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래리 윌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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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로 일약 전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진 스펜서 존슨의 책이 올해에도 국내에 소개되어 읽게 되는 기회를 누렸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책으로 일약 자기계발의 스토리텔링은 우화로 엮어내야 잘 팔린다! 를 연상할만큼 스펜서 존슨의 책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그의 강점으로 보인다.
이 책의 띠지에 "삶의 목표와 열정을 잃은 당신에게.." 란  문구가 보인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매너리즘적인 단어를 스펜서 존슨은 어떻게 포장했을까? 일순 궁금중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가 통찰한 성공은 무엇이고 그것이 내 삶의 목표와 열정을 다시금 흥분의 도가니로 바꿀수 있을까 싶은 기대감에 첫장을 펴기 시작했다.

이른 퇴근길 한적한 지하철로 집으로 귀가하는 중에 거의 책을 읽어나갈수 있었다.
책을 읽는내내 도대체 이 책의 내용이 성공과 무슨 의미일까 머리속에서 혼란이 떠나질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세일즈 전략을 인생은 세일즈와 마찬가지야 라는 식으로 형이상학적 의미로 치켜세우는 꼴과 다름아닌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그의 전작인 행복, 멘토와 비교해서 신선한 느낌이 없다. 왜 그럴까?

홀연 이 책의 원제는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아마존을 뒤져 스펜서 존슨의 저서를 탐색해봤다.
국내 저서로는 1분 경영으로 알려진 켄 블랜차드와 공저인 one minute manager,1982년 이후,
행복으로 소개된 one minute for yourself 저서는 1998년도에, 멘토로 소개된 one minute teacher 저서는 2005년도에, 성공으로 올해 발간한 one minute sales person 은 1986년도에 나온 작품이란 것을 알게 됐다.

그때 부제가 "The Quickest Way To More Sales With Less Stress"라고 되어 있는데 이때의 More Sales가 반드시 성공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 제목을 직역하면 '1분 세일즈 퍼슨'이고 부제는 '스트레스는 적게 받으면서 세일즈에서 성공하는 빠른 방법' 꼴이다.
결국 책의 띠지에서 전하는 '삶의 목표와 열중'은 눈길을 끌기 위한 단순 홍보 문구에 불과하단 사실로 인식하게 됐고 책을 읽으며 내내 혼란스러웠던, 책의 내용과 책 제목이 직접적으로 일치하지 않는 불협화음에서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목적에 근거한 세일즈 방식은 단순히 유형의 물건을 파는 행위보다 더욱 고결한 가치를 전달하고 있었고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이 전달하는 의미는 자명하다. 목적에 근거한다는 말은 배려일수도 있고 공감일수도 있고 희생일수도, 어떤 의미의 가치 그 이상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전체 도식으로 그려낸 202페이지를 본다면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영감을 빠르게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이 전달하는 순수한 영감을 훼손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 기회에 스펜서 존슨의 1분 시리즈를 모두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는 어떠한 계기로 1분을 인식하게 됐을까?
<멘토>에서도 1분 목표, 1분 칭찬, 1분 성찰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처럼, <성공>에서도 1분 목표, 1분 칭찬, 1분 반성 전략을 강조한다.
외국 아마존 사이트에 기록된 서평수를 헤아리면, <one minute manager, 1분경영>이 압도적으로 많다.
1분 경영의 포커스는 "1분 목표, 1분 칭찬, 1분 질책"이라고 한다.
 
어쩌면 1분 전략은 좌우명 내지는 철학일수도 있을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착륙하기까지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는 것은 자동항법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연어가 알을 낳으러 자신이 태어난 강가로 물살의 흐름에 도전하여 이천분의 일의 확률로 살아남는 본능 또한 몸속에 내재한 자동항법장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순간, 찰나의 철학이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수 있다는 맥락을 연구해 내지 않았을까 싶다.
성공이란 양면이 평평한 동전보다는 양날의 칼에 가깝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런 질문에 우리 모두는 어떤 의미에서 세일즈맨이라고 답하는 것은 너무 식상한 표현이고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앞세우는 서양의 시덥잖은 이기적인 문화에 미처 몰랐다는 듯이 감탄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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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 내 안의 강점발견법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고즈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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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안다는 것은 많은 변화에 노출된 우리들의 삶을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된다.
능숙하게 대응할수록 숱한 변화의 흐름에 훌륭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며 올바른 선택은 후회와 미련을 줄이고 풍요로운 삶을 연출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은 구본형 소장이 지은 책이 아니라 그의 애제자들이 치밀한 자기경험과 통찰적 삶을 반추한 증거를 다룬 작품이지만, 구본형 소장의 브랜드를 뚜렷하게, 확고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그의 추천사가 실린 서두를 보면 이 책은 자신의 기질적 특성을 찾기 위한 실험이라고 했다. 감히 이 한권의 책으로 개인의 삶이 뒤바뀌는 결정적 단서가 되기를 소원하는 그의 절실한 바램이 내 동공속으로 빨려드는 듯 싶다.

