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 신현림 시인의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한 힐링 응원 에세이
신현림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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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서른나의 이십 대는 좌절과 헤맴으로 끝날 건가.

뭐 하나 해 놓은 것도 없이 세월만 가니 하루하루 사약을 마시는 심정이다.

많은 생각들로 몸은 지쳐있다천천히 잠들고 싶다. –본문


책을 펼치자 마자 만난 스물아홉나의 일기장이란 신현림의 이야기를 만난 첫 번째 문장에서 한참 동안 헤어나 올 수가 없었다그 간의 내 몸부림을 대변해 주는너무나 적절하고도 꾸밈없이 그 당시의 나를 꿰뚫어 보고만 있는 듯한 그녀의 고백 앞에서 일순간 마치 내 모든 것이 벌거벗겨 지는 느낌이었다.


갓 스무 살이 되면 사회는 그 성인들을 축하해준다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에 대해서 미처 깨달을 틈도 없이 우리는 사회가 건넨 축배 속에서 휘청거리며 드디어 어른이 되었구나!’ 라는 그 설레임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내게 된다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20대를 보내면서도 나는 시간이라는 절대 진리의 흐름이 만큼은 피해 지나갈 것만 같은 영원한 피터팬과 같은 그 때를 보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그렇기에 서른이라는 그 숫자는 영영 다가오지 않을 것만 같은혹여 온다고 해도 나는 서른이라는 그 나이를 너무도 멋지게 받아 들일 수 있는사회적으로 성공한 커리우먼이자 안정적인 가정의 주인공으로서 핑크 빛의 영롱한 물결만이 나와 함께 이 세계를 지배할 것만 같았다.


 스물 여덟이 되면서 나는 그녀가 말 했듯이 나의 하루하루를 좀먹는 가욋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아무것도 해 놓은 것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받아들일 수도 그렇다고 지금의 나를 내 칠 수도 없기에 그 언저리에서 무한한 방황만 하고 있었다하나 둘씩 결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나는 언제 즈음 떳떳한 독립을 할 수 있을지나는 언제 즈음 그들만큼이나 사회적으로 동등한 성공이라는 저울 위에서 휘청거리지 않게 될 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내 현실에 대해서만 푸념하고 있었다.


 

20대의 마지막 스물 아홉이 되어서야 그간의 풍파를 통해서 내 스스로가 조금 안정적이 되었다스물 아홉과 서른이라는 절대적인 간극은 1년이라는 시간이었지만 체감하기에는 마치 수 십 년수백 년의 차이로만 보였던 것들이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며 실상은 그다지 두렵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된 것이다그제서야 나는 왜 나만 안 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그 동안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던 것일까에 대해서 되뇌어 볼 수 있는 여유를 되찾게 된 것이다.


 이미 서른이라는 이 시간을 지나간 그녀였기에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오늘의 혼돈은 인생이라는 수평선 속에 하나의 작은 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내게는 너무도 큰 산과 같은 서른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왔기에 나의 현재를 그녀는 추억이라는 도구로담대히 그녀의 지벅거리던 그 날을 들려주고 있었다우울하기도 그로 인해 세상을 등지고도 싶었던 불면증의 나락에서,또 사랑이라는 뜨거우면서도 모든 것을 가질 수 많은 없는 그녀의 서른이 다시 한 번 재생되면서 지금에서야 그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게 나지막한 위안 어린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우두커니 책을 보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통해 오랜만에 외숙모의 목소리를 전화 너머로 듣게 되었다. ‘잘 지냈지?’ 라는 안부 인사 뒤로 들리는 이제 좋은 사람 만나 시집가야지’ 라는 걱정 어린 말씀에 이제 헛헛한 웃음이 아닌 서른을 잘 보내야지 그 다음 인생이 잘 풀린다는 그녀의 말처럼 제대로 나의 서른을 보내봐야겠다라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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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글로벌셀러 실전지침서 - 이베이 해외판매 및 쇼핑의 비밀
최일식.심경환 지음 / 정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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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조금만 돌려 과거를 회상해보면 우리가 어떤 물품을 구매한다, 라 함은 그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동하여 거래를 진행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거래였다. 조립식 컴퓨터를 구입하기 위해서 직접 용산 전자 상가로 가서 발품을 팔아 하나하나의 부품을 구입해야 했으며 계절에 따라 옷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동대문 등으로 가서 판매자와 협상을 통해 금액을 할인 받는 형태로 구매하는 것이 대게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인터넷 쇼핑몰이 하나씩 들어서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이 들어서던 초반에만 해도 과연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함에 있어서 면대면이 아닌 온라인에서 만난, 안면 없는 판매자를 믿을 수 있는가? 혹은 물품 자체에 대한 신뢰가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이 가득하기 마련이었다. 그 당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점을 회피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이제는 무색해질 만큼 오늘날의 우리는 인터넷 쇼핑몰의 사용이 너무나도 보편화 되어있다.

