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태양을 까맣게 그렸을까?
스에나가 타미오 지음, 배정숙 옮김, 최바울 도움말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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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표지에 색으로 보는 아이의 심리와 재능이란 타이틀이 있어 호기심에 고른 책이다. 색채심리연구가이자 심리학박사인 저자는 일본에서 어린이 미술학원 - '자유표현 아틀리에'를 운영하면서 그림을 심리학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색채가 어린이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연구해왔다고 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아이의 심리를 체크할 수 있다는 말에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책을 넘기면서 아이들이 표현한 온갖 다양한 색과 형태, 모양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평소 6살 먹은 내 아이에게 생각과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게끔 하는데, 스케치북에 연필만 내어줄 뿐, 다른 일체의 그림도구를 지원해준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간혹 수채물감을 쓰고 싶다는 아이의 주장도 묵살하곤 했는데(이것저것 꺼내놓고 쓰다보면 금새 어지럽고 난장판이 되어서 청소하기 싫은 내 마음에), 첫 페이지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을 하거나 아이가 마음껏 창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잘못된 나의 모습을 발견한 기분이란.. 그야말로 아이에게 큰 죄를 지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1장은 색으로 나타나는 아이의 마음 편이다.
빨강은 몸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격한 심리 상태, 노랑은 주목 받고 싶을때, 희망을 가득 부풀어 올랐을 때, 초록은 여유를 갖고 성장하는 마음을 나타낸다고 한다. 파랑은 공부하거나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을 때, 보라는 우울할때 아이의 내면에서 회복력을 작용하고 싶을때 사용한다고 한다. 분홍은 부드러운 기분을 재촉하는 색으로 즐거울 때, 사랑하는 감정이 생길 때 남녀 모두 사용한다고 하며 무지개색은 기쁨이나 고통, 즐거움과 슬픔의 감정이 중첩될때 표현된다고 한다.
흑백 - 색을 사용하지 않고 형태만을 그릴때 판단, 관찰, 이해 등의 사고작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흑백만으로 선화를 그리는 것은 지적활동이 왕성해질때라고 한다.

색채가 감정이나 감성 등 우뇌의 활동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형태를 중심으로 한 흑백의 그림은 좌뇌 능력을활성화시키는 것이다. -p48

내 경우에는 처음부터 선화를 이용한 그림을 아이에게 강요(?)했기에 책에서 설명한 대로의 현상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았고, 형태를 채우는 색감의 질량을 아이가 이해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갖게 됐다.
2,3,4장에서는 그림을 통해 기르는 개성과 능력 편인데,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과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내 아이는 아주 어릴적부터 자동차와 공룡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유치원에서 공룡박사라고 부를 정도로 공룡매니아로, 그림도 공룡그림만을 그려서 은근히 걱정이 컸는데,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캐릭터를 계기로 개성적인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지적한단다. 도감을 보면서, 장난감을 보면서 정확하게 그릴 수 있도록 끝이 뾰족해서 가늘게 그려지는 연필을 만들어줘야겠다.

유아 단계에서는 수채화로 색채의 재미를 만끽한다고 하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형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베끼기에 대한 흥미가 고조된다고 한다. 아이들의 우뇌와 좌뇌의 성장이 그림 그리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참 신비하고 오묘할 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아이의 스케치북에 일절 부모의 간섭이 없어야 한다는 점인것 같았다. 그림을 더욱 잘 그리기 위한 지도를 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들이 느낀 것을 표현하는 기쁨, 재치, 아이디어, 이미지를 형태로 만드는 창작의 감동과 성취감이 쌓여 아이로 하여금 창조성을 키워주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이 들었다.

5장에서는 그림과 관련하여 자녀교육의 QnA를 다루었는데, 나도 몇가지 도움되는 사실을 얻었다. 같은 그림만 그리고 있어요. 성장이 멈춘게 아닐까요? 편이나 갑자기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도 성장의 하나라는 도움말도 얻었다. 아이가 무서운 그림을 위주로 그릴때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에 대해, 집에서도 아이에게 창작 활동을 시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한 조언도 얻었다.