이 책은 강점 계발의 당위성 보다 강점을 찾고 발견하는데 힘을 실고 있다.
강점을 찾기 위해 멀리 탐험을 나서려는 분들에게 적절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기름을 치고 날의 강도를 세운 도끼가 매끈하게 나무를 잘라낼수 있음은 당연지사다. 요즘 잘 팔리는 스토리텔링으로 우화나 미끈한 소설로 쉽게 풀어내는 글이 아니다.
치열한 자기탐험과 내면탐사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이 적절한 가이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잘 알려진 자기검사도구인 mbti, 애니어그램, 스트렝스파인더 처럼 정형화된 지표가 아닌 주관적, 상황적 상황에 따른 개연성에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소원하는 자, 소망과 강점이 만나는 지점을 그리기 위해 산맥 그리기를 제안한 문요한식 발견법, 부모님 속에 있는 나를 관찰함으로써 나의 밥그릇을 체크하는 박승오식 발견법, 거짓된 욕망을 걸러내고 참된 욕망을 발견하기 위한 욕망 분석법, 비전 퀘스트 김귀자식 발견법, 몰입 경험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을 발견하는 한명석식 발견법, 피드백 분석을 통해 강점 찾기를 제안하는 오병곤식 발견법, 내면 탐험을 통해 자신을 관통하는 내안의 나를 만나는 강점 프로필 홍승완식 발견법이 그것이다.

자신의 입맛대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고 걸죽한 입담으로 자기 체험을 묘사하는 그들의 구수한 라이프코드를 간접적으로 배운다.
개인적으로는 구본형 소장과 변경영 연구원들을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유쾌함이 즐거움을 더한다.
<굿바이,게으름>을 통해 만났던 저자 문요한씨와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를 통해 알게된 오병곤씨,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의 홍승완씨, 그리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들의 숨은 강함이 구본형 소장에게 있음을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유익함이다. 구본형 소장의 열렬한 팬이자 변경영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나의 큰 즐거움이자 행운이었다.

이 책을 통해 스트렝스파인더 라는 검사도구를 알게 되었고 즉시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란 책을 구입하여 스트렝스파인더를 테스트해봤다. 나의 다섯가지 테마는 탐구심, 전략, 학습자, 행동주의자, 착상 으로 나왔다. 이것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나의 핵을 구성했던 강력한 키워드 였던 것이다.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지표에도 일찌기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워크숍에 참가하여 테스트와 집단 토론을 했었고 관련 여러 서적을 탐독했고 애니어그램도 테스트했다. 나의 mbti 타입 검사는 INTP였지만, 토론과 내면탐험을 통해 알게된 진정한 나의 타입은 ENFP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세가지 검사 도구 모두 객관적으로 나를 알기 위한 통찰적 동기를 마련하는데 결정적 단초가 됐다. MBTI가 도움이 된 것은 어두운 내면의 그림자를 타자에게 투사했던 나의 약함을 알게 됐다는 점이었고, 타자와의 관계 개선에 있어서 강력한 조언자가 됐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오류가 바로 이점이다. 어떤 검사든지 표면적인 결과에 순응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을 두고 자신과 조우하는 일련의 행동을 통해 진정한 가치를 갸름하는 것이 중요하단 이야기다. 겨우 2년동안 400권의 책을 읽고 나서야 나의 강점을 발견했고 돈의 인식을 바꾸었고 진정한 욕망을 꿈꾸기 시작한 걸 생각하면 난 상당히 운이 좋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의 서두에서 자기 계발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2년전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던 중 <사람에게서 구하라> 출판 강연날, 먼발치에서 구본형 소장을 우러러보며 자기계발을 웅변하는 그의 언어를 스케치하며 들었던 기억의 편린을 다시 꺼내어 정리해보았다.
"자기계발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신의 그릇이 무엇을 어디까지 담을수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런 연후에 자신의 장점을 강점화 시킬수 있는 수단을 계발해야 한다. 강점 계발의 당위성은 전문화의 실현이다." 

