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 2022 - 글로벌 리더들의 미래 전략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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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글로벌 공동체적 차원에서 미지의 세계에 접어든지 3년차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혼란은 계속되고 있고, 새로운 시대로 가겠다는 건지, 이전 세계관에 여전히 희망을 품고 공멸의 길로 가겠다는 건지 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당연히 망하지 않는 길로 가야되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그동안 누려왔던 단맛에 길들여져 있는 탓에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삶의 양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에 적지 않는 거부감이 일어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서,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세계의 경제와 사상을 이끌고 있다고 일컬어지는 저명인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올해도 여전히 이어진 “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에서 어떤 대책과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마이클 샌델과 민주당 송영길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화에서 눈길을 끈 내용은 바로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다.







팬데믹 위기가 글로벌 네트워크로 인해 더욱 빠른 속도로 전파된 것 때문에 특정 영역에 있어서 민족주의나 자국민중심주의같은 폐쇄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결과 연대는 중요한 가치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사회적 약자들이 능력적으로는 뒤떨어진다해도, 엄연히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서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세계는 약육강식의 논리로만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과 관련하여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필수적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함을 느꼈다. 가장 어렵고 열악하며,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높은 대우와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과 부의 불균형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이 이번 시즌에도 드러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경제적 차원에서는 부의 불평등이 시한폭탄처럼 여전히 불안요소로 존재하고 있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혁신적 개념인 ESG 역시 팬데믹의 대두와 더불어 핵심적인 의제로 등장했다. 기후변화와 인플레이션, 환경오염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현 시대의 문제에 대해 ESG 개념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팬데믹 위기가 덮치면서 나타났더 현상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지구적으로 봤을 때는 매우 조용하고 환경이 개선되는 듯한 신호를 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들의 생각에는 이것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지난해에 이어 계속해서 들었다. 즉 완전한 체질 개선에 대한 인식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과연 이 정도의 개선책과 처방으로 우리가 맞닥뜨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길게 남는 내용들이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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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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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글쓰기라고 하면 방법적인 측면에서 많이 접근한다. 하지만 어떻게 잘 쓸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왜 써야 하는 것일까이다. 그리고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접근 방법에서 후자의 관점을 잘 녹여내고 있다. 왜 써야 하는가? 글쓰기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글을 쓰는 주체가 향후 글쓰기를 통해 삶을 어떻게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방향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전적인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쓴다’는 행위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많이 배우고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법이나 이론적인 부분이 취약하더라도 꾸준하게 일기나 메모를 하는 사람들로부터 기존의 글쟁이들보다 더 깊이 있고 빛나는 통찰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글쓰기가 본질적으로 신체적 활동이라는 특성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글쓰기에 있어 글 쓰는 ‘몸’ 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글쓰기의 종류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문학의 범주에 속하는 시나 소설 평론 등이 있고, 학술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논문처럼 전문적인 글쓰기, 또 가전제품 등의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설명서의 글,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독학을 위해 쓰여진 학습용 글 등이 있다. 이런 글쓰기들은 기본적인 지식과 해당 글의 양식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 책은 그것보다 한결 더 편안한, 그렇다고 쉬운 것은 아닌 ‘에세이’를 중심으로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글쓰기는 자기만의 고유한 관점을 갖는 것이며, 폭력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대상화하여 파악할 수밖에 없는 인간 습성의 한계에 부드러움과 관용을 덧입혀 친절한 거리두기로 타인과 세계화의 조화를 지향하게 한다. 그래서 글쓰기가 주는 가장 큰 효과 중에 하나가 자신에 대한 객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들려주는 글쓰기에 대한 관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글쓰기 그 자체보다 글쓰기를 둘러싼 다양한 맥락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을 쓰는 동기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 것이라거나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이나 보상을 얻는 것, 명예를 높이는 것, 관계를 확장하는 것 등 꼭 자기 안의 순수한 동기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세속적인 이유들을 매우 긍정적인 측면에서 언급하는데, 이것이 매우 설득력 있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글쓰기 역시 치열한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글쓰기와 욕망은 조화와 균형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쓴 글조차도 공공재의 관점에서 보는 저자의 시선도 흥미롭다. 사실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일은 인류가 발견한 문자라는 도구에 빚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인류의 경험과 지혜가 결합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쓴다는 행위는 중심에서 주변으로 확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글쓰기는 자기를 위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유익에 기여하는 매우 멋진 일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편안하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은 통찰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한결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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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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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행위는 인간에게 있어 어떤 의미에서는 축복과도 같다. 왜냐하면 죽을 때까지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간혹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봤다는 사람, 인생에 통달한 듯 더 이상 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난 황당할 뿐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배우고 숙달된다 한들 또 다른 새로운 분야는 차고 넘치며, 새로운 지식과 그것을 적용할 상황은 무한에 가깝다.







