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길주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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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장편소설로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풍속도와 여성의 애정 심리를 밀도 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당시의 귀족사회를 무대로 유부녀 안나 카레니나의 불륜과 파멸, 사랑과 질투, 욕망, 용서와 분노, 삶과 죽음 속에서 인간과 사회가 지닌 양면성의 한계를 극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안나가 철도에 치이는 순간, 이 세상에서그녀가 얻고자 했던 것을 아니면 잊어버렸다고 느꼈다는 것이 무엇이라고 드디어 찾게 되는 그 순간에 세상을 등져야 하는 것이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안타깝기도 해서 울컥 눈물이 날뻔했다. 차라리 엉엉 울어버렸으면 속이라도 편할 것을 덜컹거리는 지하철이라그런지 억지로 감정을 누르며 읽어내려 가는 동안 온몸에 진이 다 빠져버린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녀의 말대로 안나에게 들르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제 다 끝나버린 것이다. 그러자 죽음이 또렷하게 그녀의 마음속에떠올랐다. 죽음만이 그녀에 대한 그의 사랑을 되살리고, 그를벌하고, 그녀 마음속의 악령이 그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본문

 사실 안나 카레니나라는 소설이 원작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영화 오만과 편견과 같은 영상을 너무도 좋아하다 보니 그와 비슷한 영화들을 찾아보곤 했었는데 이번에 키이나나이틀리가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기에 관심을 갖던 찰나에 이 작품이 톨스토이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알고서는 영화를 보기전에 꼭 읽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다. 

 

 

 아마 이 전에 이 내용과 비슷하다면 비슷하다 할 수 있는 '훌륭한 군인'을 읽지 않았다면 이런 불륜을 다룬 소재가 왜 이토록명작이라고 하는 것인지. 그저 톨스토이의 작품이기에 그런 것인지 하며 반감을 가지고 읽어보려 하지도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름직이 무엇이든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 그것에 대해 논하는 것은편견 어린 시선으로의 판단이라는 것을 배웠기에 이 책을 의심 없이 읽기 시작했고 그리고 또 한 번 역시 읽기 잘 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고전의 힘'이라는 책에서도보았듯이 안나 카레이나의 제목을 원래는 '두 부부'로 하려고했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레빈과 키티의 이상적인 부부와 안나와 오블론스키, 그리고 안나와의 내연남인 브론스키 이들의 아슬아슬한 이야기는 대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박하고 단순한 생활이 아무리 좋다 해도 난 여전히 그녀를 사랑해.'

레빈은 속으로생각했다. -본문

 오만과 편견 속의 다아시와 엘리자베드를 닮은 듯한 레빈과 키티는 몇 번의엇갈림 속에서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그들 스스로는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때로는 서로에 대한사소한 오해들로 투닥거리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그때 안나가 온 것이 키티에게는다행이었죠. 안나에게는 큰 불행이었지만요. 그때 안나는 너무행복해했고 키티는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가 돼버렸으니 말이예요! 전 종종 안나가 생각나요."

 "아니 저런, 무슨 그런 역겹고 추잡스럽고 인정머리 없는 여자를 생각하니?" -본문

 

 정말 한 순간에 키티와 안나의 삶은 뒤바뀌어 버린다. 어쩌면 안나가 아니라 키티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을 테지만 운명의 수레바퀴는 안나에게로 그 방향을바꾸어 미친 듯이 그녀를 태우고 달려가게 된다

 

'어머, 저이 귀는 어째 저렇게생겼을까?'- 본문 

 브론스키를 만나고 나서부터 그녀의 평범했던 삶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 전부터였을 지도 모른다. 평범한 척, 어디서나 웃고는 있는 사교계에 발을 담그는 순간 그 누구도 도마 위에 오른 생선처럼 가시만 남기고 모든 것이다 벗겨질 수 있다.  

 

 문제는 안나 만이 아니라 그러한 환경을 당연시 하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의 존재가 심심치 않았던 그 시절,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쉬쉬하는것은 그냥 저냥 넘기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자들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마녀사냥을 하니 말이다. 남이 하면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이야기처럼 자신에게는 무한히 관대하지만 타인에게는 어줍잖은 도덕적 잣대를요구하는 우리는 모순 속에 살고 있다. 

 

 "그건 잔임함보다 훨씬 더 나빠요. 비겁하고 비열해요!"

