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을 여는 열쇠, 키
조 비테일 지음, 이주혜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고 난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시크릿을 읽고 마냥 긍정의 아우라에 빠진 내 자신을 크게 후회하게 된 계기가 되었거니와, 내가 인식하고 있던 무의식의 세계를 펌훼하고 누구나 무의식과 의식의 공간을 열쇠로 끼어맞추면 시크릿을 발동할 수 있다는 호언장담이 거짓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척 긍정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만일 저자가 제안하는대로 실천한다면 온 우주를 모두 끌어올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읽은지 한참이 되었건만 이 책을 바로 리뷰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뭐랄까.. 내 지식은 미천한데 왠지 모를 반감 때문이라도 그럴싸한 반증거리를 찾아 읽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의식적, 그리고 무의식적으로도 끌어올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끔찍한 맹장수술이란 경험을 통해 청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식과 무의식 세계에 걸쳐진 곁가지 장애물을 청소해야만 시크릿을 발동할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 책의 제목, 열쇠의 의미심장한 코드는 의식의 세계와 무의식의 세계의 정보를 일치시켜 주는 작업이라고 한다(32쪽). 마치 문을 열기 위해서 문 바깥쪽과 안쪽이 같은 방향의 흐름으로 일치해야 하듯이 말이다.
의식 속의 믿음과 무의식 속의 믿음이 불일치하는 편이며, 우리의 인생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무의식에서 행한 시연에 따른 것임을 인정할 것을 주장하는데,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어떻게 노력해야 믿고 싶지 않은 무의식 속 심연과 같은 존재들을 청소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에 봉착했다.
내가 직면했던 심각한 문제들이란 대충 이런 것이다. 수수께끼같은 나의 무의식을 해독해줄 존재를 만날 수 없다라는 점이었다.
유독 무의식을 의식하게 된 배경은 무의식에 자리잡은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현실에서 만났을때의 불안감과 곤혹스러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잔인한 것은 나도 모르게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투사할 때인데, 이들에게서 보고 싶지 않던 어두운 나의 그림자를 볼 때면 불쾌한 패배감에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끼어맞출 열쇠를 찾기란 어렵다는 얘긴데, 선문답처럼 느끼다보니 이 책에 별로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몇 권의 책을 읽고 무의식에 관한 책도 읽어보아도 도무지 오리무중.. 그러다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에크하르트 톨레가 지은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란 책인데 '부정적 감정과 고통은 시간에 뿌리내리고 있다' 라는 글에서 의외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심연의 저편에 몸을 의지하고 살아가는 무의식의 세계를 통찰하기 위해 과거에 뿌리내리기 위해 현재를 소비하는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느껴졌다.
"시간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당신의 정체성 확보를 위한 '과거'와 목적 달성을 위한 '미래'를 필요로 하는 심리적 욕구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 110쪽)"

지극히 평범하고 한가롭게 많이 듣던 말인즉, 지금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근원적인 삶에의 접근이자, 더없는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라는 조언이었다. 조 바이탤리 저자가 말하는 열쇠가 있어서 지금 이순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에 머무르는 순간이 의식과 무의식에 상관하지 않고 진실한 자신과 조우할 수 있는 매직 키가 되는 것이다.
약간 삐딱선을 타고 이 책을 그르게 보았지만 결국 말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지, 서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에 감사하라.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현실을 재창조할 수 있는 기적을 낳는 길이라고 말이다.

내면 치유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모습을 느끼면서도 자기 치유에 늘 한계를 깨닫는 나로선 저자가 권유하는 감정의 치유가 현실을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줄테니까 말이다. 자기 치유는 삶이 계속되는 순간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면.. 덩치가 커질수록 햇빛에 노출된 몸뚱아리를 비추는 그림자 역시 점점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읽었을때 얼토당토하지 않을 책으로 보았는데, 역시 관점을 바꾸어 돌려보니 문제는 내게 있는 셈이다. 유답인가. ㅋ
과거를 축내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열심히 공상하는데 아까운 시간 쓰지 말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살며 감사해 할것..
나의 키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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