그래서 허무를 이유로 인생의 의미를 격하시키거나 삶을 비하하는 모든 사람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새로 배울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할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에게 문제는 좁은 시야와 게으른 성향일 뿐이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의 저자 심혜경 씨는 그런 점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은 분이다. 저자에 따르면 공부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와 연결되는 점을 더 많이 생성시키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풍성하게 한다. 그래서 저자는 삶에서 하고 싶은 일에 따르는 모든 행위를 ‘공부’와 연결시킨다.

 

물론 이 책이 말하는 공부는 우리의 입시 공부나 취업 준비와는 결이 다르다. 이것은 장기전이다. 지속적으로, 오래, 즐겁게,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으로 얻는 성취감이 최대의 보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공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의 삶에 갇혀 생각이 더 이상 자라지 않을 때, 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유효한 것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어 공부의 유용함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언어 공부는 그 자체로 연결되는 지식이 많기 때문이다. 또 좀 서투르더라도 부끄러움이 덜하다.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배움을 습관 삼아 온 저자에게 특히 외국어 공부는 번역가라는 새로운 직업을 천직처럼 가질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이것은 뭔가에 쫓겨서 한 것이 아니라 즐겁게 공부하는 가운데 온 기회였다. 자신의 삶과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이다.







살기 어려운 시절에는 평생학습의 개념도 없었다. 그리고 어떤 기술 하나를 섭렵하면 그걸로 평생을 먹고 살아야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져 한 사람이 인생의 단계에 따라 여러 직업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일반적인 삶의 영역에서도 학습은 점점 필수적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삶을 더욱 즐겁고 의미 있게 한다는 것은 최근에야 조금씩 인식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죽는 순간까지 열정과 흥미를 잃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약간의 머리 아픔은 감수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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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그리다 - 예술에 담긴 죽음의 여러 모습, 모순들
이연식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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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와 가까이 맞닿아 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꺼린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리의 언어 습관에 죽는다는 말은 여러 형태로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인 게 ‘~해 죽겠다’ 같은 표현이다. 그리고 장난치다가 농담처럼 ‘죽을래?’같은 표현도 사용한다. 큰 해를 입히려는 의지를 정말 사람을 죽일 것도 아니면서 ‘죽여버리겠다’, ‘넌 죽었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강한 뉘앙스를 싣기 위한 방법으로 죽음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도 실제로 죽음에 대해 마주하는 인간의 심리는 무겁고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이런 심리는 인류 역사에서, 특히 예술에서 주목하는 주요 주제 중 하나로 항상 관심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신간 『죽음을 그리다』는 예술 작품에 나타난 죽음의 모습들을 바탕으로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식을 탐구한다.