 "비겁하고 비열하다고? 당신이 그 말을 쓰고 싶다면 내가 가르쳐주지. 정부 때문에 남편과아들을 버리고서도 남편의 빵을 먹는 것, 그걸 바로 비열하다고 하는 거요!" -본문

 

 물론 안나의 행동에 대해 박수 치며 잘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그녀가 다른 남자와 내통했다는 것은 결혼이라는 그 신성한 이름을 배반하는 행위임에는틀림 없다. 하지만 그녀의 잘못 앞에서 체면만을 종용하는 남편이나 그녀를 이용하여 성공을 꿈꾸는 정부에대해서는 별다른 제재 없이 오로지 안나에게 그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 

 

 안나에게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 자존감이 부족한 듯하다.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만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는 듯이 어느 하나에 목매어 자신을 바라봐주기를기다리고 있다. 그녀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빛을 바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만 그 빛 대신 그림자만쫓고 있는 형상인 것이다

.  

 '여기가 어디지? 난 뭘 하는걸까? 무엇 때문에?'

 그녀는 몸을 일으켜 뒤쪽으로 물러나려고 했다. 그러나 순간 거대한 것이 무자비하게 안나의 머리를 받아버리고는 그 등을 할퀴며 질질 끌고 갔다. -본문

 

 

 안나에 감정 이입이 확 되어버린 것인지 왜 이렇게서글픈지 모르겠다. 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에 대해생각해오던 찰나 안나를 보며 내 모습을 느꼈기에 이 망연한 마음이 드나 보다. 그래도 나에겐 무한한시간이 있고 안나와 같이 철도 위에서 마지막 순간에서야 내 삶을 깨닫는 것이 아니니까, 천천히 털고다시 일어나봐야겠다. 안나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아르's 추천목록

  

인식론적 위기를 파헤친 슬픈 이야기!
사회와 인간 감정의 심층을 해부하고 예술적 효과를 극대화한 20세기 탐미적 실험 소설의 걸작으로 꼽히는 포드 매덕스 포드의 작품 『훌륭한 군인』. 1차 세계대전 발발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품위 있고 친밀한 우정을 이어온 두 부부가 겪는 불륜과 간통이 얽힌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 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명작이자, 영어로 쓰여진 최고의 프랑스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 작품은 두 부부 중 한 사람인 화자 존 다우얼이 그들의 관계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 뒤에 한없는 이기심을 감춘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에 대한 환멸을 묘사한다. 작가는 화자가 직면한 인식론적 위기와 그 무서운 결과를 보여주며 인식론의 고전적인 주제들을 검토한다. 또한 곳곳에 등장하는 몽환적인 장면들로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3~04.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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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세트 - 전4권 (2017년용) - 중학교 전 학년 교과서 작품 수록 중학 국어 작품 모든 것 (2017년)
꿈을담는틀 편집부 엮음 / 꿈을담는틀(학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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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재미있게 16종 국어 교과서의 문학작품을 끝내는 작품 분석서!

꼭 읽어야 할 새 교과서의 작품을 우선순위로 정리한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세트(4). 중학교 국어 교과서 전 학년의 문학 작품들을 분석한 뒤, 학생들이 흥미 있게 읽을 수 있고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또한, 중학교 국어과 교육 과정과 중학생 수준에서 꼭 알아야 할 문학의 학습 요소들을 고려하여 각각의 작품을 엮어냈다
.

갈래에 따른 문학의 특징, 문학 작품에 쓰인 어휘의 의미,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작품 속에 녹이는 방법 등 문학을 감상하는 여러 가지 방법 등을 배움으로써 창의적·비판적 국어 능력을 신장시킬수 있다. 각각의 작품은 꼼꼼하게 분석하고 주석을 달아 감상과 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아울러, 작품을 읽기를 마친 후에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내신 및 수행평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

▶ 「국어 교과서 작품의 모든 것」 시리즈 1권부터 4권까지를엮은 세트입니다. (4)

[네이버 제공]

 

아르's Review

 

새삼스레 이제서야 왠 중학교 교과서를? 이라고묻는다 해도 딱히 그럴싸한 대답이 떠오르질 않는다. 그냥, 읽어보고싶었어. 라는 막연한 대답만이 맴돌 뿐이다. 이제 겨우 15년 남짓 지나버린 시간인데 그 당시에 무얼 배웠는지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교복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왜 나에게 수업시간은 별로남아있지 않는 것일까. 국어도 있고 문학이라는 교과목도 있었던 것은 고등학생 때 인 듯하고 그렇다면중학교 교과과정에는 문학은 없었나? 라며 과목명 조차도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냥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아마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교과서를 들여다 볼 일 조차 없었던 것 같다. 고등학생 때 보았던 교과서는 책장한 켠에 자리 잡고 있다 만은 들여다볼만한 여유로운 시간이 없었다면 그 나름의 핑계가 될 것이고, 중학교교과서는 이미 예전에 버린 것인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기에,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읽고 싶었던 모양이다.

