내 냈을 뿐인데 뜻밖의 경고장이 날아오곤 한다. 온라인 세상에 발을 디딘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문제, 바로 ‘저작권’이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무료라고 해서 써도 되는 줄 알았고, 남들도 다 하니까 괜찮은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거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발을 멈추게 된다. 창작이 즐거운 일이 아닌, 조심스러운 일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무심코 표절을 한 십대에게》는 그런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이 책은 단지 법 조항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왜'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지를 스토리와 사례, 그리고 만화를 통해 직관적으로 알려준다. 실제 청소년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을 정면에서 다루면서, 잘못된 정보나 습관을 되짚게 만든다.

 

예를 들어, AI가 만든 창작물에도 저작권이 있는지, 유튜브에 커버 영상을 올리면 뭐가 문제인지, 무료 폰트를 썼는데 왜 합의금을 내야 하는지 등 책 속의 사례는 놀라우리만큼 현실적이다. 법률적 내용은 만화와 대화체로 구성되어 부담 없이 술술 읽힌다.

 

책은 문제를 피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저작물을 활용할 땐 어떤 조건을 살펴봐야 하는지, 공정이용은 어떻게 적용되는지, 저작권 침해를 피하면서도 창의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콘텐츠 제작 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팁들도 곳곳에 담겨 있다.

 

이러한 조언들이 단순히 감각적인 조언이 아닌 이유는, 저자가 실제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다뤄진 다양한 사건들이 근거로 소개되고, 국내외의 판례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이렇게 하세요’가 아니라,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납득하게 만든다.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콘텐츠를 만드는 아이들에게는, 잘 만든 영상보다 중요한 게 ‘법을 지킨 영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실수 한 번으로 인한 큰 대가는 누구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말한다. “저작권은 금지가 아니라 약속이다.” 타인의 것을 지키는 일이 곧 나의 것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청소년들이 직접 느끼고 깨닫도록 이끌어준다. 두려움 대신 존중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이 책 안에 있다.

 

만약 지금 당신 주변에 유튜버를 꿈꾸는 아이가 있다면, 꼭 이 책을 권하길 바란다. 크리에이터의 첫걸음은 멋진 장비도, 뛰어난 편집기술도 아닌 ‘책임감’이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창작의 시작을 건강하게 열어 줄, 이 작고 단단한 책 한 권이 누군가의 미래를 지켜줄지도 모른다.

 

#무심코표절을한십대에게 #송시현 #박지환 #주니어태학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선생님을 위한 교육용 AI 챗봇 활용법 - 교육용 챗봇, 개념기반탐구수업, 투닝GPT, MIZOU(미조우), 매직스쿨AI, 브리스크 티칭, E-GPT(이집트), GPT-AP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맞춤형 학습
임세범 외 지음 / 앤써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선생님을 위한 교육용 AI 챗봇 활용법

📗 임세범, 박지은, 나희정, 조정연

📙 앤써북

 

 


AI를 교육에 접목하라는 목소리는 많은데, 정작 교사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수업에 챗봇을 쓴다고는 하는데, 막상 챗GPT에 질문을 하나 던지는 것조차 어색한 게 현실이다. 도대체 교실에서 챗봇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걸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교사는 ‘수업의 주인’이라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뭔가 해보고 싶기는 한데, 기술을 따라가자니 버겁고, 남의 예시는 내 교실과 맞지 않아서 망설이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나의 수업 현실을 이해하고 나처럼 조금씩 해보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선생님을 위한 교육용 AI 챗봇 활용법』은 챗봇의 정의부터 제작, 활용, 평가까지 전 과정을 교사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실용 안내서다. 기술보다는 교육이 중심에 있고, GPT 기반 챗봇 도구들(투닝, 미조우, 매직스쿨, 브리스크 티칭)의 활용법을 사례 중심으로 담아낸다. 특히 교과별 수업 장면에 챗봇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구체적인 설계 틀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P-TISER’라는 프롬프트 설계 틀을 통해 챗봇을 단순 응답 기계가 아닌 수업의 파트너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학생 맞춤형 질문, 정서적 상담, 문제 생성, 자기 평가 등 다양한 챗봇 유형을 교과에 맞춰 제시하고 있어, 그중 일부만 가져다 써도 수업이 훨씬 풍성해진다.

 


이 책은 실제 현직 교사들의 경험과 실습 예시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이론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교사가 직접 챗봇을 만들고 수업에 적용해본 결과를 공유한다. 기술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코딩 없이 챗봇을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단계별로 안내하고 있어 따라 하기가 쉽다.

 


AI 도구가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실제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출발점이 된다.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교사의 수업 철학을 담은 수업 설계가 가능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챗봇은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조력자다. 내 수업 스타일, 내 학생들, 내 교실 환경에 맞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 책이 심어준다.

 


혹시 AI 도구가 버겁게 느껴졌다면, 괜찮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중요한 건 ‘시작’이고, 이 책은 그 시작을 돕는 가장 친절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당신의 교실에도 이제, 챗봇 하나쯤 들여놓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선생님을위한교육용AI챗봇활용법 #앤써북 #AI교육 #교육용챗봇 #GPT수업활용 #교실혁신 #프롬프트엔지니어링 #수업도구 #교사추천도서 #에듀테크 #AI시대교사 #챗봇수업실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시튼 동물기 1 - 홀로 남은 회색곰 왑의 눈물 ㅣ 시튼 동물기 1
함영연 엮음, 지연리 그림, 어니스트 톰슨 시튼 원작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시튼 동물기 1 홀로 남은 회색곰 왑의 눈물

📗 어니스트 톰프슨 시튼

📙 열림원어린이

 

 


가끔은 아이에게 읽어주려고 꺼낸 책이, 나를 더 깊이 울린다. 『시튼 동물기 1 홀로 남은 회색곰 왑의 눈물』, 회색곰 왑의 이야기가 딱 그랬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책장을 넘겼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 마음이 더 바빠졌다. 곰이 아니라, 내 아이가 숲속에 홀로 남겨진 듯한 상상이 밀려와서.

