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기분파 조리기능사 필기 (2013년 3월 개정법령 적용)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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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이번 여름 즈음이었던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진 모르겠지만, 한식 조리기능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2달 여 가량 요리 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매작과며 더덕구이며 홍합초며. 평소에는 잘 만들어 먹지 않는 메뉴들이라 생소하긴 했으나 요리 손질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은 상시 진행되고 있는 조리기능사의 필기를 대비하는 것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보다 더 까다로운 필기 시험을 단권으로 정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조리기능사의 진입을 탄탄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저 시간 내에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아닌 식품위생 및 법규에서부터 공중보건학, 식품학, 조리이론 및 원가계산까지,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관련된 모든 법규과 기본적인 내용들을 모두 다루고 있는데, '가정'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이 있었기에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한 점도 있는데 이 책 한 권이라면 든든할 것 같다.  

 기본적인 내용들이 왼편에 수록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다음 페이지에는 예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한 번 공부한 내용들을 문제를 풀면서 다시금 정리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 역시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몇 번 읽어보면 쉬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간 기출문제를 다 모아놓았기에 공부한 이후에 이 문제들만 풀어봐도 필기는 쉬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론은 중고등학교 이후 처음 접해보는 것과 다름 없었지만, 이 책을 안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조리기능사 자격증도 이 거머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든든한 교재인 듯 하다. 올해는 일단 준비했던 것들을 마무리 하고 내년 초에 바로 실기를 준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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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보내는 편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김민정 옮김 / 열림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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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르's Review

 

  채널을 돌리다 모금행사를 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면 돌리던 채널을 멈추고선 가만히 화면을 응시하게 된다. 나는 이토록 편하게 소파에 자리하고 있는데 화면 속 이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하고 안타까운 사연들만이 이어지고 있는 바, 화면을 보면서 가만히 전화를 하게 된다. 몇 분 걸리지 않는 이 시간으로 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이렇게 함으로써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을, 그들을 대신해서 보내고 있는 나를 위한 위안이면서도 면죄부이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특히나 아픈 어린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아이들에게 대체 왜 이토록 가혹한 병을 안겨 주시는 것인지,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라도 오랜 시간 이들을 마주하는 것을 애써 외면하곤 했다. 아픈 아이들을 보면서 나에게 밀려드는 왠지 모를 죄책감을 회피하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이렇게 나마 외면하면 그 아이들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잊어버릴 수 있어서였을까? 딱히 어떠한 이유는 없다손 하더라도 왠지 그 아이들을 그저 마주하면 안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이 함께 울어 주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고 싶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제 난 더 이상 그런 환자가 아니에요. 골수이식 수술이 끝난 후 느꼈어요. 내가 더 이상 의사 선생님들을 기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요. 매일 아침 뒤셀도르프 선생님이 날 진찰할 때마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줄 마음이 없는지 난 실망만 안겨 드리곤 해요.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날 쳐다봐요.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것처럼요. 하지만 난 열심히 수술 받았다고요. 난 얌전하게 있었어요. 마취할 때도 가만히 있었고, 아파도 소리 지르지 않았고, 주는 약도 다 받아먹었다고요. –본문

 이 책 속 주인공인 오스카가 딱 그러한 아이였다.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백혈병이 걸렸고 현대 의학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모든 것을 해보았지만 더 이상의 가망이 없는 아이.

 이 아이의 존재만으로 눈물을 글썽이게 만드는 이야기는 오히려 오스카의 입을 통해 우리에게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으니 살아있는 동안 우리 모두의 인생을 장미 빛으로 물들여 가면 된다고 말이다.

장미 할머니, 할머니가 좋아하는 하느님은 왜 페기와 나 같은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걸까요?”

정말 잘하시는 일이잖니, 오스카. 너희가 없으면 삶이 이토록 아름답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 내 말을 오해하셨네요. 하느님은 왜 우리처럼 아픈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거냐고요. 이유는 둘 중 하나일 거예요. 타고난 심술이 많거나 병을 고칠 능력이 없거나.”