졸업하고 나서야 교복 입었던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깨닫는 어른처럼,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찬찬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교과서도 재미있구나, 라는 생각에 저절로 손이 빨라진다.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사이즈부터가 남다르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전과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도 전과가 있는지는모르겠지만 하여튼 전과만 펼치면 교과서의 모든 답을 얻을 수 있기에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로 느꼈던 그 전과와 같은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수필, , 소설이라는장르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소설은 종종 봐 왔다손 치더라도 수필과 시는 참 오랜만이구나, 라는생각이 절로 든다. 수필이라는 단어 조차도 오랜만에 들어보다 보니 가장 먼저 손이 갔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과 과정이 전반적으로 다 바뀌어 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에 익은 작품들이하나도 없었다.

아쉬움도 있기는 했지만 또 새로운 작품을 읽어본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 어떤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아니기에 편안하게 읽어 내려가는 도중 '별명의 찾아서'라는작품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어느 새 훌쩍 어른이라는 세계에 입문한 나의 모습을 그려 놓은 모습이라서 그런지 더욱 정감이 가고하는 것 같다 

 

그 친구는 내가 동화 써서 먹고 사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 했는데,나는 사실 부끄럽다. 그 어린 날의 별명보다도 내가 천진하지 못하니 말이다.

 아아, 그날로 돌아가서 그 별명 속의 실제가 되고 싶다. -본문

 

소설은그나마 수필보다는 형편이 나았다. 들어본 이야기도 있고 그 당시 배웠던 내용들도 있고 혹은 읽어봐야지했던 내용을 만날 수도 있었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분명 어릴 적에 읽어본 것 같은데 이렇게 마주하니 또 다른 느낌이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의문이 들기도 전에 하단의 설명들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노비의 후손이기에 자식들에게 마저 나쁜아버지가 되어야 하는 현실은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지명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아마 어릴 때는 이런 생각없이 그저 읽어 내려갔기에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헛헛함과 애잔함을 몰랐을 것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저항할 수 없는 현실들이 인식하고 느낄 수 있으니 어찌 보면 교과서를 재미없어 하던 그때가 되려 나은 것이 아닐까? 라는 반문도 해본다.


 

모두가그렇지 만은 않겠지만, 나는 교과서 속의 작품 속에서 '' 가 가장 난해하면서도 쉬이 접근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들곤 했다. 상징적인의미가 어떠하며 이 안에 은유적인 기법은 무엇이며 은율은 어떠하고 기타 등등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수업 시간 내내 색색의 펜을 끄집어 내어 필기했었다는생각밖에 나질 않는 것이 바로 시였다. 그래서 시를 마주할 때면 이 안에서 또 얼마나 외워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먼저였다

.  

다행히도 이 책 안에서의 시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정확히말하면 어렵지 않다기 보다는 내가 해야 했던 필기들이나 요점들을 일목 요연하게 대신 정리를 해주고 있었기에 그 전처럼 어렵게 읽히지 않았다.  

 

 

정지용의 유리창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매우 슬픈 시였다는기억만이 남아 있는데 이 책 안의 유리창이란 시는 한 편의 시를 넘어서 그 슬픔이 흘러 넘쳐 보인다. 어른이되어서 지금은 중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라는 것이 아이러니 할 수도 있지만은 문학은 나이와상관 없이 넘나들 수 있는 것이라 믿기에 지금 느끼는 이 먹먹함은 내가 마주하는 또 다른 유리창일 것이다

.  

오랜만에 많은 작품들을 읽어본 듯 하다. 다작들을 한 번에만난다는 기쁨도 기쁨이거니와 학창시절을 이미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나에게 있어 추억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기에 이 책이 더 반가웠던 것같다.

