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야기 - 열등감을 희망으로 바꾼,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오바마의 도전하는 삶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2
헤더 레어 와그너 지음, 유수경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한편의 영화를 본 듯, 역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 떨린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펜을 들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혼혈 흑인으로 태어나 정체성의 혼선으로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로 보냈던 그가 지역사회 운동가로 성장하게 된 과정, 열악한 환경을 딛고 희망을 상징하는 리더로서 대통령에 도전하기까지,  버럭 오바마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과 앞으로의 그의 향방에 대한 간접적인 암시까지 잘 알게 되었다.

처음 책을 읽을때는 평전의 특성상 드래머틱한, 불규칙한 삶의 곡선이 평이한 어조로 서술이 되고 있어 단조롭고 초라하기 까지 싶은 느낌이 들었지만, 그의 성장 환경과 희망의 의지는 내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주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신들린듯 페이지를 넘겨가며 밑줄그어가며 열심히 페이지를 접고 있었다. 보통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줬으니 말이다.
이런 감동은 전에 <나는 실패를 믿지 않는다> 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책을 읽었을때와 비슷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오프라 윈프리가 더욱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녀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지구인들에게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또하나의 이유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임을 암시한 듯한 영화 속 대통령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어빙 윌리스의 소설을 소재로 한 1972년 더 맨 이란 영화를 시작으로 취임 이후 인종적 공격을 당하고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리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고 한다. 어느 영화 평론가의 글을 통해 검색한 내용인데, 대통령이 되기까지 화려한 스폿을 받았을지라도 이제부터 시작인 오바마의 정치적 노선이 어떠할지 만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바이다.
지인으로부터 한번 보기 시작하면 다 보지 않고서는 멈출 수 없다는 권유 아닌 권유를 듣고선 보기 시작한 24시 미드에서 흑인대통령이 나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주 의회 상원의원으로서 활동하던 오바마에게서 어떤 영감을 얻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1998년 딥 임팩트라는 영화에서 대통령 톰 벡 역을 맡은 모건 프리먼이 흑인 대통령으로 나와 혜성 공격 실패를 알리며 마지막 인류 생존의 계획를 담담히 발표하는 티비 속 영상물이 버락 오바마와 비교하며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영화를 만들고 그런 영화가 현재를 만든 것이다.
세계 패권의 지존에 오른 이번 미 대통령에 쏠린 관심은 열악한 인권, 억압받는 소수자 그룹에서 흑인 대통령이 나온 배경에 관심의 촛점이 된 것 같다. 예약 주문 200만부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빌 클린턴의 <마이라이프>도 보지 않은 내가 허겁지겁 이 책을 읽은 배경이기도 했다. 

1963년 피부색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인격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희망했던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가 2004년 7월 27일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담대한 희망"이란 이름으로 발표한 오바마의 연설문을 이끈듯 싶었다. 담대한 희망 연설문을 읽으면서 미합중국 이란 단어를 빼고 대한민국이란 단어를 집어넣는 상상을 해보았다. 열악한 경제 난국, 조약한 정치적 현실 앞에 우리를 이끌어줄 구세주가 만일 이런 이였다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이었을까 하고 말이다. 

어떤 면에선 버락 오바마와 노무현 전대통령을 비교해 볼만한 점이 있긴 하다.
같은 민권 변호사 출신에 민주당 정당, 시민활동에 앞장섰으며 정치입문에 비해 빠르게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 패밀리와 노사모는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으며 혼혈 흑인이란 인종적 차별이란 핸디캡을 가진 오바마와 고졸 출신이란 노 전대통령의 그것 역시 흡사하다.
우리나라의 선례를 예를 들어 오바마의 앞날을 예견할 수 있을까?

오바마는 지역사회 운동가로 활동할 시절부터 지역민의 실용적인 이익을 위해 힘을 쏟았고 의원을 맡으면서 '임신중절 합법화', '가족계획', '총기사용규제'와 같은 어려운 문제에 있어서 서슴없이 맡고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령이 된 그에게 더욱 어려운 현안이 닥쳐오더라도 결코 협상에 안주할 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편으론 근심이 앞서기도 한다.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부시에 비해서는 만족하나 자국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의 정책 노선이 우리나라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말이다.

책을 읽음에 있어서 오바마 패밀리 족보가 소개되어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물론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편집자의 헬퍼 도움말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글을 쓰려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에 신뢰가 갈 정도로 감정이 절제되어 있어서 한편으론 그게 더 믿음직스러웠다.
문체가 평이해서 청소년이라 성인 모두에게 적합한 양서란 판단이 든다. 특히 뒷부분에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을 영한 대역으로 추가한 부록이 좋았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도 좋고 연설문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로 무수히 많은 오바마 책이 쏟아져 나왔다고 들었다. 그 많은 책을 다 읽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이 한 권의 책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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