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 저성장 시대 고속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경제 패러다임
마오웨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보아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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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유튜브 열풍으로 인해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구독이란 개념은 유튜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구독은 일정한 기간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한다는 개념인데, 이 개념은 보통 인터넷 시대 이전의 신문이나 잡지 등의 출판물을 정기구독이란 형태로 구입하고 받아보는 형식이 일반적이었다. 구독 기간에 따라 좀 더 저렴하게 볼 수 있거나 구독 기간 중에 가격이 인상되어도 이전 가격으로 볼 수 있는 혜택 정도가 떠오른다.

 

그런데 구독의 역사는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다. 이 책에 따르면 구독의 역사는 17세기 초 ~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최초로 구독 출판물이 등장했고, 이는 거의 후원회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대적 구독 형태도 나타났다. 1671년에 구독을 통해 극장이 건설되고 개장되었는데, 이는 사실상 오늘날의 크라우드 펀딩, 주주 개념과 가깝다. 그리고 교육 분야에서도 이미 구독 형태의 수업이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전통적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최근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비교하면서 구독 경제 시스템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미래 비즈니스 모델로서 주류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구독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개념과 수익 구조,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과의 차이점 등을 설명한다. 가장 눈에 띄는 개념은 진정한 의미의 고객/사용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경제 활동을 하면서 ‘소유’보다 ‘경험’ 중심으로 소비에 대한 개념과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2부에서는 바로 이러한 변화된 소비 경제의 흐름을 통찰하고 과감하게 변혁을 실천하고 대성공을 거둔 10개 업체를 소개한다. 이 10개 업체는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10가지 구독 모델의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카테고리는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의 두 가지 형태다. 이중 첫 번째 ‘데이터베이스 모델’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이해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두 번째는 뉴욕 타임즈의 디지털 체제 전환으로의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서술된 ‘디지털 유료 구독 모델’이다. 100년이 넘는 전통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뉴욕 타임즈를 더욱 공신력 있으면서도 상업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세워나갈 수 있었는지, 그 험난한 여정이 잘 소개되어 있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클라우딩 구독 서비스’다. 여기서는 먼저 'SaaS', ‘PaaS', 'IaaS'로 표현되는 플랫폼 기반의, 다시 말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는 구독 모델과 함께 ‘세일즈포스’, 그리고 비슷한 계열인 ‘트윌리오’ 등의 기업을 소개한다. 특히 ‘세일즈포스’라는 기업이 중요한 이유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통용된 라이선스 기반의 사업 모델에서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으로 시도하고 성공을 거둔 사례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카테고리이자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인 ‘구독제 전자상거래’ 모델이다. 여기서는 패션과 뷰티 관련 기업들이 소개되는데, 특이한 점은 바로 사용자 데이터와 알고리즘, 그리고 인간의 협업이 만들어내는 성공 스토리다. ‘스티치 픽스’라는 회사가 바로 그 예를 보여주는데, 요즘 ‘추천 알고리즘’의 장단점에 대해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기술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보여 꼭 읽어보길 바라는 부분이다. 이밖에 공유옷장 모델을 통해 구독 경제의 특징인 ‘경험을 위한 시간’을 산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하는 렌탈 경제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잎시’라는 화장품 업체의 사례를 통해 한 명의 열정적인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전자상거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네 번째 카테고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마존의 성공 사례가 나온다. 바로 ‘멤버십 패키지 모델’이다. ‘아마존 프라임’으로 대표되는 차별화된 회원 서비스를 통해 유료 회원과 비유료 회원의 질적인 경험의 차이를 일으켜, 결국 구독제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로서 우리 앞에 서 있는 기업이 바로 ‘아마존’인 것이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아마존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모든 문화생활을 거의 다 누릴 수 있는, 독보적 온라인 생태계 모델은 ‘쿠팡’ 등에서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사례였다.

 

 

 

 

 

 

