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추리 - 대추리 주민들의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 투쟁기록
대추리 사람들 엮음, 박래군 글 / 사람생각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지구상에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다 모인 모양인데 뭐가 그리 무서운 게 많은지, 방호벽을 둘러싼다, 2부제를 한다, 테러 특급 경계령이다, 생 난리다.  G20 말이다.

얼마 전에 미군기지 때문에 쫓겨난 대추리 주민들이 새로 이주한 마을에서 연 마을잔치에 다녀왔다. 미드에서 봄직한 이쁜 집, 넓다란 정원... 그래도 참 씁쓸했다.

거기서 대추리 주민으로 살며 함께 싸웠던 문정현 신부는 "대추리 투쟁은 과연 우리에게 정부란, 국가란 뭔가?"를 되묻는 투쟁이었다는 말을 했다.  

과연 우리에게 국가란, 정부란 무엇인가? 작금의 서울 풍경만 보면 그야말로 큰 도적놈이란 생각만들 뿐이다.  

참 부끄럽게도 이 책의 본문 디자인을 내가 맡게 되었다(표지는 내가 안 해서 근사하다). 단행본으로는 두 번째로 디자인을 맡은 책이지만 출간은 이게 먼저 되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잡지 디자인(사실 디자인이랄 게 없는 잡지이지만)을 맡은지 2년, 그래도 초보 티가 팍팍 나서 이 책을 들여다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편집과 디자인을 하는 동안 자꾸만 내 머릿속은 대추리를 향하고 있었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아니면 여명 즈음 검문검색이 없는 곳을 찾아 대추리 주변을 빙빙 돌던 일, 빈집을 철거하던 포클래인과 울부짖던 주민들, 허물어진 대추분교에 쌓여있던 눈.  

주민들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고 용서하지 않고 있다. 불과 몇 해 전 이른바 참여정부란 것이,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제 나라 국민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를 기억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하리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국들,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앞잡이로, 때로는 그들의 배후로 암약하고 있는 자본들은 또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2010년 오늘도 어떤 책으로 기록되고 기억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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