 

 

페이지의 한계상 원문 전체가 모두 실리지는 못했다는 작은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을 되돌려중학교 때의 책상 위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또한 문학은 나이와 무관하다! 를 주창하며 이 책을 당당히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할 수 있어서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아르's 추천목록

 

체계적 국어 공부를 원하는 고등학생은 물론, 선행 학습을하려는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일상에 지쳐 삶의 여유를잃어버린 어른을 위한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 전 작품을 실은 고등 문학 세트』 전8. 풋풋한 첫사랑의 추억을 담은 황순원의 《소나기》부터 남북문단의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인훈의 《광장》까지 개정 16종 국어 교과서에 실린 단편소설, 고전소설, 중장편소설, 그리고시와 수필 등의 전 작품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다. 문학은 물론, 역사, 사회, 철학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다양한 콘텐츠가실려 있어 통합적 사고를 유도한다. 시험에 대비하는 논리적ㆍ비판적 사고까지 기르게 될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0~04.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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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티칭 Animal Teachings -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다
돈 바우먼 브런 지음, 임옥희 옮김, 올라 리올라 그림 / 머스트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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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티칭

 

 

동물의 지혜에 마음을 열어라!

동물이 가르쳐주는 인생의 모든 지혜 『애니멀 티칭』. 이 책은 스승이자, 안내자, 멘토, 친구, 그리고 동반자로서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기억하도록이끌어주는 동물들이 전하는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동물과 깊이 있는 관계를형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가르침을 제공하고,여러 부문에 걸쳐 도움을 주는 동물들의 지혜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

저자는 60종의 동물들을 우리의 특별한 스승으로 초대해 인생의 12가지 주제에 대한 가르침을 들려준다. 동물의 특징과 함께 동물이우리에게 전하는 주의력과 자각, 의사소통, 균형, 창조와 창의력, 치유, 통합, 직관 등의 지혜로운 메시지를 들어볼 수 있다. 동물의 행동, 습관, 독특한 능력을 살펴보면서 동물들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고전설과 민담, 신화에 전해지는 동물의 교훈에서 지혜를 엿볼 수 있다.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환상적인 일러스트를 함께 담아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들을 놓치는 경우에는 나중에 보면 되지 하면서 꽤나 관대하게 넘어가기 마련인데 다큐멘터리를 제때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발을 종종 구르며 안타까움이 밀려들곤 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자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은 서서히 정화되면서 차분해지고 겸허해지는 그 느낌이 좋아서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다큐는 꼭 챙겨보는 편이다.

영장류 중의 최상의 층의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들과 같은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가 이 지구상의최고의 종족이라는 듯 으스대는 모습을 보자면 광활한 자연 속에 인간 역시 작은 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된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들 나름의 언어가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에그들 나름대로 자연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안에서 서로 자신들의 위치에서 함께 공존하며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비록인간과 동물간의 대화가 이뤄질 수 없기에 인간보다 진화가 덜 된 혹은 하위의 개념으로 동물들을 배치하고 바라볼 수는 있으나 이는 명백한 인간이가진 자만이자 위험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자연으로돌아가 동물의 시선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전달하려 한다. 

그런데 지금, 사람은 왜 자연과의 친밀한 관계와 그들이 주는축복에서 멀어지게 된 것일까? 사람동물을 구분 지으면서본래 친구였던 그들과 이별했을까? 심지어 사람은 동물이 멍청하고 영혼이 없는 존재라며 업신여긴다. 그 결과, 그들과의 진정한 관계를 잃고 말았다. –본문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동물들이주인공이다. 항상 보아오던 동물들의 사진이나 그림이 아닌, 특정한문양과 색채가 어우러져 그들의 특징을 그림들이 가득하며 스르륵 넘겨 보면 왠지 모르게 그 안에서 신비로운 느낌들이 이 책에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남자는 다 늑대다, 라는 말처럼 무언가 엉큼할 것만 같은 늑대는 살아가는 동안 단 한 명과 짝을 이루어 평생을 산다. 자식에게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도 헌신적이기도 하는데, 보통 홀로다니는 늑대를 많이 봐 왔던 터라 그들이 함께 무리를 지어 다닌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가족을지키려는 책임감 또한 강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존감이 높은 그들을 보면서스스로의 내면을 관찰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무형의 공포를 이겨내고 자신을 드러낼 것을 조언하고 있다. 도도하게흔들림 없이 뚫어져서 시선을 내게 고정하고 있는 늑대를 보노라면 절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게 된다.