그때 MBTI와 애니어그램을 처음 알게 됐는데, 그런 검사는 대입진로나 사회 초년생들이나 받는 것으로 오해했던 내겐 큰 행운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탐험하는 중, 이 책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를 만나게 됐고 부진했던 자기계발의 모티브를 되찾았다. 책은 하루만에 다 읽었지만 보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책을 손에 붙들고 있다. 더불어 MBTI와 강점, 다중지능에 관한 책을 찾아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다.

약점을 보완하는데 돈과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장점을 찾아 강점화시키는 것이 비용적인 관점에서 효과적이다란 사실은 증명된 논리다. 흔히 타고난 재능을 달란트에 비추어 성경의 말씀을 흔히 인용하는데,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아야 만인이 알아주는 다이아몬드가 되는 논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무작정 강점을 찾으라고 조언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늘 소수가 성공하는 이유는 그들의 차별성이 강점화에 있다는 점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의문이 들었다.
강점화가 성공과 출세를 보장하는 입신양명을 위한 것인지 말이다.
내 고민은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강점화 못지 않은 손실 비용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ENFP 성향인 나의 MBTI 관점에서 보면 삶의 행방을 결정하는 주기능과 부기능은 직관적 감정형이다. 이런 타입에 속한 분들은 대다수가 사람들의 자아실현을 돕고 좀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자신을 이끄는 분들이다. 이 책의 한명석 공저도 이런 타입에 속한다.
이런 우월기능이 있는가 하면 주기능(N)에 반하는 역기능(T,감각형)이 열등기능이고 무의식 영역에 숨겨있는 기능은 인식형(P)의 반대인 사고형(T)이다. 사람들의 의견에 조화로운 중재자 역할은 잘 맡지만 거절,타협과 같은 사고지능에 있어서는 잼병에 속한다. 시간엄수, 정리정돈,철저,현실적인 감각형에 열등기능을 갖고 있는 나로선 그야말로 열악한 직장인 지수를 갖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아내가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는 점인데 우린 서로 열등 지능을 상대에게 투사하기 바빴다는 점이었다.
바로 그 점이 내가 고민한 부분이었고 현대 심리가 갖고 있는 가장 위험한 요소가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를 나와 우리가 아닌, 이웃이나 다른 민족에게서 발견하려 한다는 점이었다. 쉽게 말해 "난 아무 잘못없어. 너땜에 비롯된 문제였어" 이런 식의 소모적 논쟁이다.

따라서 난 강점 구축보다 사실은 열등 지능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에 집중을 해왔지만 투사적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내가 도를 닦고 열심히 잘하려 노력해도 다른 사람들이 내게 쏘아대는 화살을 막을 길이 전무하단 사실을 말이다.
약점 보완은 관계와 회복의 개선안이고 강점화는 성공을 위한 툴이다란 가정을 해보았다.
약점을 보완하는 것과 강점 발견과 집중은 서로 별개의 일이지만, 강점 발견에 앞서 자신의 기질적 특성이 어떠한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워스트렝스는 강점 혁명에 있어서 분명 대단한 업적이지만, 지금의 나는 강점을 혁신화하는 단계가 아니라 기질적 요소의 장단점을 일상적 순리에 적응하는 면과 강점을 세밀하게 나누고 계발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이 한 권의 책에서 촉발된 기질 찾기 체험은 참 대단하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6명이 제안한 기질 탐험에 동참하고 싶다.
리뷰가 나의 체험적인 기록을 담은 형식이라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미지수지만 내가 공부한 것들을 다른 이들과 폭넓게 공유하고 싶다. 끝으로 나의 욕망 리스트에 이 책을 쓴 저자들과 함께 2박 3일 밤새도록 치열한 토론 경연을 벌이고 싶다고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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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패러독스 1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여름언덕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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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이 우습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니.. 속으로 뜨끔~ 했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인데, 이 책을 대충 훑어본 나는 북리뷰를 하면서 글의 제목을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정하고 싶어졌다."굳이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이라고.
저자가 말하는 비독서가는 두가지 타입이 있다.
책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들과 책을 사랑하지만 읽기를 자제하는 사람들. 이 책은 후자를 위한 책이다.
책을 읽으려 관심조차 갖지 않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려 샀다면 무척 실망할 것이고 후자라면 무척 반가와 할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망각의 흐름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이를 느낀 사람들이라면 동병상련의 기분을 알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자신이 책에서 읽은 것인지, 누구에게 들어서 안 것인지 출처가 애매모호하지만 대충 알만한 느낌을 절실히 이해할 것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어떤 주제에 관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말을 잘 할수 있다.
책 속에서 인용한 구절들에 밑줄을 긋고, 심지어 어느 자리에서는 그때 만났던 멋진 구절을 암송하기도 한다.
인용한 구절은 어느 책의 원문에 해당할 것이고, 그 책을 읽지 않았어도 마치 읽었던 모양 화두에 열열한 토론과 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이 모든 것이 아닌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미 독서와 비독서의 경계에 섰음을 저자는 누구보다도 인식하고 있었고 책 한권을 모두 정독하지 않았어도 목차만 훑어보아도 책의 주제에 접근할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너무나 분명한 저자의 의도에 관해 찬성과 반대를 같이 하련다. 긍정적 시각에서 보면 책을 읽지 않아도 책에 관해 이야기 하는 풍토가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직장 점심시간마다 퍼레이드처럼 펼쳐지는 지루한 대화의 소재거리는 대부분 드라마나 스포츠, 코미디언의 몸짓을 재연하는 우스꽝스런 행위들이다.  스스로 책에 미친 놈이라 시인하지만 책이 아닌 이야기거리는 관심사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제발 책을 읽지 않았어도 서점에서 무슨 책을 보았는데 제목이 재밌더라 하는 정도는 이야기할수 있지 않겠는가.
책을 열심히 읽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그 경계가 혼미해진다.
읽었다는 흔적은 페이지를 접고 열심히 줄을 그은 기록에서인가, 아니면 지금처럼 북리뷰를 남긴 경우가 그러한가.
과연 나는 무엇을 읽었고,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창조했는가?

