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책모임을 위한 도서를 일별해 본다. 2월에 나온 책 중에는 읽어 볼 만한 책이 적지 않다.
우선, 소설이 여럿 보인다. <갈림길>은 <오두막>의 후속작이기에, 전작의 인기 때문에 봐야 하겠다. <오두막>과 마찬가지로 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형식을 씌운 메시지 전달식의 책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윌리엄 폴 영은 독자를 끌어들일 만큼 잘 쓰는 영리하고 진정성도 있는 저자이지만, 그 목적성이 나는 편하지 않다. 이야기 형식의 메시지 전달은 자기 계발서 쪽에서는 오히려 의도성이 드러나기에 계도적 성격을 접고 들어가니 저항감이 적은데 반해, 문학 쪽에서 이야기의 외피를 걸친 메시지 전달은 문학적으로 탁월하지 않은 한 즐겁지 못하다. <갈림길>은 얼마나 나아갔을지, 궁금하다. 이런 이유로 <포이즌우드 바이블>에 눈이 간다. 영미권에 좋은 작가들의 소설이 하나둘 소개되어 반갑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소박한 제목이 다시 호소하는 시대가 되었나 보다. 이 책은 제목, 표지의 소박함에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책 내용의 성과에 대해 핀잔하는 평도 없지 않으나, 무릇 제목만으로도 메시지의 대부분을 전달하는 것 또한 책의 효용이라면, 이 책은 이미 그 의도를 이루었다 할 수 있으리라. 이 주제를 다룬 진지한 저작이 기독교 출판에 없다는 것은,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갈 것을 요구하는 기독교의 성격을 고려할 때, 이해하지 못할 일이며 통탄할 일이리라. 비슷한 직설적 접근이 이승장 목사의 <왜 나는 예수를 믿는가>가 있다. 유시민의 책만큼 그 제목으로 충분하며, 내용이 아주 새롭거나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그의 인생 면면을 미루어 볼 때 읽어 볼 만한 책이리라.
기독교 도서로서 눈에 띄는 몇 가지를 더 언급하자면,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는 이제껏 나온 팀 켈러의 저서 중 그나마 제대로 만듦새를 갖춘 첫 책이다. 비로소 기본을 갖췄다고 해야 할까. 팀 켈러는 이제부터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될 것이다. 지난 주 국민일보 이태영 기자의 인터뷰 기사 중 유명 광고인을 취재한 글을 보았는데, 그녀는 팀 켈러의 책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뉴요커들에게 어필했던 켈러를 이제 우리네 중산층이 손에 잡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아무튼, 향후 몇 년간 주요 작가 중 하나일 켈러가 대여섯 권의 책을 거쳐 비로소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아메리칸 그레이스>도 필히 살펴볼 책이다. 조성돈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서평은 이 책의 입문으로 좋으리라. 유대인의 역사를 유대 역사에서부터 현재까지 훑어 나간 <유대인 이야기>, 오랫동안 해외 공관 생활을 한 국내 저자의 저작이기에 유대인 이야기를 다룬 번역서와는 다른 이 책만의 장점이 충분하다.
그 밖에 C. S. 루이스, 켄 가이어, 옥성호의 신간이 나왔으나, 주요 저작들이 대부분 소개된 뒤라 출간 의미와 독자의 반응은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폴 투르니에의 소책자가 <인생의 사계절>이란 제목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10년 넘게 조용했던 투르니에 바람이 다시 솔솔 불지, 미지수다. 그나저나 내가 선호하는 책들은 죄다 두껍다. 슬로우 리더인 내게 독서는 설레지만 지난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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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즌우드 바이블
바버라 킹솔버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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