오스카, 병이란 건 죽음과 마찬가지란다. 정해진 사실일 뿐이야. 천벌이 아니지.” –본문

 12 19일부터 하루를 10년처럼 살고 있는 오스카는 10대가 되고 20대가 지나 그의 첫사랑을 마주하게 되고 때론 그 사랑에 대한 오해가 발생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또 다른 하루 동안은 병원에서의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어느 날은 부모님을 미워하기도 하며 그의 나이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훌쩍 지나 있었으며 그러면서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오스카는 마치 100년을 산 사람처럼 자신을 둘러싼 주위의 모든 것들을 이해하고 심지어 그를 통해서 세상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오늘 날 백 살이 되었어요. 장미 할머니처럼요. 계속 잠이 쏟아지지만 기분은 좋아요.

 난 엄마랑 아빠에게 삶이란 참 희한한 선물이라고 얘기를 해줬어요. 사람들은 처음에 이 선물을 과대 평가해요. 영원한 삶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중엔 과소평가해요. 지긋지긋하다느니 너무 짧다느니 하면서 내동댕이치려고 하죠. 그러다 결국 선물받은 것이 아니라 잠시 빌린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거예요. 빌린 것이니 잘 써야죠 본문

 처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스카에게 장미할머니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스카가 살아갈 120여년의 시간을 오롯이 그의 곁에서 함께 해줄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든든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책을 덮는 순간 오스카를 만난 것 자체가 행운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그럴 것이다. 오스카카 남긴 열 통 남짓한 편지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오스카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된다. 원망과 비난이 아닌, 그렇다고 자신에 삶에 대한 막연한 체념이 아닌 나름대로의 진리를 남기고 간 오스카는 오늘 내가 이렇게 멍하니 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오늘은 정말 별로였어요라고 이야기할 지 모른다. 내가 남길 수 있는 편지가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간 동안에 최대한 많은 날들을 장미 빛으로 물들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할 것 같다는 무거운 마음에서 시작된 책은 오히려 그들에게서 삶의 경건함에 대해 배우며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짧지만 그 안의 따스한 인생의 조언이 담겨 있는 오스카의 편지 덕분에 오늘을 더 힘차게 보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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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외 / 오 헨리저

 

 

 

독서 기간 :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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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원정대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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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종속국이 종주국을 위해 예물을 바쳤다는 옛말을 넘어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위해서 선물은 바치는 의미로 전락해 버린 책의 제목을 보면서, 얼마나 스펙타클한 이야기들이 이어질지에 대한 기대감과 또 왠지 모를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면 유치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였다.

걱정과는 달리 읽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린 것 같다. 팔팔이의 몸 안에서 나왔다는 사리를 보면서, 때로는 철 없이 소녀시대를 보러 떠나버린 조공원정대의 모습에서, 그러면서 자신의 자식에 대한 그리고 미순이에 대한 책임 의식을 저버린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이 감돌곤 한다. 그 어느 곳에서도 받아 주는 곳이 없어서 결국은 피자 배달원이 되어 버린 이의 앞에 일어나는 민방위훈련과 자신의 몸을 자해하면서 돈을 벌어들여야만 하는 헤드기어 맨까지.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는 우리에게 마주하게 되는 것은 결국 참혹한 현실이면서도 그 현실은 또 내일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벗어날 수 없는 오늘의 연속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자 우리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얼마 전만 해도 농사지을 땅이 없는 아이들은 근처에 있는 공단에 가서 취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단에 가도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공장에서 우리를 뽑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년까지 멀쩡하게 돌아가던 공장이 아예 없어져버리기도 했다. 뉴스에서는 미국에서 벌어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사태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 때문이라고 했다. 충격이었다. 전 국민을 상대로 설명하는 그 긴 경기 침체의 이유 중에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본문

사지 멀쩡한 이들이 할 일이 딱히 없다는 현실은, 소설이라는 허구 속의 세계마저도 갑갑하게 숨을 조여오는 듯 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사태로 인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졌으며 그로 인해 우리나라의 경제마저도 아등바등하고 있는 속에, 그 안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젊은 이들은 오히려 이 사태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찌되었건 무엇이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젊은 날의 나날들은 안녕 할리 속에서도, 조공원정대나, 어느 추운날의 스쿠터에서도 마주할 수 있다.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도전해보지만 언제나 낙방의 고배를 마시게 된다. 영어만 하면 취업이 될 수 있다며 이 땅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바라보며 스쿠터를 끌고 25분 내에  배달을 해야만 하는 이는 이토록 비참해 보이는지. 지신의 몸에 남을 상처보다 스쿠터에 남을 상처를 더 걱정해야만 하는 이들은, 젊음이라는 이름 하에 험난한 이 모든 고생을 당연하듯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의 자화상이란 생각에 씁쓸함이 계속되곤 한다.  