반대하는 입장에선 이렇다.
아무리 시간의 흐름에 동조돼서 읽은 것조차 까마득해진다는 것은 동감해도, 책읽기를 와인 한잔 시음하는 시간 정도로 책을 평가할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이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 책읽기는 분명 통제할 필요는 있으나 책을 읽지 않음이 자기발견의 가능성, 더나아가 창조성을 회복할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감히 동조할 기분을 느끼지 않는다.
독서와 창작 사이는 분명 이율배반적인 요소가 있다.
해결책으로는 책을 읽어야 하는 강박적인 요소와 교양의 무게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책을 읽고 치열한 자기 텍스트를 쌓아가야 한다.
사회적 담론을 나름대로 형성할수 있다면 그때가 창조성이 빛을 발할 때가 아닌가!
최근에 읽은 <책을 읽는 방법>이란 책에서 오독력이란 표현을 썼다.
정독을 했든 속독을 했든지간에 저자의 의견과 거리가 먼 내용일지라도, 난 이 책에서 어떤 영감을 발견했다.
요즘 내 고민을 풀어줄 열쇠같은 것이다. 설사 책을 깊이있게 읽지 않았어도 떳떳하게 나의 오독력을 맘껏 선보이리라.
책속에 인용된 주인공 무질의 사서는 정말 바보다.
표면적으로 책을 훑어보기만 하는 그가 비록 총체적 사고관에 접근할수 있다하더라도 한권의 책에서조차 진정한 즐거움을 맛보지 못하는 비루한 고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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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파는 CEO - 무일푼에서 700억 기업체를 키운 비즈니스 지혜!
김승호 지음 / 엘도라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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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시작하는 이에게, 사업을 하는 이에게, 그리고 미국 이민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꽤 도움을 줄만한 책이다.
저자 서문에 사업을 하는 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상상력이라 답한 그의 사업 이력은 정말로 상상력에 승부를 낸 일장일단의 모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성공했기에 그의 걸죽한 입담은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의사 결정이 잘못됐음을 시인할때 느끼는 감정적 고통을 후회라고 본다면 실패를 극복한 인간적인 미덕이 진하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첫 직장부터 직장인이 아니라 사업 오너로 시작한 커리어 이력에서 전해지는 비동질성 때문이련가. 그렇지만 다른 책에서 느껴볼 수 없을만한 사업 철학과 비즈니스 지혜를 진지하게, 솔직하게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매출 성장의 비밀을 담아낸 성공경영서적으로 전국민을 육일약국으로 안내한 <육일약국 갑시다>와 비슷한 맥락이 느껴진다. 전체 쪽수도 비슷하고 우연하게 저자 이름도 서로 비슷하다. 성공한 이들은 모두 닯은 것인가^^
육일약국은 처음에 흥미진진한 플롯으로 시작했다가 중반이후 다소 지루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이 책은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시장을 다룬 책이라 시종일관 흥미와 관심을 도발하는 재미가 느껴진다. 특히 불법체류자가 영주권을 얻는 과정이나 미국 감옥 수감 체험기는 다른 인터넷 콘텐츠에서 얻지 못한 신선한 내용이었다.
미국에서 김밥을 말아 성공했다는 어느 CEO의 성공 스토리인가 보다 편하게 영화감상하듯이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딱딱한 외서의 진부하고 전형적인 목차처럼 서론, 본론, 결론을 내는 형식이 아니라 수기나 칼럼처럼 아무 곳이나 펼쳐도 짧은 주제로 읽기 편하도록 되었다.

