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나의 한국 현대사>를 꺼내 든 건 지난 연말 서울 방문 때 동서들과 나눈 대화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있다는 큰동서, 그의 말에 유시민 이야기를 길게 했던 나로서는, 주로 전작인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련하여 그가 글쓰는 삶을 본업으로 삼게 된 경위와 첫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 때부터 그의 진가는 독창적 글쓰기보다는 기존의 사실을 읽기 쉽게 정리하고 해석하여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고 늘어놓았던 일 말이다. 이 시대에, 그리고 중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묻고 있는 내게 서재에 꽂혀 있던 그의 책이 눈에 들어왔고, 마침 동서들에게 소개한 그의 삶의 궤도 수정 과정이 나 자신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었다. 그리고 때마침 ˝나˝로 시작하는 글을 쓰자는 제안에 마음이 동한 터였다. 

여기서 ˝나의˝라는 관형어는 나를 앞세우고 나의 경험을 중심에 두려는 관행적 태도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관점이 한정적임을 전제하면서도 그 제한성이 갖는 유익을 조심스럽지만 명확하게 제시하려는 겸손과 관찰, 고백의 의미에 근접해 있다. (현 시점에서) 글을 읽고 쓰는 하나의 전범으로 삼아도 좋겠다. 

또 하나는, '같이 읽기' 위해서다. 우리말 책이 드물고, 책을 읽고 그 얘기를 하는 일은 더더욱 드문 북경에서 누군가와 함께 읽고 나누고 싶다는 바람 비슷한 것이 자라났다. 혼자 하는 독서, 혼자 읽는 것을 넘어 뭔가 공동의 것을 일구고 싶다는 바람과 필요가 절실해진 탓이다. ㅡ2016.1.26.Bei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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