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한마리가 잠에서 깨어
자신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한 마리의 도마뱀인걸 깨달았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죽어버렸다.
싫은 사람,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
다른 도마뱀들까지 모두 죽어버렸다.
마지막 남은 도마뱀은 혼자라서 너무 외로웠다.
가족과 친구가 그립고, 심지어 적들까지도 그리웠다.
'혼자일 바엔 차라리 적에게 둘러싸인 편이 낫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도마뱀은 일몰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아무도 없다면
과연 삶의 의미는 뭘까?
하지만,
마지막 도마뱀에겐
이런 생각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다.
- 미시마 유키오 <마지막 도마뱀>
***
검둥개님의 페이퍼에서 본 영화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라이브> 에 나오는 도마뱀 이야기.
디비디도 품절이고, 동네 비디오가게에는 없을 것 같다.
최신 비디오도 달랑 두 개만 갖다 놓는 비디오가게.
그 가게가 헐값에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내가 인수했어야 했는데... 얼토당토않은 엉뚱한 후회가 밀려오네.
그래도 한번 들러봐야지.
그나저나 미시마 유키오의 저 책은 어떻게 구한담...
몹시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