책에 소개된 작품 중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전노의 죽음’은 돈과 물질도 죽음 앞에서는 전혀 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반대로 죽음조차도 돌이키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을 생각하게 한다. 또 가에타노 프레비아티의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라는 작품은 성적으로 절정인 순간에 두 사람이 한 칼에 꿰어 죽은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이 작품은 죽음의 순간이 어떤 감정으로 채워질 수 있다면, 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쾌락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가장 좋은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특정인의 죽음이 여러 작품으로 조명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프랑스 혁명 정부의 지도자이자 유명한 저널리스였던 장 폴 마라라는 인물은 칼에 찔려 죽었는데, 어느 날 사를로트 코르데라는 젊은 여자에게 칼로 살해당한다. 이 사람의 죽음은 죽음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여러 정치적 입장이 투영되거나 그를 죽인 여인이 작품의 주제로 다수 다뤄지는 등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준다. 이후 마라의 죽음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프랑스 사회의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로 재탄생하는데, 한 사람의 극적인 죽음이 예술의 영역과 사회적 차원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한편 좀 기괴스러운 것들로는 자살자나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다. 특히 사울이나 유다처럼 성경의 인물들이 시대와 문화의 영향을 보여주며 다양하게 그려졌고, 세네카 같은 유명한 정치인의 죽음이 보는 관점에 따라 의연하게 그려진다거나 초라하게 그려진 대비를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책은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조각품과 사진 작품도 더러 소개된다. 모두 죽음을 향한 인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인식을 투영한다. 책 말미에는 죽음을 통찰하는 여러 정의들이 인용되는데, 나는 하루키의 문장이 생각났다.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잠겨 있다” 죽음과 삶은 맞닿아 있다. 오직 인간만이 그걸 다른 색채로 덧씌우려 하지만, 결국 그것이 사실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 바로 인생의 참된 겸손과 성숙이 찾아오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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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의 세계 - 세상을 뒤바꿀 기술, 양자컴퓨터의 모든 것
이순칠 지음 / 해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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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BS에서 방영중인 ‘위대한 수업’ 시리즈 중 하버드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리사 랜들 교수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내게는 굉장히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우리의 사소한 삶과 우리를 둘러싼 사회와 국가에서 시작해 인류 역사는 물론이고 지구 전체, 나아가 태양계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근본적인 물리 법칙이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의 감정이나 철학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다만 삶과 죽음의 근원적인 해답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심오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거시 세계의 법칙이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까지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리사 랜들 교수의 강의였다면, 오늘 소개할 이순칠 교수가 쓴 『퀀텀의 세계』는 또 다른 차원에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퀀텀, 즉 양자의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보다 더 작은 미시세계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이다. 이 현상이 인류에게 더 특별하고 특이한 것은, 인간의 직관과 관습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를 살게 되었을 때, 0과 1의 이진수 체계는 인간의 감각에서 그렇게 벗어나는 원리가 아니었으므로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만으로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양자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근본은 이것, 그리고 저것과 같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을 초월하여 이것이거나 저것의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인간의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는 물리적 상태가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충격을 주었다.

 

양자 현상의 가장 큰 특징은 관찰 대상이 관찰 주체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인데, 예를 들어 관찰자가 관찰을 시도하면 관찰 대상인 양자가 그것을 알아채고 뭔가를 숨기듯 고유의 속성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만 관찰자의 개입이 일어나면 적어도 보이는 차원에서는 그 모습과 속성이 저절로 바뀌는 것 같은 이 현상은 저자의 표현처럼 ‘알 수는 있어도’ ‘이해할 수는 없는’ 지식으로 인류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0과 1, 그리고 0이거나 1일 수 있는 물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앞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는 양자컴퓨터의 현재와 미래를 알려주고 있는데, 핵심은 양자알고리즘으로 바탕으로 한 양자 전산이 구현 가능한 하드웨어의 개발이 얼마나 빨리 실현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구글 같은 곳에서 현재 기준으로 가장 뛰어난 양자컴퓨터를 완성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실감할 만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은 빅데이터와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외의 영역에서는 물리학자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만큼 미래 모습에 대한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다. 우주를 중심으로 한 거시세계에 대한 연구와 양자 세계를 중심으로 한 미시세계의 탐구가 전 세계에 걸쳐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양자 세계의 불확정성은 과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의 영역까지 하나의 고리로 이어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삶의 전 영역, 다시 말해 모든 학문적, 실용적, 현실적 부분에서 근본부터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핵심에 양자역학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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