이 책의 3부에서는 바로 이런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구독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꾀하는 기업들을 위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 경험을 가장 우선하는 소비 형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기존의 단발성 매출, 즉 거래가 끝나면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사실상 종료되는 것이 아닌, 정기적 지출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상호 간의 신뢰와 성장이 전제되어야 하는 모델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저렴하게 폭넓고 즐거운 소비 경험이 가능하고, 기업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지속적인 순환매출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진정한 의미에서 고객, 즉 사람이 된다. 더 구체적으로는 사용자 경험 데이터라고 해야겠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비슷한 맥락인데,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일방향이 아니라, 앞서 말한 것처럼 기업과 소비자/사용자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다시 말해 쌍방향의 가치 협동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입장에 설 수도 있는 비즈니스 모델임을 의미한다. 그리고 기업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의 관계에서도 ‘개방과 협력’이라는 가치를 추구함으로 구독 비즈니스 모델에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한 사례로 ‘MS'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재도약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유지되는 조건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이제는 ‘소유’에서 ‘경험’을 사고파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것은 고갈되는 지구 자원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렌탈 경제도 뜨고 있는 것 아닐까? 어찌되었든 돈은 돌고 돌아야 하고, 이런 시스템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탐욕이 멈추지 말아야 하는데, 소유에서 그 답이 거의 다 나온 것 같으니 이런 아이디어가 나와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구독 비즈니스가 주가 되는 소비문화가 점점 피부로 와닿고 있으니, 이 책은 참 적절한 시점에 읽혀진 것 같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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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제작 무작정 따라하기 - 온라인 수업을 위한 자료 제작부터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까지!
문택주.정동임 지음 / 길벗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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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장 대박을 터뜨린 기업이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ZOOM’일 것이다. 워낙 초반에 줌이 돌풍을 일으켜서인지 이후 다양한 화상회의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좀처럼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온라인 수업 제작 무작정 따라하기」는 교육과 기술이 결합된 ‘에듀테크’의 관점에서 현장에 있는 교육의 주체가 되는 선생님들을 위해 온라인 화상회의 기술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요즘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배워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드는 데 있어 최고라 할 수 있는 길벗 출판사의 작품이라 더 큰 기대가 된다. 물론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모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소장 가치가 높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먼저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만든 자료를 화상회의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해당 프로그램에 연동되는 기존의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과의 연계 활용 등을 알려준다.

 

파트1 온라인 수업 자료 제작하기, 에서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 도구인 ‘줌’과 ‘구글 미트’, MS팀즈를, 또 단방향 실시간 수업 도구인 ‘네이버 밴드 라이브’와 ‘카카오 라이브톡’을 소개한다. 그리고 녹화 수업을 위한 도구로 ‘오캠’과 ‘파워포인트’, 모바일에서는 ‘모비즌 스크린 레코더 앱’ 등을 소개한다. 웹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는데, 기존의 공기계 수마트폰을 웹캠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

 

파트 2 구글 클래스룸 활용하기, 에서는 자료 저장 도구로 널리 이용되는 구글 드라이브를 통해 자료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팁을 제공한다. 그리고 구글의 클래스룸과 효과적으로 연동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구글의 서비스는 익숙해지면 그 활용도가 정말 높다. 당장 한글 프로그램이나 MS 오피스 프로그램이 없어도 그와 동일한 툴을 갖추어 놓았기 때문에, 여건만 된다면 매우 편리할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문서 하면 한글, 프레젠테이션 하면 MS 오피스에 매우 익숙한 상황이라 자리를 잡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파트 3 인기 온라인 수업 도구 활용하기, 에서는 MS팀즈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해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인기가 좋은 줌과 자료실 이상의 활용 가치가 있는 밴드 라이브를 소개한다. 카카오톡 라이브는 카카오톡이 국민적인 메신저 앱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분발하면 어느 정도 파이를 장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상황에서도 활발히 사람들과 교류하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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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아이언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만나는 필름 속 인문학
라이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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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철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철학이라는 지적인 정신 도구를 통해 영화를 더욱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철학 시사회’라는 책 제목이 참 잘 지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앞의 세 챕터다.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다루고 있는데, 순서는 흥미롭게도 아리스토텔레스, 플로톤, 소크라테스 순으로 소개한다.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먼저 소개한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가장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짝을 이룬 영화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 중 하나인 ‘어벤져스:인피니티워’다. 저자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의 비극 개념을 적절히 풀어낸다. 최근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을 읽고 서평까지 쓰긴 했는데,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또 시학에서 어떤 부분이 우리의 문화생활과 밀접한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소개되는 영화는 SF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블레이드 러너’, 그리고 그와 짝을 이룬 위대한 철학자는 플라톤이다. 저자는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뒤늦게 그 가치를 인정받은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다루면서 ‘무엇이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가’라는 심오한 철학적 질문에서 원본과 복제의 차이가 의미를 잃어가는 현시대의 진리로 자리매김하려는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짚어간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실제로 인간의 복제가 시도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현시점에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오늘날 모든 철학 사상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와 짝이 된 영화는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1957년에 나온 영화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영화 사상 가장 훌륭한 법정 소재의 영화라고 하는데, 그 줄거리와 구성은 간단하지만 각본이 영화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 같다. 소크라테스는 비록 그의 신념에 따라 부당한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였지만, 작품 속 억울한 소년은 12명의 배심원 중 단 한 명, 그룹과의 갈등도 불사하며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무죄를 주장해준 8번 배심원 덕분에 사형을 면하게 된다. 이 챕터에서는 민주주의와 법, 정의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물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매트릭스’와 철학자 데카르트를 다룬 4장에서는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와, 2장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원본과 복제본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시대에 대한 고민이 영화적으로 구현되는 부분을 관련시켜 보여준다. 5장에서는 헤겔의 철학적 방법론인 ‘정반합’ 사상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연결지어 끊임없는 대립하고 발전하는 과정 그 자체가 세계라는 헤겔의 사상을 최대한 알기 쉽게 독자에게 설명한다. 이외에도 영화 ‘그래비티’와 쇼펜하우어, 영화 ‘조커’와 니체, 영화 ‘내부자들’과 마키아벨리, 영화 ‘다크 나이트’, ‘소리도 없이’와 칼 G. 융을, 또 영화 ‘설국열차’와 마르크스, 마지막으로 영화 ‘그녀(Her)'와 붓다를 짝으로 심오한 철학의 세계를 영화라는 렌즈로 들여다보고 있다.

