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쉰다섯 해를 살다 가셨다. 요즘 평균 수명과 견주지 않더라도 턱없이 짧은 생이다. 십일 년 후면 나도 그 나이다. 손을 본다. 노트북 자판 위에 올려진 손은 청년의 손은 아니지만 아직 노년과는 거리가 멀다. 십 년 후면 주름이 지고 피부가 건조해 있을 테지만 생명력은 여전할 터. 그러한 손과 몸을 가지고, 잔여 에너지가 절반 남짓 남았을 때에 가신 것이다. 십 년 후... 그때 이별한다면, 너무 이르다.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너는 나를 보낼 수 있을까? 나는 너를 떠날 수 있을까? 준비가 되어 있을까? 십 년 후든, 이십 년 후든, 혹은 삼십 년 후라도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듯싶다. 하여 십 년이든, 일 년이든, 혹은 한 주 후가 되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겠다. ㅡ2016.2.22.Bei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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