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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대청소 - 진화하는 바이러스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
프랑수와 브리케르 외 지음, 전용희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신종플루 경각심이 극에 다다랐을때, 아이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호들갑을 떨며 병원으로 달려간 일이 생각난다. 이때 아내도 덩달아 걸렸는데, '에라 모르겠다. 나도 걸리려면 걸려라' 하며 바이러스 폭탄덩어리들과 살았지만 무심하게 비껴갔다. 아이는 신종플루 걸리기 전에 뇌수막염에도 걸린 적이 있었고 한창 무덥고 땀이 나는 여름철 사이에 물사마귀에 걸려 몇 개월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밤새 긁으면서 자느라 핏물이 옷에 번지는 일이 비일비재해지자, 아이가 긁지 못하도록 밤새 눈을 뜨고 자기도 했고 손을 묶어보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별짓을 다한 기억이 난다. 병원에 방문했을때는 이렇게 물사마귀가 전신에 번진 케이스는 처음 본다면서 혀를 내두르며 치료약이 없다는 말에 왠 날벼락! 수소문끝에 용한의원을 찾아가 다행히 약에 차도를 보여 발병 4개월만에 낫긴 했지만 그때의 일을 떠올리자니 오한이 돋는다.
몇일전에는 아내가 A형 바이러스 간염에 걸린 일이 있었다. 부랴부랴 나와 아이는 A형 바이러스 예방 접종을 했다. 일주일 정도 병원에서 치료하면서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어 건강한 몸을 되찾았지만 정말이지
'바이러스 네 이놈. 전생에 나와 무슨 왠수를 지었는지!!'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비단 나와 내 가정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신종플루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뉴스 기사를 볼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라는가 하면, 돼지독감,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그런 악독한 질병들이 왜 생겨나는지,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 절실한 심정이 되어가고 있을때 프레드릭 살드만 저자의 최근 저서인 바이러스 대청소를 만났다.
흔한 건강보험하나 없는 난 건강서적이라면 사족을 못쓰며 열독하는데, 유럽에선 엄청난 베스트셀러로 소문난 <내몸 대청소>, <손을 씻자>를 소장하고 있는 나로선 <바이러스 대청소>가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진화하는 바이러스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이라! 그래 내가 알고 싶었던 거라고!!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는 <바이러스 대청소>는 1부 전염병의 실체와 종류에 대해 학습하는 시간, 2부 무시무시한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대국민행동요령 지침을 잘 숙지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나로선 책에서 말하는 예방법이야 뻔하겠지 싶었는데, 의외로 기대하지 않았던 수확을 얻었다.
일단 H1N1, H5N1이니 하는 용어에 대한 간략한 메모를 정리해보자.
여기서 말하는 H는 바이러스를 세포에 감염할 때 사용되는 단백질, 헤마글루티닌을 말하고, N은 바이러스를 증식할 때 사용되는 단백질, 뉴라미니다아제를 말한다. H는 16개, N은 9개의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매년 크고 작은 항원 변의가 일어나는 이유가 이 H와 N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변종 바이러스가 매년 발생하는 이유는 자세히 뭘라도, 어느 술자리에 가서 한토막 이야기할 수 있는 상식정도는 되지 않을까.
집안공기를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매서운 겨울철에도 잠시동안 창문을 자주 열어둔 적이 있었는데, 잠시 문을 열고 닫는 정도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30분에서 1시간정도는 환기를 시켜야 하고 건조한 겨울철 젖은 옷가지를 말릴때 가습용도로 방안에 두어 습도를 높이곤 했는데, 되려 세균 증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독감 바이러스를 비롯해 신종 전염병균은 기공이 없는 표면 위에서 24시간~48시간까지 생존능력이 있다고 한다. 징그러운 놈들!!
손을 왜 자주 씻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또한 물기있는 손이 마른손보다 세균을 옮길 위험이 500배라고 하는데 이런 데이터는 어떻게 측정이 되었을까 신기하고도 무섭다. 신종플루가 번질무렵 각종 손세정제와 향균제품들이 물밀듯이 소개가 되었는데, 연구결과 향균비누가 세균을 죽이더라도 바이러스에는 전혀 상관없다고 하는데 구태여 비싼걸 살 필요가 없음이다.
계속된 바이러스의 역습에 그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때 신종플루조작 의혹이 나돌았는데,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사전지식과 적절한 예방이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나 역시 사랑하는 두명의 바이러스 폭탄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켰다. 충분히 잠을 자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적절한 세끼 식사에 심신을 깨끗이 씻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라 생각한다.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 질병에 관한 적절한 설명, 어려운 용어는 편집자주석이 달려있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히 보탬이 됐다.
바이러스. 이젠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