우리는만만한 존재자 아닙니다. 우리가 보는 만큼 당신도 명확히 보기를 바라지요.

우리는새끼들이 미래의 주인공임을 알기에 그들을 사랑하여 지혜를 가르칩니다. (중략)

우리는사나워 보이지만 헌신적이며, 열정과 자유를 가진 동물로 항상 당신 안에 존재합니다. –본문

 페이지 마다 끊임없이 동물들이 등장하면서다급하거나 억압적인 느낌 없이 조용히 하지만 묵직하게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인간에 의해 발전되고전달되는 지식의 틀을 벗어난 동물의 눈에 의해 전해지는 지식은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그저 동물로만 바라본내게 그들은 나름의 철학과 그들이 품고 있던 지혜에 대해 전달해 주고자 한다.

 죽음의 길목에서 안내자 역할을 할 것만같은 까마귀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자신의 가능성을 심호흡을 통해서 깨우라고 이야기 하고 먹성만 좋아 보이는 돼지는 새로운 것들에대한 끊임 없는 탐구를 하며 인생을 즐기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왠지 징그럽기도 하고 낯설어서쉬이 다가가지 못할 도룡뇽도 이곳에서 만큼은 현실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로움에 도전하라고 주창한다.

 

  포큐파인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된 동물인데 언뜻 보면 고슴도치와도 비슷하게 생겼다. 가시가 아니라 뻣뻣한 깃털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형태라고 하는데 생김새와 다르게 굉장히 순하고 겁이 많다고 한다. 어떠한 녀석인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에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이들은 소박하면서도 조용히 자신의 삶을 산다고 한다.

 뻣뻣한 깃털을 통해 바깥 세상으로부터 어떻게 자신들을 방어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포큐파인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강하게 하여 거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소양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만약남들이 당신을 궁지로 몰아붙인다면, 그냥 당하지 마세요.

때로는방어하고 있다는 것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음식, 온기, 새끼들, 그리고삶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과 같은 일에만 관심을 두지요.

당신에게이런 우리의 삶이 지루하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우리에게 세상은 경이와 환희로 가득한 곳이며, 우리는 늘 행복합니다.–본문

다큐멘터리를 통해 동물들의 생활을 보며탐닉하는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 동안 보내왔다면 이번에는 역할의바꿔동물의 눈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60마리의 동물들이 바라보는 우리는 어떠한 모습인지,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 것인지, 이전에는 함께 했다던동물과인간의 교감을 이제서야 다시 이어 붙여 나누는 느낌이다. 조용조용히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듣고있으면 어느새마음마저 편안해져 그들에게 푹 빠져드는 것이 볼 수록 마력 돋는 마법의 책이다.

 

 

아르's 추천목록

  

자폐를 극복한 동물학자가 쓴『동물과의 대화』. 이 책은 저자가 40년간 동물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를 모아 엮은 것으로 동물뿐만 아니라 신경학, 동물학, 행동학, 발생학 등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하였다.

이 책의 내용들은 동물과 자폐인을 통해 하나로 통합되며 직접 경험하고 느낀 생생한 기록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물과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에 대해 생각하고 알려주고 있다.

《동물과의 대화》는 동물들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법, 동물들의 느낌, 공격성, 통증과 고통,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으로 구성되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3~04.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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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이희인 지음 / 호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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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숨어 있는 보물, 인도양을 만나다!

스리랑카와 남인도 여행자들을 위한 인도양 가이드북『어디에도 없던 곳』.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가 찍은 기묘한 낚시풍경의 사진을 보고, 즉시 인도양으로 찾아가 아름답고 신비한 섬나라 스리랑카와 33천의 신들이 사는 땅 남인도를 아우르는 여정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스리랑카 아홉 도시와 남인도 열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숨어 있는 보물의 도시들을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스리랑카에서 남인도로 이어지는 여행의 동선을 따라 사람, 종교, 음식, 건축, 홍차, 바다 등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담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생선 튀겨 먹는 허름한 가게 골목을 돌아서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만나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만나볼 수 있다. 본문 뒤에는 ‘책 속의 책’을 수록하여 열아홉 도시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안내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스리랑카와 남인도의 여행이야기. 인도라는 곳은 익히 들어왔고 관심이 있던 터라 낯설지는 않았지만 스리랑카는 그 지명은 익숙하기는 하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어디에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탁님은 막을 수 없는 욕망인 듯 언제나 다시 가고 싶은 인도와 한번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스리랑카의 여행기에 저자를 따라 서둘러 무임승차를 하게 되었다.

