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기분파 조리기능사 필기 (2013년 3월 개정법령 적용)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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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어릴적부터 빵집 딸래미로 살아왔던 나로서는 빵을 만들기 위해 반죽하고 그 반죽을 키워고 오븐에 굽는 이 일련의 과정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그저 식빵을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갓구운 식빵인지 아닌지를 손의 감각으로 먼저 알수 있었던 나로서는 내가 먹을 케익을 혼자 만들어 먹는 것이 유년시절의 나날이었는데 어언 십여년이 지나 이 제과제빵의 책을 붙잡고 보고 있으니 아버지 역시 피식 웃음을 지으신다. 당신이 왔던 수십년의 길을 딸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신 모양이다.  

 

 

 

지금 당장에야 이 길을 가겠다, 라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작은 북카페를 운영해보는 것도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먼 훗날을 도모하며 이 책을 마주하고 있는데 언제나 실기 시험이 그러하든, 책의 초반에는 앞으로의 공부 방향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를 알려주고 있고 생각보다 광범위한 책의 내용에 만만치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물시간에 배웠었던 내용들에 대해서 다시금 마주하게 되면서 오래전의 기억이지만 더듬더듬하며 내용들을 하나하나 채워가본다. 제과제빵 기능사에 이러한 내용들도 필요했다니. 그야말로 근본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는구나 싶다. 

그저 빵의 간을 맞추기 위해 들어가는 소금의 역할이 빵의 껍질 색깔을 결정하기도 하고 발효에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달걀이 들어가지 않는 빵은 있어도 소금이 들어가지 않는 빵이 없는 것은 바로 이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당신의 감으로 오븐을 보시던 아버지의 머릿속에는 빵이 알맞게 익어가는 모습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굽기 손실이나 굽기 손실음이라는 그 모든 내용들을 계산하고 생각해야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쉽지 않음을 또 다시 배우게 된다.

그렇게 한 권의 각각 단원들을 지나고 나면 상시 대비 모의고사를 마주할 수 있다. 이전의 배웠던 내용들을 복습하면서도 또 새로운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설을 통해서 다시금 놓쳤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데 묵직하기는 하지만 이 한 권이면 실기를 정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틈틈이 이 책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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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마이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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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사촌들과 노래방에 가면 마지막 노래로 꼭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부르곤 했다. 이 노래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라는 이유보다도 길게 노래를 할 수 있기에 선곡하곤 했었는데 당시의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이 노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위인들에 대해서 아는 이는 반절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마도 그것은 지금도 그리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초등학생을 위한 한국을 빛낸 100여명의 위인들>이란 소담주니어의 이 책을 마주하면서 어린시절 당시는 물론 지금도 그저 어렴풋이 알고 지나갔던 이들에 대해서 지금에서야 제대로 보게 되었구나, 라는 안도감과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이렇게 알고 가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그저 외우기 바쁘고 문제를 맞추는데 급급했던 역사 속의 시대상과 인물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놓은 이 책을 보노라면 100명의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그 안에 담겨 있는 이들이 어떠한 일을 하셨고 그것이 후대의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남게 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데 쉽고도 재미있게 쓰여져 있기에 역사를 흥미롭게 마주할 수 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금수강산'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강과 산'이라는 뜻이에요. 우리나라의 멋진 자연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요. (중략)
 
여러분도 이제 우리나라를 왜 '금수강산'이라고 부르는지 알겠지요? 사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나라의 강과 산이 마치 고운 비단 위에 알록달록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랍니다. -중략  

 단군 할아버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여 홍익인간의 뜻에 대한 풀이는 물론, 고구려의 동명왕, 백제를 건국한 온조왕, 신라를 세운 혁거세를 기점으로 이야기는 근대까지 계속 이어져 그 유구한 시간 속에 역사를 빛낸 이들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전해지고 있다

 

 1절의 내용이야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고 해도 그 이후의 등장 인물들에 대해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나로서는 이 책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 이러한 분들도 계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 한 분이 최무선에 대한 이야기다. 고려의 군인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화약을 만들어낸 발명가였던 그는 왜구의 침략 소식에 직접 자신이 개발한 화포를 발사해 왜구를 물리쳤으며 이로 인해 바닷가에 거주하던 고려의 백성들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농민 봉기를 이끈 홍경래와 의적 임꺽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무엇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할지에 대한 물음을 잊지 않은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그간 놓치고 있던 역사 속 인물들을 되돌아 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르's 추천목록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애플비북스 편집부저


 

 

독서 기간 : 2014.12.2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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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 1~3 세트 - 전3권
강형규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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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개>라는 제목을 보면서 대체 무