색채심리에 관한 글도 있는데,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무해서 그런지 그림을 보고 이 그림의 상태가 무엇인지 끄집어내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의 그린 그림이 모두 똑같지도 않을 것이고 때론 그림의 설명이 그림과 일치하는 바가 많아 작위적인 설명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도 들기도 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미술시간에 그렸거나 만들었다고 가져오는 공작품들은 완성도가 높아서 누가봐도 선생님이 도와줬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되는데, 내 자신이 미술에 워낙 소질이 없다보니 아이에게 어떤 교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지 다소 막막한 느낌도 들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색칠공부 교재들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저해하는데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미 정해진 형태에 색칠을 채워놓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미술을 잘한다고 오해를 했었다는데 울화통이 터진다. 이 책을 보고 내가 달라졌다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 감정, 느낀 점을 그림을 통해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마인드를 갖게 됐다.

그래서 아이의 책상에 온갖 그림책과 학습지를 치우고 한장의 도화지를 올려놓고 온갖 다양한 예쁜 색을 준비해서 아이로 하여금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가 수채화를 그리고 싶어했는데, 내가 귀찮다는 이유로 그러지 않았음을 무척이나 후회하게 됐다. 오늘 파레트와 물통을 사야겠다. 그리고 아이의 책상에 있는 것은 모두 치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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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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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리스마스에 관해서 어릴적 즐거운 기억이 떠오르질 않는다.
눈내리는 크리스마스의 풍경, 찬송가를 부르는 사람들, 딸랑딸랑 종소리와 반짝반짝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 저편으로.. 떠오르지 않던 우울한 영상이 떠올랐다.
에디처럼 스웨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기억이 그것이다. 에디보다 좀 어린 나이였던것 같은데 내가 원하는 선물이 아니었기에 스웨터를 바닥에 내팽개치고 투정하며 울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울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련한 추억의 영상 퍼즐을 맞추면서 시작된 이 소설의 재미는 잊고 있었던 크리스마스의 동심을 잔잔히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을 다섯번 이상 반복해서 읽었는데 읽을때마다 약간씩 새로운 기분이 묻어난다.
처음 읽을 적에는 열두살 소년의 일장춘몽 해피엔딩을 다룬 성장소설이란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어릴적 체험담이 진하게 배인 소설이란 선입견이 발동해서일까. 그러다 엄마의 죽음을 시작으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에디와 난 일체의 심정이 되어버렸다. 에디가 내가 되고 내가 에디가 되어 버렸다.
빨간색 허피 자전거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갖고 싶었던 에디는 자신의 기대가 박살나는 순간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피곤에 찌든 엄마를 졸라 집으로 가는 도중 자동차 사고로 엄마를 잃고 만다. 소중한 사람을 모두 잃어버린 어린 소년의 마음 속에 끓어오른 화는 분노의 질주가 되어 에디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진한 갈등은 격한 감정으로 발전되고.. 에디는 가출하는 것만이 그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발견임을 의심치 않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에 반짝 흥미를 일으킨 대목이 바로.. 엄마의 죽음이었는데 그것이 이 소설을 흥미진진한 구도로 이끌어가는 기폭제가 된다.

이 책의 또다른 절정은 바로 에디의 내면에서 선과 악이 치열한 갈등을 일으킬 때다.
사춘기 소년의 내면에 뿌리 내린 불완전한 자아가 긍정적인 성장을 위해 겪어할 할 상징을 옥수수밭과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이 포효하는 거대한 폭풍우에 비유하는데 의식의 내면을 관조하며 감정은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표출하는 것이란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사랑임을 강조하는 러셀 할아버지의 일성이 내 귓가에 한없이 맴돌았다.

"에디, 너는 여전히 현재가 아닌 과거에 얽매어 살고 있구나. 하지만 네가 원하는 삶은 지금 바로 여기야. 삶이 그렇게 제멋대로 가게 내버려두어선 안 된단다. 넌 네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있는 거야. 그건 네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지. 너는 안이 텅 빈 사람이야".

