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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들에게
한종윤 지음 / 다산글방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아픈 아이들에게
📗 한종윤
📙 다산글방
“우리는 과연 괜찮은 어른인가?”
이 질문은 단순한 성찰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처럼 다가온다. 교육의 현장, 사회의 구조, 개인의 성장사 속에서 ‘어른’이라는 존재는 언제부터, 어떻게, 누구에 의해 규정되는가. 책 『아픈 아이들에게』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청소년을 위로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정작 내가 위로받고 있었다.

무기력, 우울, 관계의 갈등. 이 단어들은 오늘날 청소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겉으론 멀쩡한 어른들조차 삶의 결에서 비슷한 고통을 겪는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읽으며 자꾸만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는 이유다. 저자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가 겪는 보편적 불안을 꺼내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청소년 심리서가 아니라, 인간론에 가까운 기록이다.
저자 한종윤은 교사가 아니라, 철학자에 가깝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질문으로 이끈다. “왜 예의를 지켜야 하는가?”, “정말 꿈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 같은 물음들은 단지 아이들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현대인의 실존적 갈증을 대변하는 질문이다. 그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질문을 붙잡고 함께 오래 머무는 태도를 보여준다.

책은 일곱 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각 장은 단일한 주제(공감, 포기, 꿈 등)를 중심으로 실제 아이들과의 경험을 풀어내되, 그 사례가 결코 피상적이지 않다. 그 속에는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무심히 지나쳤던 감정의 디테일과 삶의 궤적이 정밀하게 복원되어 있다. 그 덕분에 독자는 단순한 일화를 넘어서, 관계와 성장의 구조를 통찰하게 된다.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대단히 실용적이면서도 본질적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고 몰입하라’, ‘예의는 운으로 돌아오는 자산이다’라는 조언은 현장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문장이다. 그것은 단지 이론이 아닌, 수년간 아이들과 부딪치며 체득한 생생한 방법론이다. 이 책의 강점은 바로 그 ‘살아 있는 교육’에 있다.

『아픈 아이들에게』는 한국 교육의 고질적 이상주의에 대해 조용히 반문한다. 사회는 냉혹한데, 교육은 이상만 추구한다면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괴리감 속에서 좌절한다. 저자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가능한 길을 탐색한다. 그것은 회피가 아닌 직면이고, 체념이 아닌 모색이다. 교육의 방향성이 전환되어야 함을 이보다 명확하게 말해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자기 안의 미성숙함을 자각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내적 거울이다. 특히 교육의 현장에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른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마주해야 할 이야기다.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무너진다. 그리고 그 무너진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자신을 재구성하게 된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가?”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성찰할 시간을 준다. 그리고 그 시간이 우리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이 책은 교양서로 읽힐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치유서로, 또 어떤 이에게는 교직의 소명에 대한 재확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층적인 이 책의 독해 가능성은 그만큼 폭넓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아팠던 시절’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이 책의 문장이 우리를 향해 곧장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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