엇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만화인가, 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림에서 풍기는 것은 무언가 강렬한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이야기가 이미 영화화 확정되었다는 띠지의 문구를 보면서 어떤 내용이기에 이미 스크린으로 만들어질 준비까지 되어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만화에 대해서는 거의 본적이 없었기에 다른 것과 비교해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쓸개>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생생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것과 탄탄한 이야기에 다른 곳 눈 돌릴 틈 없이 3권의 이야기를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만에 완독했다. 그러니까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올해 읽었던 만화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만화였는데 읽고나서 과연 이것이 영상으로는 어떻게 보여질지가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세상은 이 남자가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무적자인 그의 이름은 '쓸개'이며 조선족인 엄마의 고향에서는 아이의 이름을 부모의 신체 부위 중 하나로 정하는 풍습때문에 그는 쓸개가 되었다. 장이 있어야만 존재 가치가 있는 쓸개는 그의 장기의 습성처럼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밖의 삶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가 있는 가게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죽음이 도래할 것이라는 양아버지의 경고에 그는 조용히 그 곳을 지키고 있다

 그러다 아버지의 죽음이 임박해왔을 즈음 이복동생인 희재가 등장하게 되고 그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쓸개의 어머니는 물론 그들이 숨기며 살아야만 했던 금 370kg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그 금과 함께 세상 밖으로이 첫걸음을 떼려 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가 그런 것처럼 종로로 향해 금을 처분하려 하지만 그곳에서 그는 수상한 기운을 감지하게 된다. 책을 통해서 마주했던 세상은 그가 알고 있던 것보다도 복잡다단했으며 평이하지 않던 그의 첫걸음을 그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판이한 모습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저 금을 처분하려 했던 그의 바람이 쉬이 펼쳐지지 않게 되면서 그는 장차식을 통해 김실장을 마주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세실리아라는 거대 기업의 움직임을 마주하게 된다

 어머니의 행적을 쫓는 과정 속에서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점점 더 방대하게 연결되어 쓸개의 앞에 나타나게 된다. 그의 친부인 길학수와 옥희철 간의 사건은 물론 금을 향한 인간들의 욕망이 한대 묶여 전개되는 이야기는 앞으로 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3권을 펼치면서 마지막 The End를 먼저 확인하며 이 이야기가 결말이 있구나, 라는 안도감과 그렇다면 이 한 권을 읽고 나면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다는 아쉬움이라는 양가의 마음을 안고 읽어 내려가는 그 속에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쓸개의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전해준다.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와 다시 시작된다는 이 이야기가 어디서 다시 시작될지, 그 이후의 행방을 그려보며 즐거움 가득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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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1~4 / 오영석저


 

독서 기간 : 201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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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도종환 지음, 공광규 외 엮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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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읽다 보면 어느 새 멍해져서 머리와 마음이 굳어져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웬만한 글을 읽어도 마음이 동하는 경우가 없는 듯 하다. 그저 지식의 한줄기를 얻었다는 순간의 감격이나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찰나의 감정들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지 못해 과연 이대로의 독서가 옳은 것인가, 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묵직한 무언가가 덜어지지 않던 요즘, 나의 이 문제를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들로써 조금은 덜어낸 듯 하다.

 좀처럼 시를 읽지 않는 나 역시도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은 그의 이야기들은 읽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마도 지나가다 보았다 한들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에 나의 그릇은 아직 편협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읽어 내려가는 그의 이야기들은 여름날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온 몸을 적시는 것이 아니라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처마 끝의 빗줄기처럼 그렇게 나에게 전해지고 있었는데 그 작은 울림들은 기어이 가슴 속 한 쪽을 시리게 만든 것이다.

<진눈깨비>로 시작하는 이야기부터 무언가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누이동생이 죽은 아이를 낳던 날 밤
 
진눈깨비가 내렸다.
 
영농기계대금이 밀려 보건소 언저리도 못 가보고
 
손바닥만 한 목숨을 얼어가는 풀뿌리 밑에 묻고
 
씻기지 않을 새벽 노을을 손에 묻힌 채
처가집 더부살이 더욱 기 꺼인 매제는 
 
도시락도 없이 재건조장 일을 나갔다. –본문 

이 안의 운율이든 심상이든, 함축적 의미든 시를 마주하면 꼭 알아야만 했던 모든 것들을 넘어서 그저 그날의 먹먹했던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작은 생명에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차디찬 땅에 다시 묻어야 했을 그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돈이라는 몇 장의 지폐가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쓸쓸히 아이를 떠나 보내야만 했던 그들의 마음은 어두운 날 내리는 진눈깨비조차 아프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그 눈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검은 고통으로만 밀려들었을 테니 말이다.

<조센 데이신타이>라는 시를 앞에 두고서 데이신타이가 무슨 말인지를 찾아본 순간 정적이 흐르게 된다. ‘조선 정신대의 일본어 발음이었던 데이신타이를 앞에 두고서는 그 영겁의 시간을 지나왔을 그녀들에 대해서 무어라 아무 말도 없이 숨어서 안타까워하는 나의 모습에 부끄럼만이 타고 오르게 된다.


관광 비행길 타고 제주도에 서울에 내려
 
사업인지 합작투자인지 꽃 같은 이 나라 처녀
 
몇 년이고 몇 달이고 데불고 살다
 
버리고 달아나도 또 오십사 뱃길을 열어주고
누구하나쓰다달단 말 한마디 없다믄요.
 
