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되었을까? - 선택과 모험이 가득한 인류 진화의 비밀 속으로
이상희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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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인류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아주 오래 전의 인류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먼 과거에 살았던 존재를 연구하기 때문에 발굴된 화석 등의 자료를 토대로 추정하고 검증하면서 전체 틀을 잡고 내용을 채워야 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서술된 대부분의 역사서들이 그렇듯 고인류학의 연구 경향에도 남녀 차별의 편견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 과거의 인류 혹은 인류와 관련이 있는 존재들도 남녀의 역할을 구분되어 있고, 남성을 여성보다 우월한 이미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몇 가지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낸다. 먼저 ‘두 발 걷기’와 ‘슬로 라이프’를 든다. 두 발 걷기는 다른 인류 계통, 혹은 유인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인류의 첫 번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보다 넓은 시야와 양손의 사용이 자유로워진다는 이점을 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슬로 라이프로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성장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에 따라 생애는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산모의 출산 과정을 통해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회적 동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 부분도 눈길을 끈다. 원숭이의 경우 아기를 낳을 때 조용한 곳에 혼자 가야 불안을 느끼지 않고 출산을 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태어난 아기는 공동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성장한다. 이렇게 협력하는 방식으로 생존율을 높여온 측면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조건은 ‘큰 두뇌’다. 200만 년 전쯤 지역에 따라 빙하기와 건조하고 습윤한 시기가 반복되는, 인류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두뇌의 용량을 늘리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연구되었다. 즉 한 가지 방법으로만 살 수 없게 된 인류는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야 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기후의 주기적인 변화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를 축적하게 했을 것이고 이 정보 축적의 기능이 발달하면서 두뇌 용량이 늘어나는 한 요인으로 보는 것이다. 이 책의 3장은 전반적으로 사회적 두뇌 가설의 내용을 다룬 것으로 보면 된다.

 

인간다움의 네 번째 조건은 ‘도구 사용’, 다섯 번째 조건은 ‘긴 다리’다. 이 둘은 다른 특징인 ‘두 발 걷기’와 연결되는 특성이다. 모두 좀 더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진화의 특징들이다. 도구의 사용은 더 나은 조건의 음식 섭취 문제, 긴 다리는 더 나은 생존 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이동 전략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 전략들의 수행을 위해서는 두뇌의 발달이 필수이기 때문에 사실 이 책에서 거론하는 모든 인류의 특징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인류의 계통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약 500만년 전쯤부터이고, 이후 살아남은 대표적인 세 가지 생존 전략이 특징이다. 먼저 뭐든지 먹을 수 있는 막강한 저작근과 키 1미터에 500cc 두뇌를 가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 같은 1미터 키에 석기를 만들어 세밀하게 사용할 줄 알았고 작은 저작근에 600cc 두뇌를 가진 호모 하빌리스, 석기로 사냥이 가능했고 고기 섭취가 자유로웠으며 900cc 두뇌에 180센티미터의 키를 가진 호모 에렉투스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특징은 호모 에렉투스가 보여주고 있다.

 

지금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 부른다. 다른 인류는 멸종했다. 하지만 이것이 현생 인류의 유일한 생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전자 생명공학의 발달로 다른 인류 계통 간의 교류가 확인되면서 알게 된 호모 사피엔스 안에 있는 다양성의 근원은 현재 우리 인류가 서로 다른 구성원이나 계층, 집단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에 대한 인류학적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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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
김찬기 지음 / 좋은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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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쉽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인류의 삶을 바꿔놓을 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런 서비스가 유튜브 이전에 없었던 것도 아니다. 내 기억으로도 국내에 ‘판도라TV’ 같은 UCC 공유 서비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지금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서비스 형식을 정말 일찍이도 시작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 이 서비스들이 낳은 황금알은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외국에서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유튜브를 한다는 것이 이제 어엿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물론 그것은 많은 구독자와 조회수를 확보했을 때 이야기다. 하지만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생각하고 있다. 이미 시중에 많은 유튜브 입문서들이 넘칠 정도로 많이 나와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출간된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는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을까?




 



가장 큰 특징은 저자 김찬기 씨가 불과 2년 전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한 달이 지나 첫 영상을 올렸다는 이력이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박을 꿈꾸었던 저자는 바로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유튜브를 위한 영상제작을 위해 열공 모드에 들어갔고 실제 영상제작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6개월 만에 1,000명의 구독자와 시청시간 4,000시간을 달성하여 모두가 꿈꾸는 수익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관련 지식으로 대학강의까지 나가게 되었는데, 이 기간이 결코 긴 기간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다시 말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유튜브 지식이 이 책에 압축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내용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유튜브란 무엇이며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하며, 마케팅 효과 즉 얼마나 돈이 되는지 보여준다. 그 다음 채널을 만드는 것은 쉽다. 문제는 어떤 주제로 채널을 운영할 것인가이다. 먼저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여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만 좋으면 안 된다. 보는 사람에게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제작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파악해야 한다. 돈, 장비, 시간,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등에 대한 파악이다.