거대한 인도 문화권의 지역들 가운데 이번에 만난 남인도와 스리랑카가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그 바다. ‘인도양때문일 것입니다. 세상의 지붕을 이루며 우뚝 솟아 있는 히말라야와 팍팍한 대륙의 인도 여행과 이 지역이 다른 것은, 바다에 터하여 바다가 만든 삶의 무늬들을 만난다는 것입니다.-본문

아직 스리랑카를 만나기 전이었지만 이 표지 안의 그림만으로도 매혹적으로 느껴졌다. 탐스러운 보물을 마주한 것만 같은 느낌이기에 닿으면 사그러들 것만 같아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며 그 행로를 밟아갔다. 스리랑카는 인도양에 떠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라고 한다. 이름만 들어봤기에 대체 어디 있는 건가 하고 봤더니만 인도의 아래 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도양에 떠 있는 이 자그마한 섬에 소소한 행복만이 존재할 줄만 았았더니만 그 당시에도 어떻게 이 곳의 아름다움과 풍부한 자원에 대해서 알았던 것인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으로부터 차례로 식민통치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문득 넘어가는 페이지 속에서 꼭 유럽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어가보면 그들만의 향기가 물씬 풍겨나니, 이곳이 바로 스리랑카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던 곳은 바로 네곰보의 시장이었다. 섬나라답게 싱싱한 해산물들이 줄지어 자판을 펼치고 있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푸근한 웃음을 보자면 나도 모르게 같이 웃음이 지어지곤 했다. 아마 그들의 표정만 보았더라면 스리랑카에 아픈 식민지 시절이 있었다는 것조차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스투파라고 불리우는 새하얀 돔 모양의 탑. 나는 이 건축물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유적이라고 한다. 그렇게도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았으면서도 이 탑의 존재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니. 여전히 세상은 넓고도 내가 아는 세계는 협소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계속 읽어 내려갔다

 루완웰리세야라는 이 탑은 아누라다푸라에서, 아니 스리랑카에서, 아니 세상에 흩어져 있는 모든 불교 유적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스투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높이 55미터에도 사람을 압도할 만한테 원래의 스투파는 110미터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집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본문

 

 

 

  지금까지 보았던 스리랑카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이 무엇이냐, 라고 묻는 다면 나는 단연코 가냘픈 막대 위에서 곡예 하듯이 낚시를 하는 장면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 한 명이 서있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보이는 막대기 위해서 태연하게 낚시를 하고 있는 그들은 바다가 그 어디보다 안전한 평지인 듯이 여유롭게 바다가 하나되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과연 물고기가 잡힐까? 도 싶지만은 자루에 어렴풋이 보이는 물고기들을 그림자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의 승률은 있나 보다.

 왜 저런 낚시를 하게 된 걸까요? 가이드한테 물으니, 이 남부 바닷가에는 산호가 많고 물살이 거세어서 먼 바다로 낚시 가기엔 적합하지 않아 이런 형태의 낚시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본문

그 다음 여정은 언제 보아도 친근한 인도다. 북인도가 히말라야가 있다면 남인도는 인도양이 있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여행 경로에 대해 어떠할지 내심 기대가 되었다. 사실 인도에 대해 여행하는 사람들의 코스는 보면 대게 북인도에 치우쳐져 있어서 그런지 인도와 인도양에 대한 이야기는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했었는데, 그래서 인지 대체 남인도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라는 호기심이 더 커져간다.

음식에 대해 별달리 가리지 않아서 인지 인도에서 먹었던 이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로 치면 패스트푸드 같은 음식점이라 깔끔해서 그랬던 것인지는 몰라도 현지에서 파는 음식들이 꽤나 입에 잘 맞았기에 그런지 이 책자를 통해 음식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그곳에 돌아가 먹고 싶어졌다. 달콤한 라씨 한 잔을 곁들이 달을 먹을 수만 있다면. 저자 역시도 여전히 그리운 인도 음식들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인도는 참 다양한 마력을 지닌 곳임에 틀림 없는 듯 하다.