내 책읽기 습관에 인상적인 문구, 격언이나 좋은 말이 나오면 밑줄을 긋는데, 이 책은 밑줄을 긋고 생각할만한 구절이 꽤 많았다.

첫번째 교훈, "모든 거래는 시간이 많은 자가 이기게 되어 있다."
크로거 식품유통회사에 입점하기 위한 저자의 경험담을 예로 들었는데 미팅 날짜를 잡는데에만 무려 열달이 걸렸다는 점이 이색적인 눈길을 끌었다. 그의 끈질긴 근성에 결국 사업 설명회를 열었고 거대 기업과의 거래에서 성공할수 있었던 요인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에서 성공했다는 것이 나의 뇌리에 척 달라붙는다.
83쪽에서 사업의 성공은 시간을 줄이는 게임이다라고 언급한 시간의 중요성 또한 진지하게 받아들여 볼만하다.
"싸게 보이도록 해서 순식간에 많이 판매하는 것", 고객과 상품이 만나는 횟수와 구매 욕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판매 마케팅의 진수가 된다는 교훈을 정말 값싸게 얻는 순간이다.

두번째 교훈, "지금 내가 이룬 모든 것은 상상으로부터 시작됐다"
기적을 만드는 마법의 주문, 교훈의 주제는 진부하나 저자의 경험담은 참신했다. 돈없어도 사고 싶은 땅에 몰래 오줌을 갈기며 이 땅은 내 땅이 될것이여~ 외쳤다는 마법의 주문이 실제로 먹힌 것이다. 내가 볼때 저자의 수완이 장난 아니지만 저자는 결정적인 수완의 힘을 상상함으로써 얻었다고 고백한다.
전세계를 시크릿의 주문을 외게 한 것이 끌어당김의 법칙이던가! 저자 역시 20여가지의 꿈을 명함 크기의 종이 한쪽에 적고, 다른 한쪽에는 그 목표들을 이미지화한 그림을 넣고 다녔다고 한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나, 다시금 반성의 계기를 찾는다.
하루에 100번씩 주문을 외워라~ 우랑바리 나바롱 뿌따라카 뿌라냐~ 어렵당..^^
간절한 소망이 열망을 낳을 것이다.
상상에서 촉발한 꿈의 원형을 나도 기필코 이루고 싶다는 묵직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세번째 교훈, 직장에서 승진하는 법
고용주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고용인이 생각하는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 확실히 배우는 계기가 됐다.
고용인 대다수가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있지만 승진 대상이 되는 이들은 과거에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주는 자리가 아니라 미래가치가 높다고 평가되는 이에게 준다는 것을 말이다.
처음부터 직장생활을 오너로 시작한 저자와는 달리 나를 비롯해 대부분은 샐러리맨일 것이고 아마도 직장에서 알려주지 않는 비밀 같은 책을 열심히 읽더라도 별로 생산적인 정보를 얻지 못했다면 김밥파는 CEO에게 한번 들어볼 괜찮은 조언일 것 같다.
"왜 아부쟁이가 승진하는가"(225쪽)에 얽힌 비밀거리도 이 책을 읽는 별미랄까?
능력이 많은 직원은 상한가 종목이고 열정을 가진 직원들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유망주식에 비유하는 저자의 걸죽한 입담이 그럴싸하다. 학력보다는 열정, 열정보다는 충성심이 강한 직원이 결국 회사에서 살아남는다는 진리가 씁쓰름하다.