유튜브를 들어가면 수많은 섬네일 이미지들이 보인다. 여기서 눈에 띄어야 많은 사람들이 보러 올 것이다. 이 책은 ‘채널 디자인’에 도움을 주는 무료 사이트를 소개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것은 한 권의 책을 쓰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제작 전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해두거나 이미 구상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기획서 작업이 필요하다. 촬영장비는 요즘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서 이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좀 더 세련된 결과물을 위해 필요한 웹캠, 미러리스 카메라, VDSLR, 캠코더, 액션캠, 드론, 마이크, 조명, 삼각대, 짐벌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영상제작을 위해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카메라 기초지식, 영상촬영 기법, 다양한 저작물 사용을 위한 정보, 생방송 진행 관련 정보까지 두껍지 않은 분량에 필수적인 지식을 녹여낸 저자의 노하우를 잘 습득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조금씩 수익을 늘려나갈 수 있는, 실속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기에 이 책은 좋은 디딤돌이 되어줄 것으로 생각되었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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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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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링’. 동식물이 겨울을 나는 것, 나아가 해당되는 모든 존재들이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겨울의 속성을 인생의 맥락에 대입해보면, 겨울은 시련을 의미한다. 견뎌내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시련. 때로는 그것을 이기거나 넘어가지 못해 그대로 멈춰서 버린 채 영원까지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고난과 절망이 새로운 희망과 성장, 부활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되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축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도래는 자연의 섭리이며, 그래서 순환적이고 필연적인 속성을 갖는다. 인생의 겨울 역시 시기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 인생에 찾아오는 겨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소중한 기회로 바꾸며 의미 있게 살아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10월에서 이듬해 3월로 이어지는 기간을 바탕으로 사이사이에 있는 저자의 개인적 체험이나 만남, 이벤트, 자연 현상 등에서 나온 경험들을 재구성하여 겨울이 가지는 의미와 연결한 다음 인생의 장애물, 고난, 시련 등이 지닌 깊은 의미를 이끌어내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식물과 동물은 겨울과 싸우지 않고 준비하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특성을 인간적으로 환원하면 그것은 곧 충전과 회복의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흔 번째 생일 즈음에 남편의 갑작스런 맹장염으로 원래 있던 삶에서 궤도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는 공교롭게도 저자 자신이 그간의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인해 질병의 징후가 나타나면서 쉬게 된다. 갑자기 여유로워진 시간에 저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런 과정에서 분주한 삶을 살았을 때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인식하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반대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조용한 삶을 다시 되찾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겨울의 길목에 있는 핼러윈의 원래 의미를 밝힘으로써 겨울의 이미지와 연결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깨닫게 한다. 하얀색 이미지가 쉽게 연상되는 병원을 특별한 유형의 겨울로 정의하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또 겨울 하면 동면하는 동물이 떠오르는데, 이 겨울잠의 이미지를 인생에서 쉬어갈 수 있는 경계 공간으로 정의하여 인생의 겨울을 재충전하는 공간으로 환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잠은 죽은 공간이 아닌 재생의 특별한 영역으로 취급된다.

 

이 책은 인간 사회와 자연 환경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윈터링’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통과하고 있는 겨울이 차갑고 혹독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오히려 우리 안에 그것을 더 밝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것으로 바꿀 힘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 요즘 시기에 여러모로 잘 어울리는 내용과 디자인, 정서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느낌을 더해줄 것 같다.

 



*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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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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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통찰과 인문학적 감성의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는 멋진 글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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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비행
헬렌 맥도널드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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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연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 중심의 관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말한다. 다른 시선으로 본다는 것은 세상 모든 생명과 사물의 가치와 소중함을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친밀한 느낌의 자연의 풍경과 그것을 꾸며주는 계절의 변화는 부쩍 그 양상이 달라졌다. 익숙했던 것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과거의 추억이 되었으며,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에 깊은 회한이 들어선다. 전반적인 책의 분위기는 이렇게 진행되며 자연과 동물뿐만 아니라 저자의 개인적인 삶의 궤적,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교훈과 진리 등이 다채롭게 엮여 있는 책이다.

 

둥지를 주제로 한 글에서는 새로운 세계로 나오기 위해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새알 속 어린 생명의 특별한 힘을 통해 인간의 상처, 외로움과 아픔의 의미를 성찰하면서 두 날개로 힘껏 날아오르는 어린 알 속 생명의 미래처럼 저자 자신의 삶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왔음을 상기하며 눈물을 흘린다.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갈등, 동물을 단순한 객체가 아니라 피와 살로 이루어진 생명체일 뿐만 아니라 야생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존재로 인식하는 것의 중요성까지 거론한다. 앵무새 이야기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 짧지 않은 순간, 아름다운 영원을 품은 듯 펼쳐진다.

