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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주인을 찾습니다 - 세상을 지배하기도 바꾸기도 하는 약속의 세계
김진한 지음 / 지와인 / 2024년 4월
평점 :
#도서협찬
지와인 출판사(@jiwain_)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
📗 김진한
📙 지와인

우리는 흔히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성실하고 착하게 살면 법 같은 건 몰라도 괜찮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현대 사회에서 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결정하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누군가의 무지와 악의를 이용해 법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법은 아는 사람의 편"이라는 사실이다.

법은 언제나 정의로운 걸까? 이 책은 법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부터 시작해서, 법이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 과정에서 "법이란 원래 복수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법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복수를 해야 했지만, 국가가 이 역할을 대신하면서 법이 생겼다는 거다. 그래서 법의 기본 원리는 처벌과 규제였다.

그런데, 처벌이 항상 정의를 실현하는 걸까?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는 이런 의문을 던진다. 가해자를 강하게 처벌한다고 피해가 완벽하게 회복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처벌을 약하게 하면 정의가 사라진다. 결국 법은 피해자의 회복과 가해자의 처벌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치적 힘과 사회적 압력이 개입하면 법은 순식간에 강자의 도구로 변질될 수도 있다.

법은 단순히 죄를 처벌하는 도구가 아니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는 법을 "약속의 세계"라고 정의한다. 계약서 한 장도 법이고, 결혼도 법적인 약속이다. 학교에서 규칙을 정하는 것도 법이고, 심지어 죽음조차도 법의 영향을 받는다.

책에 등장하는 독일의 사례가 흥미로웠다. 독일에서는 계약서를 쓸 때 보통 사람도 법률 전문가처럼 신중하게 작성한다고 한다. 반면, 우리는 계약서를 쓸 때 대충 읽고 사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을 모르면 손해를 보는 건 본인이다. 법을 모르고 지내는 건, 경기 규칙을 모르면서 축구를 하는 거랑 다를 바 없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핵심은 하나다. "법은 모르고 지나칠 게 아니라, 배워서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법의 주인은 누구인가?" 책의 제목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은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법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면 법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법의 변화는 결국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법을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해야 한다. 법이 강자만의 것이 되지 않게 하려면 시민들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는 거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딱딱한 법 이야기를 흥미로운 사례들과 함께 풀어낸다는 점이다. 전세 사기, 보이스피싱 같은 현실적인 문제부터, 독일 헌법재판소의 송년회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 있어서, 평소 법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 법이 내 삶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법을 몰라도 큰일은 없다고? 천만의 말씀! 법을 모르고 살아가는 순간, 우리는 언제든지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최소한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더 이상 좋은 뜻으로 들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법의 주인을 찾습니다』는 단순한 법률 교양서가 아니다. 이 책은 법을 단순히 지켜야 할 규칙이 아니라,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법을 공부해야 한다. 왜냐하면 법은 "모르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덮으며 한 가지 다짐을 했다. "앞으로는 계약서 한 장도 허투루 보지 않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 본다. "나는 법의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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