 

철학이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아주 밀접해 있는 학문이자 삶의 지혜라는 것을, 이 책은 우리의 가장 일반적인 문화 생활 통로인 영화를 통해 정말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글솜씨, 전달력이 참 좋고, 다음 번에도 다른 작품과 철학자들을 짝지어 계속해서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유튜브를 보는 것보다는 글을 읽는 것이 더 마음 편하기에.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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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리처드 월린 지음, 서영화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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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의 실존철학과 유대주의가 빚어낸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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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리처드 월린 지음, 서영화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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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시간’이라는 저서로 그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 해도 이름만은 들어본 적이 있는 철학자 하이데거, 그와 한나 아렌트와의 이야기 정도만 들어왔던 나는, 이 철학사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데거라는 철학자가 나치에 충성하고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작업을 했다는 기록에 너무나도 놀랐다. 그가 뿌리 깊은 반유대주의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심지어 참혹한 학살 사건의 희생자인 유대인들에 대해 그들이 그들 스스로 자살한 것과 다름없다는 뉘앙스의 발언이나, 서구 근대성의 쇠퇴에 대한 책임까지 뒤집어씌우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정신 세계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서구 합리주의의 한계, 그것은 세계대전이라는 역사가 증명하였다.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는 그것을 극복하고자 실존철학의 위대한 논리를 전개했고, 뛰어난 제자들이 그 지성의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위대한 철학의 유산은 집단학살을 초래한 전체주의적 독재와 악마적인 철학적 동맹을 맺는 것으로 이어졌다. 하이데거의 실존철학이 결단성이라는 속성에 근거해 윤리적 결핍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반성하지 않고 회피하고 다른 말로 둘러대는 모습에서 나는 서정주 시인이 떠올랐다. 물론 역사적 비중이나 그 영향력에서 대등하게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개인의 능력과 윤리적 측면이 현실에서 모순되게 나타날 때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하이데거의 경우에도 우리는 경험할 수 있다.

 

 

 

 

 

 

하이데거의 학문적 유산을 열렬히 추종하는 사람들은 역사 왜곡도 서슴치 않는 것 같다. 그것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면 철학사에서 하이데거의 지위는 완전히 땅에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그들 자신의 정체성 추락으로 이어져서일까? 그러나 저자가 공개한 하이데거의 ‘검은 노트’의 내용은 더 이상 하이데거의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성향을 덮어둘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였다. 이런 논란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학자로서의 하이데거와 나치에 협력한 하이데거라는 이중성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다.

 

한편 하이데거의 제자들은 유대인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실존적으로는 유대인이라 하기 어려워 보인다. 독일의 문화와 예술 정신에 매료된, 여호와 신앙을 잃은 디아스포라 유대인과 같은 한나 아렌트, 한스 요나스, 카를 뢰비트, 허버트 마르쿠제 - 그들은 각기 철학의 한 페이지를 당당히 장식할 만큼 뛰어난 철학자들이지만, 평생 스승의 잘못된 선택을 어깨에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혈통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사실상 독일인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하이데거의 변절은 유대인으로서 받는 충격보다 윤리적 측면에서 더 컸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책에서는 유대인, 유대주의에 대한 언급이 많이 되고 있지만, 사실상 이들이 말하는 유대주의가 실제 유대인의 역사에서 흘러온 여호와 신앙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냥 포장지만 유대주의일 뿐, 유대 역사에서 파생된 새로운 형태의 서구 철학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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