 인도 음식 하면 흔히 카레를 떠올리지만, 카레의 인도식 이름이 커리이고, 커리보다는 마살라라고 하는 상위 개녕의 원료가 인도 음식문화의 핵심이라 해야 옳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간장, 된장, 고추장 들이 요리의 중추를 이루듯 거의 모든 인도 음식에 들어가는 것이 마살라입니다.- 본문

 

뭄바이를 마지막으로 하여 인도 여행을 마무리 짓게 되는데 그 이전에 들렀던 함피라는 곳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허가 되어버린 듯 하지만 그 페허가 주는 공간의 미학을 느낄 수 있으면서 빈민촌과 같은 폐허와는 또 다른 공허함이 느껴진다.

벤츠와 BMW가 달리는 찻길 한 켠에 있던 거리의 사람들이 공존하던 뭄바이에서 봤었던 도비카트들의 사진이 가장 마지막으로 장식되어 있다. 워낙 유명한 명소이다 보니 종종 봐왔던 곳이라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그 신기함은 잠시였으며 하루 종일 비눗물에 몸을 담그고 일을 해야 하는 그들의 일상이 나에게는 하나의 볼거리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참 서글프게만 느껴졌다. 한동안 잊고 있던 그 먹먹함이었는데, 이 책의 마지막에 또 그 생각이 불쑥 드러내면서 덮고 나서도 왠지 다시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의 다른 대도시와 달리 깨끗하고도 세련됨을 자랑하던 뭄바이도 그 한쪽 구석에는 더 깊고 진한 그들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뭄바이에서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 그늘입니다. –본문

 

 

 

아르's 추천목록

  

『인도 아쌈에 취하고 마줄리에 빠지다』는 저자 김영자가 인도 동북부 7개 주 중앙에 위치한 아쌈 주의 마줄리 섬에 다녀온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수백 년의 시간을 거스른 땅, 문명을 등진 섬사람들의 생생한 현장을 만나볼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3.04.13~04.1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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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초상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단 몇 분만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곳에 대한 정보를 바로 입수할 수 있고 그 곳은 어떠한 모습인지, 유명한 장소 혹은 음식은 무엇인지, 그곳의 기후는 어떠한지 그들의 생활상부터 제도뿐만 아니라 소소한 모든 정보들을 단숨에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여행 에세이들을 통해서 어떻게 여행을 할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예를 들어 배낭여행을 할 것인지 아니면 스쿠터로 여행을 할 것인지, 유럽과 같은 곳이라면 철도를 이용해서 갈 것인지. 어느 곳에서 묵으면 좋을 것인지 등 우리는 쏟아지는 여행에 관한 정보의 풍요 속에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찰스 디킨스의 이 여행 에세이는 특이하면서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유인 즉, 19세기 중반의 이탈리아가 배경이라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 두 번째로는 맛집은 어디인지 어디가 숙소로 좋은지 등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은 배제하고 지극히 그가 느낀 점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그가 느낀 대로 하나하나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지막, 이것이 가장 특이하다면 특이할 수도 있는 점인데 현재 존재하는 여행에세이와는 너무도 다르게 그 흔한 그림이나 사진들은 없다는 것이다. 빼곡한 글자들로 가득한 여행에세이라니, 참으로 지루하겠군! 이란 생각이라면 크나큰 오산이다. 눈에 보여지는 사진이나 그림에 한정되어 세상을 보는 것보다 찰스 디킨스의 눈을 통해 비춰진 그 모습들을 세세히 묘사해 놓은 글들을 읽다 보면 그 어떤 사진보다도 찬란한 이탈리아를 마주하게 되니 말이다.

연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멋진 사진과 동영상을 곁들인 여행기와 각종 자료들을 찾을 수 있고, 여행 가방을 꾸리기도 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유럽 어느 도시의 박물관 입장권을 일정에 맞춰 예매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시대에 새삼스레 19세기에 쓰인 이탈리아 여행기를 읽자는 것은 생뚱맞은 일처럼 보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찰스 디킨스가 전하는 삶의 철학과 판타지 소설을 연상시키는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섬세한 묘사가 담긴 여행 에세이라면 어떨까. –본문