미드 덱스터 초입에서 도넛을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텅 비었다고 자신을 관조하는 덱스터의 썩소가 떠올려진다. 거짓으로 포장된 페르소나를 곁에 끼고 살아가야 하는 척박한 삶의 가운데 러셀 할아버지의 일성이 내 귓가에 맴도는 이유는 나 역시 텅빈 사람이 아닐까 싶은 우려와 걱정, 불안감이 자리해서였다. 

유령들과의 조우, 시간 여행을 통해 자신의 선함을 되찾는 스크루지 영감처럼 삐뚤어진 에디의 심성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변화하는 테마는 영낙없이 <크리스마스 캐럴> 그것과 비슷한 판박이라는 점에서 이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엄마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린 모든 것들이 하룻밤에 벌어진 꿈이라는 점에서, 밤사이 덜 착한 아이가 착한 아이가 되었다는 천진난만한 스토리가 사실 기분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러셀 할아버지가 한 말 중에서 인상깊은 말이 생각났다.

"사람은 머리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존재란다. 대개 이 두가지가 조화를 이루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만, 때때로 사는 게 힘들 때면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압도해 버리기도 해. 돌아가신 아빠를 떠올리면 좋았던 일보다 나빴던 일만 떠올리기 쉬우니까.."

나는 때론 내안에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있다고 믿는데, 어릴적 즐거웠던 순간보다 별로 좋지 못했던 기억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이었까. 난 여전히 현재가 아닌 과거에 얽매어 살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외할아버지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면서 에디가 토한 한 마디가 마음에 걸렸다.
"전 부자가 될 거에요. 내 아이들에게는 갖고 싶은 건 무엇이든 사주는 아빠가 될 거에요".. 어쩌면 에디가 겪었던 폭풍에서의 경험을 난 진득하게 체험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진정한 나의 사춘기는 지금부터가 아닐까 싶다.

'누가' 되어 '무엇'을 할지, 또 '어디'로 가야할지 결정하는 일 말이다.

에디를 통해서 어린 나를 되돌아볼수 있어서 좋았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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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을 여는 열쇠, 키
조 비테일 지음, 이주혜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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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시크릿을 읽고 마냥 긍정의 아우라에 빠진 내 자신을 크게 후회하게 된 계기가 되었거니와, 내가 인식하고 있던 무의식의 세계를 펌훼하고 누구나 무의식과 의식의 공간을 열쇠로 끼어맞추면 시크릿을 발동할 수 있다는 호언장담이 거짓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척 긍정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만일 저자가 제안하는대로 실천한다면 온 우주를 모두 끌어올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읽은지 한참이 되었건만 이 책을 바로 리뷰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뭐랄까.. 내 지식은 미천한데 왠지 모를 반감 때문이라도 그럴싸한 반증거리를 찾아 읽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으로도 끌어올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끔찍한 맹장수술이란 경험을 통해 청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식과 무의식 세계에 걸쳐진 곁가지 장애물을 청소해야만 시크릿을 발동할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 책의 제목, 열쇠의 의미심장한 코드는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의 정보를 일치시켜 주는 작업이라고 한다(32쪽). 마치 문을 열기 위해서 문 바깥쪽과 안쪽이 같은 방향의 흐름으로 일치해야 하듯이 말이다.
의식 속의 믿음과 무의식 속의 믿음이 불일치하는 편이며, 우리의 인생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무의식에서 행한 시연에 따른 것임을 인정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어떻게 노력해야 믿고 싶지 않은 무의식 속 심연과 같은 존재들을 청소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에 봉착했다.
내가 직면했던 심각한 문제들이란 대충 이런 것이다. 수수께끼같은 나의 무의식을 해독해줄 존재를 만날 수 없다라는 점이었다.
유독 무의식을 의식하게 된 배경은 무의식에 자리잡은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현실에서 만났을때의 불안감과 곤혹스러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잔인한 것은 나도 모르게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투사할 때인데, 이들에게서 보고 싶지 않던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볼 때면 불쾌한 패배감에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끼어맞출 열쇠를 찾기란 어렵다는 얘긴데, 선문답처럼 느끼다보니 이 책에 별로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몇 권의 책을 읽고 무의식에 관한 책도 읽어보아도 도무지 오리무중.. 그러다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에크하르트 톨레가 지은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란 책인데 '부정적 감정과 고통은 시간에 뿌리내리고 있다' 라는 글에서 의외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심연의 저편에 몸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통찰하기 위해 과거에 뿌리내리기 위해 현재를 소비하는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느껴졌다.
"시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당신의 정체성 확보를 위한 '과거'와 목적 달성을 위한 '미래'를 필요로 하는 심리적 욕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110쪽)"