 전자상거래의 기반을 다지는데 있어 인터넷의 보급뿐만 아니라 유통/배송의 빠른 성장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성장한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에 접속하면 수 많은 쇼핑몰의 광고 홍수 속에 오늘의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함정 아닌 함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내 시장에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 안에서의 한정된 거래.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가 국내 안에서 모든 것을 만족시킬 만큼 완벽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종종 찾아 볼 수 있는 해외 대행 구매 사이트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일까.

 

 

 작년에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COACH 가방을 선물로 사다 준 적이 있다. 평상시에 가방에 별 다른 관심이 없었던 터라 그 가방이 국내에서 얼마나 하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말하기를 현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격의 1/3이면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동안의 운송료 및 관/부가세 기타 조세 등을 다 더한다 하더라도 2~3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가격을 보면 기함 할 노릇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현지에 가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는 있으나 시간 및 비용이라는 제약이 있기에 인터넷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 망을 이용하여 현지만큼이나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또 하나의 장애물이 있었으니 바로 언어의 장벽이다. 인터넷 상거래에 있어 물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것에 대한 정보인데 이러한 정보들이 대게 영어로 쓰여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난관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의 저자들이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그들이 실제 경험한 노하우를 통해서 실전만큼이나 풍부한 자료 및 해설을 전달해 주고 있으니 하루 2시간 2달보다도 훨씬 짧게 ebay시장의 접근 및 섭렵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Ebay에 대해서는 들어보기는 했으나 굳이 그 사이트에 찾아가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화면 가득한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그 첫 번째요, 마음에 드는 물품이 있다고 한 들 제대로 구매 할 수나 있을까 하는 맘막함이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 특히나 사는 것 조차도 이토록 힘이 드는데 그 곳에서 물품을 판다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듯 하다.

이베이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의 물품을 정찰제로 판매하고 있는 반면 이베이에서는 고정가보다는 경매 방식으로 진행 되는 점이 많다는 점, 그리고 이베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가 진행 되는 만큼 거래 방식 별로 수수료가 나뉘어 있다는 점, 결제방식은 주로 페이팔로 이루워진다는 점이 다소 상이한 부분이라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들 역시 책에서 자세한 설명이 언급되어 있기에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

이베이 자체에 대해 어렵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베이 옥션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행구매 사이트인데 이베이와 비교하여 배송료 및 세금 등을 확인해보면 종종 더 저렴하게 구매 가능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한글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마지막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는 이베이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숙지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사이트 전체가 한글로 쓰여져 있기에 이베이코리아와 이 책을 함께 정독한 후 이베이의 세계로 뛰어든다면 누구나 이들처럼 현명한 판매자 및 구매자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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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부부싸움 - 조선의 운명을 결정한
이성주 지음 / 애플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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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부부싸움. 제목만으로도 자못 그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조선시대에 과연 부부싸움이라는 것이 가능했을까? 아무리 왕비, 즉 중전이라고 하더라도 사극에서 봐왔듯이 왕과 왕비는 부부임에도 그들은 동등한 위치가 아니다. 유교적인 예교인 칠거지악이 널리 퍼져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왕들의 부부싸움이라니, 대체 어떤 이야기 일지 너무나 궁금했다.

 국혼. 왕실의 혼인이기에 그 안에는 단순히 한 남자와 여자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정의 탄생만이 아니라 그 안에는 수 많은 알력과 정치적인 염원이 담겨 있다. 지금으로 치자면 기업과 기업간의 인수 합병보다도 훨씬 복잡하고도 치열했으며 권력 앞에서 마리오네트가 되어버리는 인간의 욕망과도 마주할 수 있었다.

 칼로 물 베기라는 속담이 무색할 정도로 왕들의 부부싸움으로 인한 나비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한 국가의 왕과 왕비라는 신분 상의 위치도 있었겠지만 그 안의 알력 관계뿐만 아니라 그 다음 왕권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한 마디로 조선을 뒤흔들만한 싸움인 것이다.