 처음 철거 용역 제의를 받은 날 나는 헤드기어를 붙들고 펑펑 울었다. 초능력 인간의 맞수인 초능력 악당으로 전락하는 순간을 맛봐야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다. 적어도 자해 공갈을 하는 동안에는 헤드기어를 쓰지 않아도 됐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헤드기어 맨이 나쁜 놈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염려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미 펀치 드렁크에 걸린 나로서는 철거를 할 때 헤드기어를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들은 이제 헤드기어 맨을 나쁜 놈으로 생각하고 손가락질을 할 것임에 틀림없었다. 게다가 나는 철거 때문에 엄마를 잃은 기억까지 있었다. 이래저래 나로서는 이 일이 온당치가 않았다. 하지만 하겠다고 했다. 어떻게든 살아서 내 자식을 키워야 했다. ?본문

그까지 돈 몇 품에 꿈을 포기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꿈을 향해 달려가라는 조언들이 청춘들을 향해 계속해서 쏟아지지만 우리는 돈 몇 푼을 위해서 오늘도 종종 거리며 일을 하고 있다. 오늘 당장의 끼니를 위해서, 때로는 가족을 위해서, 또 내 아이에게는 이 가난을 대물림 하지 않기 위해서 나를 버리고 오늘도 전장으로 나가는 듯한 그들의 뒷 모습은 아련하면서도 어디선가 많이 마주한 모습들이다.

100명 중 단 3명만이 소위 대기업이라 불리는 곳의 면접을 볼 수 있다는 요즘 세태 속에서 조공원정을 떠났던 이들의 어처구니 없던 꿈은 온대 간대 없이 현실과 타협하여 자신들의 바람을 내려 놓는 것을 보며 다행이라고만 생각해야 할까. 그저 소설을 소설로 웃고 넘기지 못하고 책을 덮고 나서도 밀려드는 이 씁쓸함을 돌이켜보며, 그저 한낱 꾸며낸 이야기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이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언제쯤 도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 또 한번 한숨이 나곤 한다.

너무도 우리를 닮아있는 듯 한 그들을 보며, 그래서 그들에 대한 비난보다도 왠지 모를 연민이 먼저 느껴졌던 이야기였다. 그깟 돈 몇 푼에 오늘도 현실 속에 바둥거려야 하는 오늘을 그저 어른이라면 당연히 익숙해져야 할 내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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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 아사이 료저

 

 

 

 

 

독서 기간 : 2013.11.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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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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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로 교차지원을 하면서 선택과목을 '경제'를 선택했고 대학에 입학 할 때도 '경제국제통상'으로 지원을 했으니, 어찌 보면 '경제라는 것에 대해서 남들보다는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옛 말처럼 그 때 당시 좋든 싫든 들어왔던 경제 관련 용어들이나 전공 기초들은 지금까지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꽤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허나 문제는, 다른 분야의 것들도 마찬가지로 지식의 깊이가 습자지 만큼이나 얇은, 그야말로 살 얼음판처럼 퍼져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살고 있고 지금 이 순간, 여기저기서 폐해들이 들어나고 있는 그 순간들을 목도하고 있으면서도 그저 남의 일이겠거니, 혹은 내가 별 달리 생각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해결되겠거니, 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요-공급 원칙이나 화폐의 유동성이 많아지면 물가가 상승한다, 등의 1차원 적인 접근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나의 경제 관념이란, 자본주의 자체를 구겨 놓은, 폐지와 같은 지식이나 다름 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화폐의 유동성이 많아지면 물가가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그 원리를 말이다. 문제는 그렇다면 이 유동성은 어떻게 하여 많아지는 것인가? 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지금까지 나는 화폐의 유동성이란 그저 한국은행이나 미국의 FRB에서 생산해 내는 화폐 자체를 찍어내는 것이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답으로는 유동성의 증진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과연 돈은 어느 정도까지 불어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100억을 예금했다고 가정해보자.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10%라고 정해줬다면, 은행은 그 중 100억의 10% 10억만 놔두고 나머지 90억을 또 다른 B은행에 대출해 준다. B은행은 다시 10% 9억을 놔두고 81억을 C은행에 대출할 수 있다. C은행은 다시 여기서 10%를 놔두고 D은행에게, D은행은 다시 E은행에게, E은행은 다시 F은행에 계쏙해서 대출할 수 있게 된다. (중략) 이렇게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내고 의도적으로 늘리는 이런 과정을 우리는 '신용창조'. '신용팽창'등의 용어로 부른다. -본문

