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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대단한 나 - 인생의 로드맵을 디자인하는 행복한 커리어 혁명
정효경 지음 / 홍익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내가 몰랐던 나의 숨겨진 재능을 늦게나마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찌릿할 정도의 전율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소개해준 사이트에 들어가서 생애 처음 다중지능 검사를 해보았는데, 설마하고 의심했던 나의 재능에 대해 이젠 확고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사실 2년 전에 문용린 교수의 <지력혁명>을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다중지능을 활용한 커리어 디자인 책으로 소개된 <사실은 대단한 나>는 읽기 전부터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터였다.
여기서 지능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볼만한 명제다.
흔히 지능지수라면 IQ를 떠올리기 쉽고 EQ(감성지수), MQ(도덕지수), SQ(사회성지수), CQ(창조성지수), AQ(유추지수)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골때리게 괴롭히기 일쑤다.
지능의 사전적 정의는 '문제해결 및 인지적 반응을 나타내는 개체의 총체적 능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지능이란 재능 또는 잠재력과 비슷한 단어라고 유추해봤다. 하워드 가드너가 저술한 <다중지능 인간지능의 새로운 이해> 책을 보면 지능에 관해 이렇게 정의했다.
'문화적으로 가치있는 물건을 창조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문화에서 유용하게 쓰일수 있는 정보를 처리하는 생물, 심리학적인 잠재력' 이라고 말이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을 창시할때 8가지 지능을 만들었지만 시대별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서 요구하는 역량에 따라 지능의 범주가 넓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형 이어폰이 사회지능을 떨어뜨린다는 사회적 병리현상을 지적한 대니얼 골먼의 <SQ 사회지능>에서는 사회지능이 미래사회를 주도할 새로운 인간형의 조건이라 제시했듯이 그 시대, 그 문화가 요구하는 재능에 따라 지능도 점차 발전할 것이고 변화될 것이란 점에서 다중지능 이론에 묘한 매력을 느꼈다.
이 책에서는 가드너의 8가지 다중지능 중 자성지능을 제외시키고 감각지능과 봉사지능을 추가했다.
내가 꽃피울 수 있는 재능이 무엇이냐? 그런게 있다면 알고 싶고 어떻게 키워야 하겠느냐가 이 책의 주요 골자가 된다.
2장에서는 커리어를 결정짓는 9가지 다중지능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각각의 지능을 계발하는 방법을 추천해 주었는데 내게는 논리수리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해 일처리하는 방법과 주제별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3장에서는 2장에서 각각의 지능을 이해했다면 이젠 그 지능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어떤 직업군에 적합한가를 다섯가지의 패턴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다중지능과 커리어 간의 관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9가지 MI 중 한 가지 지능이 아주 높고 대인관계지능도 매우 높은 스타형 패턴은 의사, 변호사 등 개인 능력이 중시되는 전문직에서부터 조직의 리더로 군림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한다.
논리수리지능이 매우 높거나 다른 한가지 지능이 아주 높은 데 비해 대인관계지능이 높지 않은 패턴은 스페셜리스트 패턴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 안철수씨를 들어 설명한 점이 이해가 쉬웠다.
MI간의 편차가 적고 대부분의 지능이 중간 정도인 것은 제너럴리스트 패턴이다. 이 경우 조직을 자주 옮기는 것보다 한 조직에서 전문성과 인맥을 키워나갈 것을 조언한다. 제너럴리스트 타입 중에서 특히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을 스타형 제너럴리스트라고 한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예를 들면서 영업 분야에서 크게 성공을 거둘수 있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봉사지능과 감각지능 타입 패턴이 있는데 고객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서비스업에 유리하다고 한다.
호기심에 다중지능 검사료 1만원을 결재하여 나의 다중지능을 테스트해보았다.
약 2년전에 읽은 <지력혁명>을 통해 간단 다중지능 검사에서 알아봤던 지능과 약간의 차이가 벌어졌음을 알게됐다. 2년동안 꾸준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해온 결과 언어지능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게됐다. 지능은 정해진 한계가 아니라 계발될 수 있음을 확연하게 실감했다.
이 책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커리어의 선택을 결정짓는 유발 요소를 5가지 - MI와 조직적응능력, 프런트 오피스타입/백 오피스타입, 창의성, 라이프스타일 로 꼽았다. 커리어 코칭에 있어서 다중지능을 활용하여 자신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툴을 쓴 것이 신선했다.
자신의 정확한 재능을 파악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검사와 더불어 전문가로부터 친절한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검사의 결과가 그러하듯이 진단서를 받듯이 적나라한 결과치에 마냥 수긍하기만 해서는 발전이 없을 것이기에.
이 책에서 아쉽다면 강점 지능과 성격을 조화시켜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측면을 간과해버린 점이 그렇다. 능력이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격 또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중지능 테스트에서 느낀 점이지만 서술형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 자체가 주관적인 느낌에서 발현한 것이라 지필평가의 특성상 검사결과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있었다. 책 내용상 자신의 MI를 알지 못하면 그다지 효과 만점을 얻기 힘들텐데, 마커스 버킹엄의 강점혁명을 소개하는 책에는 검사쿠폰이 동봉되어 있었던 것처럼 검사쿠폰이 책에 포함됐었다면 정말 좋지 않았을까?
MI의 이해를 돕고자 상대적으로 유명한, 성공한 사람들의 MI를 소개했는데 그 사람들과 자신의 MI를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었더라면 책을 읽는 재미를 더욱 충족했을 것이다.
인상적인 문구를 말하라면 책 앞부분에서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그 변화는 마음가짐의 변화에서 시작한다는 말에 끌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후회할 거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라면 후회하지 마라'라는 문구 역시 강한 자극이 되었다.
추천사에 언급되어 있듯이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책이라 여겨졌다.
딱딱하고 어려울것 같은 학문이론이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포장되어서 읽기가 한결 매끄러웠다.
만일 진로 선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