내 살 깊은 곳 찌르고 간 식민지의 낙인 하나
 
아직도 살갗에 흰 머리에 두터웁게 만져져요.
도라지꽃 우리 인생 꺼낼 말이 있을까만
 
그늘 속에 평생길 한번 피도 못한 도라지꽃
 
죄 없이 약한 저희더러 누굴 용서하라 하시나요. –본문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의 욕망의 그늘 아래 철저히 짓밟혀야 했던 여리디 여린 그녀들은 쓸쓸히 죽어가야만 했다. 아리따운 소녀였던 그녀들은 부모의 보살핌 아래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던 이들이었지만 이곳에서 그녀들은 삭풍에 바람 들어 손만 스쳐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적막 속에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그들의 노리개로 죽어가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눈을 감는 순간마저도 자신의 머리칼 만이라도 고향의 품에 전하고 싶었던 이들은 죽어야만 이 모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살아나 다시 제가 낫던 품으로 돌아온다 한들 그 누구도 그녀들을 반기지 않았다. 힘이 없던 나라의, 시대의 잘못이 아닌 마치 그녀들의 잘못인 냥 살아 돌아온 이들을 바라보며 환대는 커녕 오히려 그들의 삶을 부끄러워했으니. 그녀들은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 또 한번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지나왔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감옥에 있는 동안 그가 마주했던 제자들에게 하는 이야기들과 자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을 보노라면 이토록 따스한 이에게 가혹한 시간들만이 허락되는 것인지 가슴이 아련해진다.

모순투성이의 날들이 내게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심심하였으리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따면
 
내 젊은 날은 개울 옆을 지날 때처럼 밋밋하였으리 무료하였으리
 
갯바닥 다 드러나도록 모조리 빼앗기고 나면 안간힘 다해 당기고 끌어와
 
다시 출렁이게 하는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
 
고마운 모순의 날들이여
 
싸움과 번뇌의 시간이여 본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고스란히 받아들여 다시 지금의 활자로 삶을 농축시켜 전해주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짧은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처연한 마음이 들게 된다. 그만의 묵직함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는 내내 내게는 깊은 울림을 주었기에 그의 다른 이야기들도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을 마주했던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독서 기간 : 2014.12.2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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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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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장만이 남겨진 11, 올해의 마지막인 월간 샘터 12월을 마주하게 되었다. 똑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어둑한 길을 걸어 유일하게 해를 볼 수 있는 찰나의 점심시간과 퇴근할 때면 다시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겨울의 초입에서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샘터라니.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

 그 많고 많은 사건과 사고를 일일이 다시 끄집어낼 필요는 없겠지요. 아마 마음의 통증을 줄여주는 파스가 있다면 한 박스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2014, 올해의 나이테는 눈물 자국이 굵고 깊게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중략)
 
폭풍을 뒤집어 놓은 강물도, 태풍이 뽑아버린 숲도 한 해의 마무리 땐 고요하고 유유자적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어찌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아픔과 눈물을 강물과 숲이 잊을 수 있겠습니까.
 
강물도 숲도 침묵의 시간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본문

 

 이달에 만난 사람들에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을 만날 수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자 SK 최태원 회장의 부인으로 더 널리 알려진 그녀가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런 그녀가 디지털 아트라는 책을 발간했다고 한다. 대기업 회장의 부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녀는 모든 것들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어찌하여 그녀가 예술 계통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일까, 라는 호기심이 일게 되는데 현대 미술에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던 당시 생존 전략 차원에서 디지털 아트를 선택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디지털 아트는 좀 더 대중들에게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예술과 대중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 

 뿐만 아니라 전쟁 중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빈 속과 마음을 채워주었던 친정어머니의 생떡꾹을 기억하며 김종순 할머니의 생떡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따스함이 가득 담긴 이 생떡국의 부드러운 식감을 실제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장간에서는 물건만 팔지 않는다. 망가진 연장을 고쳐주는 것도 중요한 일거리다. 류 씨는 조금만 손보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이 그냥 버려지는 세태가 안타깝다. 그래서 이문이 거의 남지 않아도 선뜻 수리를 맡는다. 호미자루 고치는 데 1천원, 해머자루 고치는 데 3천원이니 나무 값만 받는 셈이다. 목 부러진 해머자루를 고치러 온 공사장 인부, 낫자루를 바꿔달라는 아주머니, 칼 갈아 달라고 오는 식당 주인 류 씨의 대장간을 찾는 손님들은 오래 가는 물건의 힘을 아는 이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단골이 되어준 덕분에 형제대장간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문

 이제는 쉬이 만나볼 수 없는 대장간의 모습을 류상준 대장장이를 통해 마주할 수 있는데 47년간의 대장장의 삶을 지내느라 청력이 나빠지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를 찾아오는 단골이 있기에 그는 오늘도 쇳덩이를 두드리고 있는데 수 많은 이들의 응원에 오늘도 힘을 내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멀리서나마 그에게 힘을 보태본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하는 11월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도록 이번 샘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따스함이 가득했다. 남은 2014년을 조금 더 힘차게 보낼 수 있도록 샘터의 훈훈함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보내봐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샘터 2014.11 / 샘터 편집부


  

 

독서 기간 : 2014.10.23~10.24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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