 

100억이 1천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로 늘어나는 동안, 이 일련의 과정의 중심에 있던 '은행'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숫자를, 아니 돈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은행이라는 곳에 대해서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그들에게 돈을 맡기는 순간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할 것이라 믿게 되고 그들 모두는 우리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정예의 요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을 것만 같지만, 이 책 속에, 아니 실제 그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금융계에 있는 은행이라는 이름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이윤 창출에만 목을 매고 있으며 그리하여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못하고 있는 이들은 그 곳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개미 지옥의 모습이었다.

 

은행,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 관념이 전혀 없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오로지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한다고요.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금융권에서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은행가가 되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죠. -본문

 

자본주의라는 이 구조가 이어가기 위해서는 빚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으며 부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돈을 쓰게 만드는 구조 속에 우리는 속해 있다. 그리하여 소비를 끝없이 권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 있는데, 이것은 심리적인 역습을 넘어서 고도의 마케팅화 되어 있는 자본주의의 또 다른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 사야지만 행복을 느끼는 듯한 착각, 그 풍요에 살아야만 우리는 행복을 느끼도록 조정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쇼핑은 패배가 예정된 게임이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정말로 행복하고 싶다면, 소비에서 행복을 착지 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서 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내 안의 감정을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본문

 

아무리 복잡한 그래프를 통해서, 때론 모든 종속변수들을 다 고려한 함수를 기반으로 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의 기반을 연구한다고 해도 늘 우리가 놓치는 문제들이 등장하게 된다. 케인스의 거시 경제 관점을 지나서 하이에크의 신자본주의를 거쳐 온 지금의 모습에서도 또 다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모두가 잘살게 될 거라는 아담 스미스의 예언도 틀렸고, 혁명이 일어나 자본주의가 무너질 것이라는 칼 마르크스의 예언도 틀렸다. 정부가 규제해야 한다는 케인스도, 시장을 믿어야 한다는 하이에크도 이제 더 이상 해결책을 주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심혈을 기울여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대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자본주의는 온갖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본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문제가 많은 자본주의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경제 관념을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이 고장 난 자본주의를 제대로 인지하고서는 우리에게 맞는 수정된 자본주의로 고쳐서 쓰자는 것인데 마지막에 가서는 '복지 자본주의'의 필요성에 대해 피력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면서 자본주의라는 것을 누구나 접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감히 묻고 싶다. 당신이 알고 있는 자본주의는 진짜인지 말이다. 소득불균형에서부터 복지의 불균형 등 뜨거운 감자고 대두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문제점을 고민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근본인 자본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이제까지 당신이 알고 있던 백의의 천사와 같던 자본주의는 허상이며 지금부터라도 곪아 터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본주의를 제대로 마주해야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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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이해하기> / 새뮤얼 보울스저

 

 

독서 기간 : 2013.11.20 ~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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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01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라클 2014-01-20 09:5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
 
단 한마디 말로도 박수 받는 힘 - 사람들 앞에 홀로 선 당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강헌구 지음 / 예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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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조용한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질문을 한다는 것은 교실 내에 일어날 수 없는, 그야말로 금기 시 되는 일종의 묵언의 약속인 냥,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그 동안의 모든 습관들을 바꿀 것을 종용하고 있었다. 팀플레이 과제에, 때론 단독으로 발표 수업을 준비해야 했고 이 모든 과정은 고스란히 점수로 학점을 옥죄어 오고 있었는데 실상 이러한 일들은 어떻게든 피하고만 싶은 수업이 아닐 수 밖에 없었다.