지극히 평범하고 한가롭게 많이 듣던 말인즉, 지금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근원적인 삶에의 접근이자, 더없는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라는 조언이었다. 조 바이탤리 저자가 말하는 열쇠가 있어서 지금 이순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에 머무르는 순간이 의식과 무의식에 상관하지 않고 진실한 자신과 조우할 수 있는 매직 키가 되는 것이다.
약간 삐딱선을 타고 이 책을 그르게 보았지만 결국 말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지,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에 감사하라.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현실을 재창조할 수 있는 기적을 낳는 길이라고 말이다.

내면 치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모습을 느끼면서도 자기 치유에 늘 한계를 깨닫는 나로선 저자가 권유하는 감정의 치유가 현실을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줄테니까 말이다. 자기 치유는 삶이 계속되는 순간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면.. 덩치가 커질수록 햇빛에 노출된 몸뚱아리를 비추는 그림자 역시 점점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읽었을때 얼토당토하지 않을 책으로 보았는데, 역시 관점을 바꾸어 돌려보니 문제는 내게 있는 셈이다. 유답인가. ㅋ
과거를 축내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열심히 공상하는데 아까운 시간 쓰지 말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며 감사해 할것..
나의 키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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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야기 -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바마의 도전하는 삶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2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유수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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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본 듯, 역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 떨린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펜을 들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 흑인으로 태어나 정체성의 혼선으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로 보냈던 그가 지역사회 운동가로 성장하게 된 과정, 열악한 환경을 딛고 희망을 상징하는 리더로서 대통령에 도전하기까지,  버럭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과 앞으로의 그의 향방에 대한 간접적인 암시까지 잘 알게 되었다.

처음 책을 읽을때는 평전의 특성상 드래머틱한, 불규칙한 삶의 곡선이 평이한 어조로 서술이 되고 있어 단조롭고 초라하기 까지 싶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의 성장 환경과 희망의 의지는 내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신들린듯 페이지를 넘겨가며 밑줄그어가며 열심히 페이지를 접고 있었다. 보통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줬으니 말이다.
이런 감동은 전에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책을 읽었을때와 비슷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오프라 윈프리가 더욱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지구인들에게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또하나의 이유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임을 암시한 듯한 영화 속 대통령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어빙 윌리스의 소설을 소재로 한 1972년 더 맨 이란 영화를 시작으로 취임 이후 인종적 공격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리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고 한다. 어느 영화 평론가의 글을 통해 검색한 내용인데, 대통령이 되기까지 화려한 스폿을 받았을지라도 이제부터 시작인 오바마의 정치적 노선이 어떠할지 만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다.
지인으로부터 한번 보기 시작하면 다 보지 않고서는 멈출 수 없다는 권유 아닌 권유를 듣고선 보기 시작한 24시 미드에서 흑인대통령이 나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주 의회 상원의원으로서 활동하던 오바마에게서 어떤 영감을 얻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998년 딥 임팩트라는 영화에서 대통령 톰 벡 역을 맡은 모건 프리먼이 흑인 대통령으로 나와 혜성 공격 실패를 알리며 마지막 인류 생존의 계획를 담담히 발표하는 티비 속 영상물이 버락 오바마와 비교하며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영화를 만들고 그런 영화가 현재를 만든 것이다.
세계 패권의 지존에 오른 이번 미 대통령에 쏠린 관심은 열악한 인권, 억압받는 소수자 그룹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온 배경에 관심의 촛점이 된 것 같다. 예약 주문 200만부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빌 클린턴의 <마이라이프>도 보지 않은 내가 허겁지겁 이 책을 읽은 배경이기도 했다. 