아들에게 주는 교훈을 담아 <좋은 아빠>란 책을 냈다는데, 그의 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련한 그의 경영수완은 상상하는 힘에 있지만 상상의 동기는 꿈에 있다고 본다.
이루고 싶은 꿈에 매일 간절히 주문을 외우고 이룰수 있다는 확실감을 신념으로 자리매김하자.
끝으로 수천권을 소장하고 있다는 저자는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독서가 자신을 키웠다고 한다.
역사인식과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킨 수많은 자유사상가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그로부터 독서가의 노하우를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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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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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당혹감을 금치 못할 정도의 기분과 느낌에 사로 잡히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내가 알던 나와 다른 사람이 알던 내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되버리는 것이다. 마치 두얼굴의 사나이처럼, 내면에 자리한 분노가 파생될때 촉발하는 양상은 자신이 의도했든 그렇지 아니했든지간에 엉뚱한 사건을 일으키는 예가 많다.
얼마전 모녀를 무참히 살해하고 자살을 기도한 야구선수가 그런 참혹한 사건에 해당하지 않을까? 평상시 상상할수도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할수 있는 것은 마치 유령에게 빙의당한채 자아를 상실한 것과 다름아니다. 내 스스로도 말로 설명하지 못할 당혹스런 분노와 마주하는 경험을 간간이 겪는데, 바로 이 책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는 우리 각자 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의 정체를 이해하는데 꽤 쓸모있는 도움을 준다.
 
"우리가 평소 무시하고 억압해온 그림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삶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림자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인간의 전일성을 회복할 수 있다. 저자는 그림자와의 대면을 통해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고 완성된 삶에 이르는 과정을 알려준다."
 
150페이지도 안되는 아주 얇은 책인데, 이 책을 보름 넘게 읽고 있다.
책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책에서 통찰하는 그림자의 내면을 상상하고 마주서기에 따르는 고통과 두려움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신의 그림자를 감당할수 없게 되면 우울한 우리 내면의 그림자를 다른 사람들에게 투사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고 모든 문제를 타자로 돌리기에 역사적으로 우울한 전쟁의 양면은 늘 반복되어 왔던 것이다.
 
자아가 성장하면 할수록 그림자도 성장한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인데 이때 그림자는 내면의 어두운 심리적 측면을 일컫는 용어다.
자아란 무엇일까? 자아, ego는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자신, 자기가 누구라고 인식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일부지만 보려 하지 않거나 이해하는데 실패한 부분이다. (17쪽)

생각해보자. 현대는 치열한 자기계발을 요구한다.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직장에서 라이벌과 싸워 이겨야 하고 가정을 일구고 사회적인 성공과 돈을 거머쥐길 원하는 세상으로 되고 있다. 우주가 신의 안배로 만들어졌다면 사회는 기득권의 안배로 철저히 조작된 매트릭스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유괴와 살해가 난무하고 불신과 증오로 가득찬 쓰레기같은 사회로 되어 간다는 것이 정말 우울하기 짝이 없지만 어둡고 우울한 내면의 그림자를 정화시킬 사회적 장치는 요원한 소원에 불과하다.
 
테이큰 이란 영화를 봤다.
딸이 납치당한 아버지의 분노를 이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폭력을 통해 구제한다. 아버지가 전직특수요원이었길래 망정이지, 평범한 이땅의 부모들은 어떻하라고. 이 영화에서 가장 숨막혔던 대목은 후반부에 납치당한 딸이 감금된 요트를 뒤따라 질주하는 자동차의 추격신인데 주인공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었는데 거센 엔진음이 들릴때마다 그의 그림자가 터트리는 분노의 역류에 질식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결국 모두 죽이고 딸을 구해냈다. 딸 하나를 구하기 위해 그가 죽인 사람들은 수십명에 이른다.
딸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불사할수 있다는 논리는 마치 부시대통령이 자국인의 테러 구제를 위해서라면 무수히 많은 인명들을 죽여도 좋다는 어두운 그림자의 투사를 보는 것과 같았다.
 
햇빛에 비친 내 모습이 클수록 그림자도 클 수 밖에 없다. 그림자가 싫다고 억지로 지울수는 없다. 억지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보는 것을 거부할 뿐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듯이 다른 사람이 내게도 투사할수 있다. 싸움을 해야할까? 피해야 할까?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살펴보라 권하고 싶다.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투사하고 있었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앞으로 난 그림자와 자주 만나게 될 것이며 두렵더라도 피하진 않을 것이다.
그람자 투사에 대응하는 힘을 갖고 싶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찾아라. 다음 단계의 성장은 바로 그곳에서 일어난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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