 

책을 읽던 아이가 웅얼이듯 말했다. “왑이 너무 외롭대.”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 외로움이 단지 곰의 외로움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과 관계 속에서 혼란스러워할 내 아이가 왠지 겹쳐 보였다. 이 책은 그렇게 부모의 가슴을 조용히 두드린다.

 

우리는 아이에게 아픈 얘기를 미루기 바쁘다.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아직은 몰라도 돼’.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왑이 가족을 잃고 혼자가 되는 장면에서, 아이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공감했다. 어른보다 더 진지하게, 더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아이의 감수성에 깜짝 놀랐다.

 

왑이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곰의 생존기가 아니라, 하나의 인생 여정처럼 보였다. 아빠 없이도 밥을 먹고, 스스로 몸을 숨기고, 사냥하는 왑의 모습이 꼭 아이가 자립해 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왠지 모르게, 언젠가 아이가 독립하는 순간까지도 떠올라 뭉클해졌다.

 

우리는 종종 공존, 생태, 동물권 같은 단어를 설명하려 애쓴다. 그런데 이 책은 말보다 훨씬 쉬운 방식으로 그런 가치들을 알려준다. 왑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 스스로 “인간이 너무해”라고 말하고, “왑도 무섭겠다”라고 공감한다. 이 책은 설명 대신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왑이 자꾸 사람을 무서워해”라는 아이의 말이 한참 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우리는 자주 ‘사람이 곰보다 낫다’고 말하지만, 이 책은 그 생각을 되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인간이야말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반성이 따라왔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동시에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다.

 

요즘 아이들, 자연에서 멀어지고 스크린 속 정보에만 가까워진다. 그 사이에서 감정, 공감, 상상력이 말라가는 것 같아 걱정된다면, 이 책이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 짧은 문장, 섬세한 그림, 그리고 강한 여운. 아이와 대화의 문을 여는 데 이만한 책도 드물다.

 

처음엔 아이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책장을 덮고 나니, 내 마음이 더 요동쳤다. 왑의 두려움, 슬픔, 희망… 그 감정들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어른도 아이도, 결국은 ‘누군가의 품’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니까. 이 책은 그런 마음의 원형을 잊지 않게 해주는 이야기다.

 

책을 다 읽고 “아빠, 동물원에 있는 곰들도 외롭겠지?”라고 묻는 아이에게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아이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 『시튼 동물기 1 홀로 남은 회색곰 왑의 눈물』은 아이와 ‘마음’으로 연결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준다. 함께 읽으며 웃고, 잠시 침묵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독서 경험이었다.

 

#시튼동물기 #어니스트톰슨시튼 #동물기 #회색곰 #동물 #열림원어린이 #파랑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스물두 번째 레인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스물두 번째 레인

📗 카롤리네 발

📙 다산책방

 

 


가끔은 너무 벅차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날이 있다. 현실의 무게는 말없이 등을 짓누르고,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책임이 나를 가만히 짓눌러 온다. 누군가는 이런 순간을 그냥 “지친다”라고 말하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삶의 전부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의 몫을 짊어져야 했던 누군가에게 “너 자신을 먼저 생각해”라는 말은 얼마나 허무하게 들릴까. 매일을 버티듯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꿈조차 사치로 느껴질 수 있다. 가족을 돌보며, 자기 인생은 미뤄둔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들춰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조용한 싸움은 분명 존재한다.

 

카롤리네 발의 『스물두 번째 레인』은 그런 조용한 싸움을 살아가는 소녀 틸다의 이야기다. 수영장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스물두 바퀴를 돌며 자신의 감정을 다잡는 틸다는, 알코올 중독 엄마와 어린 여동생 이다를 돌보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 베를린 박사과정이라는 커다란 선택지가 주어진다. 틸다는 갈등하고 망설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이 소설은 “도망”이 아니라 “숨”을 선택하는 법을 말해준다. 끝없이 견디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리듬으로 균형을 맞춰가는 방식이다. 틸다는 스스로의 방식으로 감정과 삶을 통제하고, 수영이라는 반복을 통해 안정을 찾아간다. 결국 그녀는 남이 정해주는 방향이 아닌, 자기만의 이유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한다.

 

작가는 틸다의 이야기를 과잉된 감정이나 극적인 서사 없이 풀어낸다. 오히려 담담한 문장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틸다의 변화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우리가 무뎌진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성장과 회복은 결국 일상의 미세한 균열 속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단지 누군가의 성장기가 아니다. 감정을 애써 숨기며 조용히 견디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해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용히 속삭여주는 책이다. 특히 마음이 조금 지쳐 있는 요즘, 이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용기와 조용한 희망을 다시 건네준다.

 

책을 덮고 나면 이런 말이 떠오른다. “괜찮아,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눈에 띄는 변화나 성취가 없어도,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는 그 자체가 용기라는 것을 틸다가 보여준다. 스물두 바퀴를 돌며 그녀가 찾은 평온처럼, 우리도 각자의 방식으로 숨을 쉴 수 있기를 바란다.

 

혹시 지금, 당신의 하루도 무거운가? 그런 당신에게 이 책은, 아주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될 겁니다.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 틸다의 레인을 따라 함께 헤엄쳐보는 건 어떨까?

 

 

이키다 @ekida_library

다산북스 출판사 @dasanbooks

#스물두번째레인 #카롤리네발 #다산책방 #성장소설 #독일문학 #가족돌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