1963년 피부색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인격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희망했던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가 2004년 7월 27일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담대한 희망"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오바마의 연설문을 이끈듯 싶었다. 담대한 희망 연설문을 읽으면서 미합중국 이란 단어를 빼고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집어넣는 상상을 해보았다. 열악한 경제 난국, 조약한 정치적 현실 앞에 우리를 이끌어줄 구세주가 만일 이런 이였다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이었을까 하고 말이다. 

어떤 면에선 버락 오바마와 노무현 전대통령을 비교해 볼만한 점이 있긴 하다.
같은 민권 변호사 출신에 민주당 정당, 시민활동에 앞장섰으며 정치입문에 비해 빠르게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 패밀리와 노사모는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으며 혼혈 흑인이란 인종적 차별이란 핸디캡을 가진 오바마와 고졸 출신이란 노 전대통령의 그것 역시 흡사하다.
우리나라의 선례를 예를 들어 오바마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을까?

오바마는 지역사회 운동가로 활동할 시절부터 지역민의 실용적인 이익을 위해 힘을 쏟았고 의원을 맡으면서 '임신중절 합법화', '가족계획', '총기사용규제'와 같은 어려운 문제에 있어서 서슴없이 맡고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이 된 그에게 더욱 어려운 현안이 닥쳐오더라도 결코 협상에 안주할 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편으론 근심이 앞서기도 한다.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부시에 비해서는 만족하나 자국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의 정책 노선이 우리나라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말이다.

책을 읽음에 있어서 오바마 패밀리 족보가 소개되어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편집자의 헬퍼 도움말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글을 쓰려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에 신뢰가 갈 정도로 감정이 절제되어 있어서 한편으론 그게 더 믿음직스러웠다.
문체가 평이해서 청소년이라 성인 모두에게 적합한 양서란 판단이 든다. 특히 뒷부분에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을 영한 대역으로 추가한 부록이 좋았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도 좋고 연설문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로 무수히 많은 오바마 책이 쏟아져 나왔다고 들었다. 그 많은 책을 다 읽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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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대단한 나 - 인생의 로드맵을 디자인하는 행복한 커리어 혁명
정효경 지음 / 홍익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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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랐던 나의 숨겨진 재능을 늦게나마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찌릿할 정도의 전율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해준 사이트에 들어가서 생애 처음 다중지능 검사를 해보았는데, 설마하고 의심했던 나의 재능에 대해 이젠 확고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사실 2년 전에 문용린 교수의 <지력혁명>을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다중지능을 활용한 커리어 디자인 책으로 소개된 <사실은 대단한 나>는 읽기 전부터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터였다.

여기서 지능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볼만한 명제다.
흔히 지능지수라면 IQ를 떠올리기 쉽고 EQ(감성지수), MQ(도덕지수), SQ(사회성지수), CQ(창조성지수), AQ(유추지수)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골때리게 괴롭히기 일쑤다.
지능의 사전적 정의는  '문제해결 및 인지적 반응을 나타내는 개체의 총체적 능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지능이란 재능 또는 잠재력과 비슷한 단어라고 유추해봤다. 하워드 가드너가 저술한 <다중지능 인간지능의 새로운 이해> 책을 보면 지능에 관해 이렇게 정의했다.
'문화적으로 가치있는 물건을 창조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문화에서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정보를 처리하는 생물, 심리학적인 잠재력' 이라고 말이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을 창시할때 8가지 지능을 만들었지만 시대별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서 요구하는 역량에 따라 지능의 범주가 넓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형 이어폰이 사회지능을 떨어뜨린다는 사회적 병리현상을 지적한 대니얼 골먼의 <SQ 사회지능>에서는 사회지능이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인간형의 조건이라 제시했듯이 그 시대, 그 문화가 요구하는 재능에 따라 지능도 점차 발전할 것이고 변화될 것이란 점에서 다중지능 이론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이 책에서는 가드너의 8가지 다중지능 중 자성지능을 제외시키고 감각지능과 봉사지능을 추가했다.