 

야외 도감을 주제로 한 글에서는 간략한 자 도감의 변천사와 함께 아울러 오늘날까지 발전해온 탐조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연에서 새를 식별하며 경험하는 지적인 즐거움이 점차 자연친화적이고 윤리적인 수준으로 변화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의 관점에서 단순하게 비춰지던 자연이 비로소 복잡하고 다양하면서도 아름답고 놀라운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지식과 경험의 매개체로서의 야외 도감의 역할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과거에 깃든 다양성, 존재의 진정한 힘... 이것이 파괴되는 시대에 인간의 미학적 조경과 자연의 윤리적 풍경을 일치시키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 중 하나다.




 



고층 건물을 주제로 한 글에서는 창공, 그러니까 우리 머리 위의, 우리가 올려다보는 확 트인 공간도 텅 비어 있는 곳이 아닌 다양한 생명체로 가득한 광대한 서식지임을 알려준다. 오히려 고층 건물이 광대한 하늘에서 바다의 심해 잠수정 같은 역할을 해 보통의 인간은 접근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게 해주고 자연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전초 기지 혹은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도시 문명의 역설을 느낄 수 있다. 또 생태학과 창공의 관계를 연구하는 ‘항공 생태학’이라는 과학 분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밤하늘을 비추는 고층 건물의 강렬한 조명은 새들로 하여금 이동 경로를 이탈하게 하거나 어지럽게 하여 생명을 잃게 할 위험이 높다. 이밖에 도시의 건물이 가진 특성으로 인해 뉴욕에서만 한 해에 1만 마리 이상의 새들이 죽는다고 한다.

 

철새인 찌르레기가 무리를 지어 수많은 개체가 마치 하나의 개체인 것처럼 움직이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생존을 위한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저자는 철새의 이동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로부터 유럽의 대규모 난민 이동과 그것을 막으려는 국가들의 통제 정책과 사람들의 인식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고민한다.

 

여왕개미는 한 번의 혼인 비행, 즉 짝짓기를 통해 받은 정자를 저장해서 이후 30년 동안 이용하며 산란한다고 한다. 개미들과 포식자들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축제가 벌어지는 창공을 보며 세상에 작동하는 섭리의 증거를 본다. 그 섭리는 사람을 겸허하게 한다. 저자의 만성 증상인 편두통과 지구 생태계의 전반적 파괴 현상을 연결시켜 거대한 문제에 바로 대응할 수 없도록 전략적으로 설계된 인간 뇌, 혹은 진화심리학적 작용에 대해 사색한다. 이윽고 저자는 종말적 현상과 전망에 반응하는 현대의 묵시적 사고방식은 모든 게 끝이라는 절망이 아닌, 우리에게 다시 되돌릴 만한 충분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통찰에 이른다.

 

겉보기에 숲은 나무와 나뭇잎, 흙으로 이루어진 공간 같지만 버섯의 존재를 깊이 알게 되면 숲 아래에서 거대한 생명 순환의 균근 네트워크를 이루며 모든 숲속 살아 있는 것들의 기본적인 젖줄 역할을 하는 균류의 광대함 신비함을 확인할 수 있다. 버섯은 숨겨진 생명의 신비가 깃든 존재인 것이다. 겨울 숲은 여름 숲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능성과 잠재성,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시간과 역사에 관해 사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는 저자만의 독특한 성찰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혹은 태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일식 때 태양과 달의 가장자리가 처음 맞닿는, 작은 어둠으로 가려지기 시작하는 첫 순간을 퍼스트 컨택트, 완전히 가려지는 두 번째 접점을 세컨드 컨택트라고 부른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일식이라는 길지 않은 순간을 통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죽음과 부활의 메타포를 이끌어내는 저자의 풍부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천문생물학자이자 행성지리학자인 나탈리 캐브롤과의 만남을 통해서는 지구 너머 행성에서 생명을 찾는 과학적 탐색과 삶의 의미를 찾는 영적 탐색이 어떻게 서로 연결될 수 있는지 그 심오한 의미를 탐색한다. 과학과 영성, 존재의 이유에 대한 질문과 해답은 이 책의 중심 주제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과 변화의 풍경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들은 하나하나가 거듭 읽어보고 싶을 만큼 수려하다. 과학과 인문학적 감성의 균형과 조화가 무엇인지 이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무엇보다 읽는 동안 번역이 무척 잘되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번역문인데도 문장을 읽는 데 전혀 부대낌이 없으며 마치 유려한 한국어 산문을 읽는 것처럼 편안했다. 원문의 느낌을 한국어로 살리는 저자의 실력이 다른 번역서들까지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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