19세기 중반에도 여행하는 자들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현대의 비행기나 기차, 자동차처럼 빠른 이동수단이 아니라 마차 또는 도보로 해야 했겠지만, 이 책의 여행자이자 주인공인 찰스 디킨스는 그 당시에도 꽤나 부유층에 속해 있었기에 그는 마차를 타고 이탈리아 전방을 돌아다니게 된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가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그 모습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 진정 시간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설레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19세기의 여행이구나, 라며 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세계를 마주했을 때의 그 떨림이었다. 말발굽이 굽이치며 넘실거리는 소리 너머 보여지는 풍경을 한 눈에 담아 고스란히 기록하는 그의 문체를 보면서, 단순히 어느 곳을 통해 어디로 도착했다가 아니라 한 줄 한 줄의 문장에는 생동감이 흘러 글자가 움직여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 글이 움직여 눈 앞의 화면으로 펼쳐지는 그 순간순간의 마술을 찰스 디킨스는 이 책 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실현하고 있다.

다리 위에는 구두닦이들이 바삐 움직이고, 가게들은 문을 활짝 열고, 수레와 마차들은 덜그럭거리며 오갔다. 센 간 건너편 좁은 오르막길로 모여든 가지각색의 모자와 담뱃대, 블라우스, 큰 장화, 덥수룩한 머리꼭지를 한 사람들로 빼곡했다. 커다랗고 낡은 마차에 끼어 타고 나들이를 나선 가족들, 편안한 옷차림으로 다락방 창가에 기대에 새로 닦은 구두를 말리고 있는 남자들, 햇빛 아래 긴 양말을 널어두고 여유롭게 기다리는 여자들. 이런 모습이 곳곳에 보이지 않았다면 그날이 일요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본문

그의 문제의 힘의 최고조로 발휘되는 때는 그 무엇보다도 리옹에 있던 감옥을 둘러보는 장면일 것이다. 도깨비 같은 노파라 부르던 그녀를 따라 지하 감옥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는 동안, 노파의 그 끔찍하면서도 우렁찬 목소리로 감옥 안에 메아리 치던 그 포효와 고통의 소리들이 실시간 음성지원으로 귓가에 맴도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옥죄어오는 듯한 공포와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 숨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던 그 장면을 보며, 책을 보는 동안 내가 그 미로 같은 감옥에 빠진 기분이었다.

, 보이오!” 그녀는 문고리를 빤히 보더니 큰 소리와 함게 도깨비 같은 힘으로 그 무거운 물을 열어 젖혔다. “이곳이 지하 감옥이오! 지하 깊은 곳, 무섭고 어두컴컴하고 소름끼치는 곳! 누구도 살아나올 수 없는 곳! 바로 종교재판의 비밀 지하 감옥이오!”

노파에게서 눈길을 돌려 지하 감옥을 바라보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랑하는 아내와 친구들, 아이들, 형제들, 그리고 바깥세상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 채 잊혀간 존재들이 있던 곳.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신음으로 벽을 울리며 굶어 죽어가던 곳. –본문

그에게 있어 이탈리아 중 로마가 가장 인상적인 장소였나 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 다는 옛말처럼 그는 로마에 있어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당하고 그 곳에서 바라보았던 것들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상세히, 그 웅장하고 장엄한 풍경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모든 풍경을 바라본다는 것은 로마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바로 그 땅에 출몰하는 심술궂고,멋지고, 낡은 도시 옛 로마의 유령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장엄하고, 위풍당당하고, 근엄하고 애처로운 모습이 아닌가. –본문

덜컹거리는 마차가 겨우 빠져나갈 듯 한 골목골목을 지나 쓰레기 더미 속의 악취가 때로는 그의 코를 짓이겨 놓은 듯한 통증을 덮어두고 그의 눈에 펼쳐진 경이로운 풍경들에 대해 소상히 전달해 주고 있다. 이미 지나간 시간 속의 풍경이라 낡아 버린 사진이나 스케치 속에서나 만나 볼 수 있을 법한 그 당시의 이탈리아는 지금의 모습보다도 오히려 더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유물과도 같은 시간들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는 현재의 기록들을 남겨 놓았다지만 나는 한 세기를 넘는 시간을 지나서야 보고 있으니 참 신기하고도 묘한 일이다. 이탈리아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으나 마차를 탄 그는 사라지고 이 책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현재로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19세기 중반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시간을 건너뛸 수 있다니! 이 하나만으로도 양 손 무겁게 여행 짐을 챙기기 이전에 과거로의 여행을 먼저 떠나보길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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