내가 꽃피울 수 있는 재능이 무엇이냐? 그런게 있다면 알고 싶고 어떻게 키워야 하겠느냐가 이 책의 주요 골자가 된다.
2장에서는 커리어를 결정짓는 9가지 다중지능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각각의 지능을 계발하는 방법을 추천해 주었는데 내게는 논리수리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해 일처리하는 방법과 주제별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3장에서는 2장에서 각각의 지능을 이해했다면 이젠 그 지능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어떤 직업군에 적합한가를 다섯가지의 패턴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다중지능과 커리어 간의 관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9가지 MI 중 한 가지 지능이 아주 높고 대인관계지능도 매우 높은 스타형 패턴은 의사, 변호사 등 개인 능력이 중시되는 전문직에서부터 조직의 리더로 군림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한다.
논리수리지능이 매우 높거나 다른 한가지 지능이 아주 높은 데 비해 대인관계지능이 높지 않은 패턴은 스페셜리스트 패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 안철수씨를 들어 설명한 점이 이해가 쉬웠다.
MI간의 편차가 적고 대부분의 지능이 중간 정도인 것은 제너럴리스트 패턴이다. 이 경우 조직을 자주 옮기는 것보다 한 조직에서 전문성과 인맥을 키워나갈 것을 조언한다. 제너럴리스트 타입 중에서 특히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을 스타형 제너럴리스트라고 한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예를 들면서 영업 분야에서 크게 성공을 거둘수 있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봉사지능과 감각지능 타입 패턴이 있는데 고객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서비스업에 유리하다고 한다.

호기심에 다중지능 검사료 1만원을 결재하여 나의 다중지능을 테스트해보았다.
약 2년전에 읽은 <지력혁명>을 통해 간단 다중지능 검사에서 알아봤던 지능과 약간의 차이가 벌어졌음을 알게됐다. 2년동안 꾸준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해온 결과 언어지능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게됐다. 지능은 정해진 한계가 아니라 계발될 수 있음을 확연하게 실감했다.

이 책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커리어의 선택을 결정짓는 유발 요소를 5가지 - MI와 조직적응능력, 프런트 오피스타입/백 오피스타입, 창의성, 라이프스타일 로 꼽았다. 커리어 코칭에 있어서 다중지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툴을 쓴 것이 신선했다.
자신의 정확한 재능을 파악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검사와 더불어 전문가로부터 친절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검사의 결과가 그러하듯이 진단서를 받듯이 적나라한 결과치에 마냥 수긍하기만 해서는 발전이 없을 것이기에. 

이 책에서 아쉽다면 강점 지능과 성격을 조화시켜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측면을 간과해버린 점이 그렇다. 능력이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격 또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중지능 테스트에서 느낀 점이지만 서술형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 자체가 주관적인 느낌에서 발현한 것이라 지필평가의 특성상 검사결과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다. 책 내용상 자신의 MI를 알지 못하면 그다지 효과 만점을 얻기 힘들텐데, 마커스 버킹엄의 강점혁명을 소개하는 책에는 검사쿠폰이 동봉되어 있었던 것처럼 검사쿠폰이 책에 포함됐었다면 정말 좋지 않았을까?
MI의 이해를 돕고자 상대적으로 유명한, 성공한 사람들의 MI를 소개했는데 그 사람들과 자신의 MI를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었더라면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충족했을 것이다.

인상적인 문구를 말하라면 책 앞부분에서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그 변화는 마음가짐의 변화에서 시작한다는 말에 끌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회할 거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라면 후회하지 마라'라는 문구 역시 강한 자극이 되었다.
추천사에 언급되어 있듯이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책이라 여겨졌다.
딱딱하고 어려울것 같은 학문이론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포장되어서 읽기가 한결 매끄러웠다.
만일 진로 선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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