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최기호.김미형.이영숙.강옥희.임소영.김슬옹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노란색 바탕색 표지에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그 중에서 달인이란 표현에 눈길이 오랫동안 머물렀다. 조리 레오나르드의 Master Mind 란 책을 관심깊게 읽었지만 달인의 길은 오로지 요원할 뿐이다. 달인을 일컬어 성공한 사람이라 칭하지 않는 것은 끝없이 성취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란 결론을 얻기도 했다.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글쓰기의 달인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묻어난다.
책을 펼치면 6명이나 되는 저자의 프로필에 눈길이 먼저 간다.
모두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전사임을 자랑스런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책 내용은 모티러 J.애들러의 독서법과 관련된 책처럼, 글쓰기를 테마로 각각 서로다른 글쓰기 영역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전체 흐름이 어지러운 느낌은 들지 않지만, 책의 수준에 비해 공저가 이렇듯 많은 것은 저자 한 사람과 소통하는데 익숙해진 기존의 패턴에 색다른 느낌이 전해졌다.

인터넷 기사문, 인터뷰 기사, 프포 기사, 작품 프로필, 연극/영화 평론, 미술/음악 평론, 서평, 칼럼, 연설문, 수필 등 인터넷 시대에 일반인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참여가 가능한 글쓰기 영역에 관한 프로필을 이 책에서는 보여준다.
글쓰기 공통점이라면 모두 텍스트 영역이란 점과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불어넣는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1장, 디지털 시대, 글쓰기를 잘하려면 이란 내용에 필이 꽂힌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의 생각을 기술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교양과 사고력, 건전한 가치관과 올바른 비판력, 독창적인 견해를 피력할수 있어야.." 한다는 글의 맥락이 가슴에 와닿는다. 최근 역사 소설 분야를 읽게 되면서 저자만의 독특한 문체에 신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이런 경우일까? 제각기 서로 다른 문제의 제기와 실마리를 풀어가는 실타래를 보면서 점점 나만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재밌는 책은 저자의 독특한 관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여기저기 배낀듯한, 짜깁기 책들이 난무하는 요즈음 온전한 저자의 시각이 담겨져 있는 책, 그런 책과의 만남이 유별난 요즘이다. 

글쓰기 전략, 문장력 강화와 같은 류의 책들에 흥미가 가는 점은 아무래도 내가 글쓰기에 진한 흥미를 갖고 있다는 점인데, '1장 디지털 시대 글쓰기를 잘하려면' 에서 공감하는 내용을 메모해 보았다.
1.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나 현상에 대하여 비판적인 안목을 기르고, 자신의 생각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다.
2.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고쳐보는 평소의 생활이 중요하다.
3. 내면의 풍요로움은 좋은 생각과 앎이 가득 차 있는 상태다. 이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4.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서, 일상에서 작은 사건을 경험했을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해보라. 마음을 트고 대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긴다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표현을 위한 좋은 훈련이 된다.
5. 세상의 많은 일에 정해진 것 또한 정답이 없다는 가정에서 시작해야 한다. 틀을 깨고 나옴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새롭고 창의적인 좋은 쓸거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6. 기억에 남는 책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좋은 문장이란 말을 하듯이 쓰는 것이다. 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좋다.

이 책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은 목차 중에 서평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어서였다.
작년부터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글쓰기가 독서 리뷰였기 때문이다.
보통 리뷰, 독후감, 서평 여러가지 표현이 난무하는데 아직까지 나는 독후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서평에 관한 도움말을 이 책에서 많이 얻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목차에 비해 페이지수가 현저히 적어서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독후감 수준이라고 밝힌 점은 개인적인 느낌 위주로 쓰는데서 벗어나기 어려운 점이었는데, 서평은 철저히 비판적인 책읽기를 통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나라가 서평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이유로 인맥에 근거한 '주례사 비평'이 만연한 까닭과 획일적인 독후감식 문화론에 젖어 있음을 비판했다.

요즘은 책을 읽겠다고 하면 무료로 책을 볼수 있는 루트가 많아서 책에 대해 온전한 평가를 하는 리뷰 또한 썩 많지 않다. 신문기사에 책소개 글을 읽고 샀다거나, 인터넷서점에 깔려있는 수많은 리뷰들에 긍정적 일색을 찬양하는 리뷰를 보고 책을 샀다가 마음 불편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맥락에서 소소한 개인적인 감상에 의존한 글쓰기 수준에서 설득력있는 오피니언 리더가 되고 싶다란 욕망이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욕심이다.

책에 대한 온전한 비판은 그 책과 내용을 달리하는 서로 다른 책들을 읽고 사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인데, 불과 2년동안 400권밖에 읽지 못한 내 수준으로는 한계에 봉착할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말하길, 서평 쓰기 자체가 치열한 책읽기라는 점에 공감하는게 눈으로 책을 흝어보는데서 끝나지 않고 글을 읽은 자취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정과 오, 그리고 반을 통해 내적수준을 갈고 닦는다는 점에서 그 존재의 의미에 동감한다.

제대로 책을 읽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서 접한 책이 모티머 J.애들러의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다.  독해력의 한계를 느낄때마다 접하는 이가 바로 이 책이다. 그 목록에 하나 더 추가됐다.
<인터넷 글쓰기의 달인>은 날고 기는 글쓰기 책들에 비해 심심한 수준이다.
하지만 내겐 좀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이 책을 계기로 난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인터넷은 자유기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잠재성이 엄청난 곳임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기사문, 최고의 인터뷰어, 연극,영화 평론, 칼럼기고, 수필등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됐다.
책 한권이 던지는 화두는 방대한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 싶다.
또다른 책, 또다른 세상으로 물꼬를 트는 책.
블로그의 조회수를 높이는데 탁월한 비법인양 소개하는 책표지의 엉성한 텍스트가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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