 조선 27대 왕들 중에 이 책 안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것은 7명의 왕들이었는데, 그간 내가 알아왔던 그들과는 또 다른 이면의 모습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의 선택에 따른 결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이후 세대들에게 어떤 식으로 되 물림 되어 가는지, 비단 그 다음이 아니라 현재 어떠한 정세로 판이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지금 이 조선이라는 당시에 주사위를 들고 이 판을 돌리는 자가 누구인지가 한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권력은 자식과도 나누지 않는 법이라고 하던 그들만의 냉철하고 또한 살아 남기 위해 그들 스스로 냉혈안일 수 밖에 없었다던 그 당시의 왕들을 보노라면 수신제가평천하 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역사에 있어 만약에라는 말은 통하지 않겠지만, 그 때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책은 존재하지도 않았을까? 모르긴 몰라도 또 다른 왕들의 이야기로 집필되어 있었을 것이다. 권력 앞에서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으니 말이다.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배우다 보면 유교 사상에 입각한 칠거지악이 떠오른다. 여인의 덕목 중 하나인 투기하지 말 것. 과연 나의 배우자가 또 다른 배우자를 들여 한 지붕 안에 사는 것을 보여 어느 여자가 질투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소냐 싶지만, 그 당시 왕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명분,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외척 발호를 누르기 위한 하나의 수단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를 법제화 한 것이 바로 나쁜 남자로 일컬어지는 태종이다. 자신의 부인, 원경왕후와 외척이 이방원을 태종으로 올리는 큰 공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왕이 된 이후 태종의 입장에서는 중전인 원경왕후와 그녀의 집안은 태종의 나라를 만드는데 있어 부담스러운 존재들일 뿐이다. 그리하여 태종은 권력을 잡은 이후 후궁을 맞이하는 제도를 들여 중전만의 내명부가 되지 않게 미리 손을 썼으며 뿐만 아니라 중전의 집안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있지만 그 권력은 오롯이 자신의 손 안에만 있기를 바란 것이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피도 눈물도 없는 현장은 조선시대에도 있던 것이다.

 태종과 원경왕후 사이의 충녕대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손 꼽히는 세종대왕은 이들의 사이에서 불안한 유년기를 보내게 된다. 그 당시의 영향을 받아서 인지 혹은 태종의 삐뚤어진 영향 때문인지 세종의 집권 시기에도 아버지인 태종의 집권이 다시 되풀이 되는 듯한 부분들이 있다. 즉 세종의 부인이었던 소헌왕후는 그녀의 아버지는 누명으로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는 노예 신분으로 전락하게 되는, 자신의 어머니였던 원경왕후의 삶을 고스란히 그의 부인인 소헌왕후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자를 너무 멀리해서 문제였던 단종의 이야기와 너무 가까이해서도 문제였던 성종부터 중종, 선조, 숙종까지. 왕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감내해야만 했던 수 많은 이들의 피의 아우성과 권력 앞에서는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냉혈한 모습들도 보여진다.

이미 조선의 역사는 막을 내렸지만 이 안의 이야기는 조선시대에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단순한 칼로 물 베기가 아닌 그 안에 수 많은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배운 만큼 오늘날의 대한민국에는 더 이상의 피 바람 가득한 수레바퀴가 요동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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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라 불린 소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3
멕 로소프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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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장 정리를 하다 다시 발견하게 된 신이라 불린 소년을 보고선 다시 읽게 된 책이다. 이전에 읽었을 때도 무언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나기는 하지만 도통 그 생각이 무엇이었는지가 떠오르지 않아 초반에만 다시 보면 생각나겠지, 라는 바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 어느 새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무신론자이기에 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으나 대략적으로 내게 풍겨진 이란 단어 속 이미지는 초인간적,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영적인 존재이다. 그는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기에 전지전능한 그가 가진 위력 앞에서 인간은 무릎을 꿇고 그들에게 자신들의 바람들을 기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때로 뉴스나 신문 기사들을 보면 가끔은 신이란 존재에 대한 원망 혹은 푸념을 떨쳐버릴 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들이 만들어 낸 재앙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도 끔찍한 사건 사고들이 지구상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들을 볼 때면 신이 존재한다면, 왜 이토록 우리는 이 고통 안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라는 상념에도 빠져보곤 한다.

어찌되었건 무신론자이든 유신론자이든 이 책은 그 모두에게 꽤나 흥미로운 책임에는 틀림없다. 철저히 논픽션의 관점에서 그려진 소년이 만들어 낸 지구의 이야기는 자못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실재이냐 허구이냐를 떠나 우리가 우리를 가감 없이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기에 한 번쯤 읽어 봄직한 이야기였다.

 신들 조차도 꺼려하는 지구. 그 지구가 신들의 포커의 판돈으로 등장한다. 밥의 어머니인 모나의 승리로 지구는 모나의 것이 되지만 복잡하고 감당하기 힘든 이 행성을 그녀는 가질 생각이 없다. 그저 그 한 판의 포커에서 승리감만을 쟁취하고 싶었던 게다. 그렇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생각지도 않고 있던 그의 아들 밥에게도 떠넘겨진다.

 밥이 다스리는 지구는 7일의 시간 동안 그의 손을 빌어 재 탄생하게 되는데 밥을 돕는 미스터 B가 없었더라면 아마도 지구는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형태였을 것이다.

