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질문을 한다는 것은 교실 내에 일어날 수 없는, 그야말로 금기 시 되는 일종의 묵언의 약속인 냥,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그 동안의 모든 습관들을 바꿀 것을 종용하고 있었다. 팀플레이 과제에, 때론 단독으로 발표 수업을 준비해야 했고 이 모든 과정은 고스란히 점수로 학점을 옥죄어 오고 있었는데 실상 이러한 일들은 어떻게든 피하고만 싶은 수업이 아닐 수 밖에 없었다.
졸업장을 받고 나면 더 이상 강단에 설 일은 없을 것만 같았지만, 직장 생활 속의 매 순간 순간은 오히려 강단보다 더 힘겨운 순간들의 연속이었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이 순간만이 지나가기를 바라곤 한다.
그리고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예전의 그 오줌싸개는 지금 5,000명, 만 명이 모인 곳에 가서도 한 시간 이상 자유자재로 소신을 말하고, 수 백만 시청자가 지켜보는 TV생방송 특강을 하는가 하면,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강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중략)
학교에서 출석을 부를 때 대답도 제대로 못하던 오줌싸개 숙맥이 어떻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무대로 올라가는 '스타'들에게 감히 조언자로 나설 수 있게 되었을까? -본문
무대 위에만 서면, 아니 무대가 아니더라도 1: 다의 자리에만 서면 왠지 모르게 위축이 되곤 하는 나에게 있어 저자는, 나는 당신보다도 더 심각한 무대 공포증을 앓고 있던 이라는 고백과 함께, 이런 내가 이제는 매년 100회 이상의 강연을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여 자신이 이렇게 당당해 질 수 있었던 것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제목만으로 이미 어떠한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암시하고 있는 이 책을 펼치며, 뻔한 스토리의 시작이겠구나, 하던 차에 본문도 들어가기 전에 그는 '프롤로그'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내려 놓으며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동시에 그만큼이나 평범, 아니 어찌 보면 부족한 점이 가득했던 그가 이 책의 저자가 되어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서 왠지 모를 신뢰마저 느껴졌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이라는 느낌이랄까? 어찌되었건 반신반의 하던 책과의 조우는 프롤로그에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데 있어 근본적으로 고심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청자를 기반으로 하여 발표자가 어떠한 태도와 생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꼼꼼히 알아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는 미덕은 프레젠테이션의 순간까지도 꼬리를 붙어 따라다니고 있다. 죄송하지만, 혹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등의 스타트는 발표자를 겸손하게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발표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것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발언들이다.

그렇다면 청중 앞에선 발표자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저자는 사람들 앞에 서는 동안 청중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 청중의 마음을 얻는 것. 그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자는 청중보다 잘난 사람이 되기 보다는 못난 사람이 되는 것을 주창하고 때로는 그들에게 유머를 던지며 함께 웃기도 하고 설교가 아닌 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 있으니 바로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전달하려는 과욕이다.
그렇다. 발표자, 설교자, 연설가, 해설가, 교사, 강사들이 아무리 많은 개념을 퍼부어대도, 듣는 사람은 몇 개의 개념밖에 처리할 수가 없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개념을 던져주면 그들은 물 컵처럼 이해할 수 있는 것들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다 흘려버리거나, 과부화가 걸려 듣기를 포기할 수 있다. -본문
태양이 내리쬐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 "마지막으로"를 외쳐대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그 무엇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이곳에서 빨리 벗어날 수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에 그 때는 연설이 아닌 고문과도 같이 느껴졌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청중에 있던 그 순간에 느꼈던 것들을 연설자로서 제대로만 이해하면 됐을 것을 이라는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그저 위치만 바뀌었을 뿐인데 너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화자와 청자의 순간을 이 곳에서야 하나로 합치된 느낌이다.
준비한 것을 다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더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프레젠테이션은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끝나야 한다. 늦게 끝나는 것은 청중의 입장을 무시하는 태도다. 시간이 모자랄 땐 준비한 전부를 조금씩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금을 전부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본문

어떻게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어 갈 것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프로강사가 되는 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프로강사를 꿈꾸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자는 그 꿈의 끝이 어디이든지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서 자신의 꿈을 좇아 갈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리하면 그 누구든 어디서든 타인의 심장을 뛰게 할 수 있는,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까지도 인도하고 있다.
어릴 적 오줌싸개에서 이제는 누구든 존경해 마지 않는 강연의 달인이 된 그의 이야기 안에는 프로 강사를 뛰어 넘은 인생의 주인공을 마주할 수 있다. 비전을 안고 있다면 누구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마법 상자를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