졸업장을 받고 나면 더 이상 강단에 설 일은 없을 것만 같았지만, 직장 생활 속의 매 순간 순간은 오히려 강단보다 더 힘겨운 순간들의 연속이었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이 순간만이 지나가기를 바라곤 한다.

그리고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예전의 그 오줌싸개는 지금 5,000, 만 명이 모인 곳에 가서도 한 시간 이상 자유자재로 소신을 말하고, 수 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TV생방송 특강을 하는가 하면,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강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중략)

학교에서 출석을 부를 때 대답도 제대로 못하던 오줌싸개 숙맥이 어떻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무대로 올라가는 '스타'들에게 감히 조언자로 나설 수 있게 되었을까? -본문

무대 위에만 서면, 아니 무대가 아니더라도 1: 다의 자리에만 서면 왠지 모르게 위축이 되곤 하는 나에게 있어 저자는, 나는 당신보다도 더 심각한 무대 공포증을 앓고 있던 이라는 고백과 함께, 이런 내가 이제는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여 자신이 이렇게 당당해 질 수 있었던 것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제목만으로 이미 어떠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암시하고 있는 이 책을 펼치며, 뻔한 스토리의 시작이겠구나, 하던 차에 본문도 들어가기 전에 그는 '프롤로그'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내려 놓으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그만큼이나 평범, 아니 어찌 보면 부족한 점이 가득했던 그가 이 책의 저자가 되어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서 왠지 모를 신뢰마저 느껴졌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이라는 느낌이랄까? 어찌되었건 반신반의 하던 책과의 조우는 프롤로그에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데 있어 근본적으로 고심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청자를 기반으로 하여 발표자가 어떠한 태도와 생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꼼꼼히 알아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는 미덕은 프레젠테이션의 순간까지도 꼬리를 붙어 따라다니고 있다. 죄송하지만, 혹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등의 스타트는 발표자를 겸손하게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발표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것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발언들이다.

그렇다면 청중 앞에선 발표자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저자는 사람들 앞에 서는 동안 청중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 청중의 마음을 얻는 것. 그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자는 청중보다 잘난 사람이 되기 보다는 못난 사람이 되는 것을 주창하고 때로는 그들에게 유머를 던지며 함께 웃기도 하고 설교가 아닌 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 있으니 바로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전달하려는 과욕이다.

그렇다. 발표자, 설교자, 연설가, 해설가, 교사, 강사들이 아무리 많은 개념을 퍼부어대도, 듣는 사람은 몇 개의 개념밖에 처리할 수가 없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개념을 던져주면 그들은 물 컵처럼 이해할 수 있는 것들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다 흘려버리거나, 과부화가 걸려 듣기를 포기할 수 있다. -본문

태양이 내리쬐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마지막으로"를 외쳐대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그 무엇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이곳에서 빨리 벗어날 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에 그 때는 연설이 아닌 고문과도 같이 느껴졌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청중에 있던 그 순간에 느꼈던 것들을 연설자로서 제대로만 이해하면 됐을 것을 이라는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그저 위치만 바뀌었을 뿐인데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화자와 청자의 순간을 이 곳에서야 하나로 합치된 느낌이다.

준비한 것을 다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더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프레젠테이션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끝나야 한다. 늦게 끝나는 것은 청중의 입장을 무시하는 태도다. 시간이 모자랄 땐 준비한 전부를 조금씩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금을 전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본문

어떻게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어 갈 것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프로강사가 되는 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프로강사를 꿈꾸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자는 그 꿈의 끝이 어디이든지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서 자신의 꿈을 좇아 갈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리하면 그 누구든 어디서든 타인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까지도 인도하고 있다.

어릴 적 오줌싸개에서 이제는 누구든 존경해 마지 않는 강연의 달인이 된 그의 이야기 안에는 프로 강사를 뛰어 넘은 인생의 주인공을 마주할 수 있다. 비전을 안고 있다면 누구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마법 상자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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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기술 / 김상규저

 

독서 기간 : 2013.11.17~1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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