밥의 기분에 따라 혹은 그의 실수에 따라(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구분을 못함, 고로 밥은 그만큼이나 지구에 관심이 없었다) 지구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수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한다. 밥이 험난한 꿈이라도 꾸는 날에는 어김없이 지구에도 해일이나 폭풍 등이 발생하게 되고 그가 만나던 사람과 이별이라도 하는 날에는 원인 모를 천재지변에 밥만큼이나 지구는 열병을 앓게 된다.

왜 나를 창조했나요? 왜 뇌를 주어서 생존의 비참함을 알게 하고 수명을 주어서 죽음의 공포를 알게 했나요?”- 본문

 밥의 애완동물인 에크는 모나의 도박판의 판돈으로 또 다른 희생물이 된다. 지구라는 행성에도 별 다른 관심이 없는 그였는데 그의 애완동물이라고 다를까? 라는 생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이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바랐지만 결과는 허망하게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단순히 하나의 소설로 보기에는 너무도 인간과 유사한 신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이전과 비슷하게 안타까움이 요동쳤다. 모든 것이 완벽하리라고 믿고 싶은 신이란 자리의 공석을 매운 아직은 철부지 밥이 만들어가는 지구는 오늘날의 이곳과 너무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의 뒤에 지구를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는 미스터 B와 에르텔이 있기에 밥 이후의 지구는 달라지겠지 라는 소소한 기원을 담아 책을 덮기까지 계속 바랐던 것 같다.

  밥의 지구가 오늘 날 우리에게는 더 이상 펼쳐지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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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 미래 인류를 위한 담론, 도덕경
차경남 지음 / 글라이더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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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무위자연. 노자, 그의 사상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은 있으나 말 그래도 듣는 것에서 그친 것이 전부이다. 人爲의 반대인 無爲은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는 상태로만 알고 있었으니 글자 그대로의 해석에만 갇혀 있었던 것이다. 노자가 말하던 무언가 이름으로 시작되면 그로써 만물이 생겨난다는有名萬物之母가 아니라 이름 안의 세계에만 빠져 있던 것이다.

억지로 무엇을 꾸미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순리에 따른 삶을 사는 無爲自然, 세상의 모든 만물을 이해하기 위한 근본적인 道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던 노자는 이러한 진리를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그대로 깨닫는 것 그것이 그거 말하는 진리이다.

무위자연 안에서는 도가 어느 곳에서나 행해지기 때문에 신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이는 도가 이미 널리 행해져 있기에 신이 굳이 해야 할 일이 없으므로 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신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주변 지인들을 보면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서 종교가 또 하나의 주요한 요건이 되기도 한다. 동일한 종교이기에 만남이 시작 혹은 지속되기도 하고 종교가 다른 경우 그들의 인연을 정리하기도 한다. 종교에 대한 자유를 우리나라에서는 헌법의 기본권으로 정하고는 있으나 이미 종교라는 틀은 우리네 사이에서 그 무엇보다도 튼실한 장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인간과 우주를 다시(re) 연결시킨다는(legare)에서 어원을 빌려온 종교(religion)이 일부에서는 그 본래의 의미가 아닌 되려 인간과 인간사이의 단절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혼란의 중심은 종교의 가르침의 원래의 본연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다.

이름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참다운 이름이 아니다. –본문

5분의 시간이라도 공기가 없으면 이 세상과의 삶의 안녕을 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공기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내가 얻고자 하는 노력이 없어도 당연히 있는 것들이기에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반면 사는데 있어서 불 필요한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것을 갖기 위한 불굴의 노력 아닌 노력을 하며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탐욕을 끊이지 않기에 매일을 괴로움 속에 살고 있다. 노자가 현존했다면 그는 우리에게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그 안의 근원적인 것들에 눈을 돌리라고 이야기 했을 것이다. 방 안에 어떠한 가구, 어떠한 인테리어 등이 있어서 그 공간이 방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방이라는 공간 자체만으로 그것은 방이 되듯이 사람의 마음 속에 노자가 말하는 가 없다면 우리는 허둥지둥하며 본래의 것들을 놓치고 살게 될 것이다.

5000, 81장안에 노자의 진리가 도덕경이란 책 안에 담겨 있다. 글자 수로 보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담긴 진리의 무게는 그 어떠한 것과 견줄 수 없을 만큼 깊고 방대하다. 원문을 그대로 보고자 한다면 약 1~2시간 내에 다 읽어 버렸을 테지만, 여전히 도덕경은 도덕경으로만 남아있을 것이다.

그가 깨달은 진리를 수 많은 사람들에게 설파하는 대신 오롯이 그 안에 담아내려 했기에 오늘날 저자를 통해 노자가 말하려던 세계를 배울 수 있었다. 분명 쉽지 않은 내용들이고 한 번 읽어서는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책 장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넣어두고 수시로 꺼내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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