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는 야구 경영 - SK 와이번스 신영철 사장의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브랜드 인사이트 시리즈 2
신영철.김화섭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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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혈 야구팬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거의 대구나 다름없는 곳이다 보니 삼성 라이온즈가 연승을 달리고 있다거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열띤 응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야구를 아주 좋아하는 지인 때문에 두세 번은 직접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보기도 한다. 대구구장에 갈 때마다 낙후된 야구장 및 야구장 주변 환경과 불편한 편의시설 때문에 괜히 왔다 후회를 하게 되곤 한다. 자리도 너무 좁고 홈 응원석이 일반적인 1루 방향이 아니라 3루 쪽에 있는 것조차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한숨이 나온다. 

   텔레비전 야구 중계를 볼 때 가장 한숨이 나오는 것이 잠실이나 사직구장, 그리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볼 때다. 특히 SK 와이번스 홈 경기 중계를 보고 있으면 왜 삼성과 대구시 관계자는 저렇게 하지 못하나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경제성만 생각하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SK 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마케팅은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참으로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례이긴 하나 한 번 더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아닌가. 프로야구의 경우 우리나라 프로스포츠가 다 그렇긴 하지만 꼴찌 팀이 하위 리그로 떨어지는 승강제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이기는 경우나 지는 경우 모두를 고려한 팬서비스가 개발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 아닌가. 그리고 경기장을 경기가 열릴 때뿐만 아니라 열리지 않는 날도 다양한 행사나 서비스를 통해 연중무휴로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구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원 소스 멀티 유즈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기고 지는 것에만 목을 메는 시대는 이미 구석기 시절 이야기나 다름없다. 스포츠를 통해 인간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즐거움과 휴식이다. 온 가족이 느긋하게 휴식도 즐기면서 경기를 관람하고 동시에 공원처럼 소풍도 올 수 있고 지역의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구단을 운영하는 각 기업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 프로스포츠 팀은 단순한 대기업의 광고판 이상의 의미와 역할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기업과 해당 지역 문화행정 담당자가 제대로 캐치해서 활용할 수만 있다면 기업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고 팬들도 이런 윤택한 문화 환경을 통해 삶이 조금 더 재미있고 활기를 잃지 않는, 서로가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SK 와이번스의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사례는 큰 의미에서 봤을 때 수도권을 제외한 각 지역이 어떻게 해야 고루 발전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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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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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인의 서재’는 전진과 휴식, 성찰과 창조가 공존하는 서재라는 공간의 매력은 물론이고 그 서재의 기운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책이 곧 삶이 되고 삶이 곧 책이 된 지식인들의 책에 대한 깊은 애정과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 책을 좋아하고 자기만의 서재를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기분 좋은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이 책은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한 차원 높이면서도 더욱 겸손하게 하는 마법의 공간을 시대의 지성들은 어떻게 구축했고 또 활용하고 있는지 그 비결을 들려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한국의 글쟁이들’이란 책이 떠올랐다. 그 책은 우리나라에서 집필가로서, 즉 글을 써서 온전히 먹고 사는 대표적인 글쟁이들의 집필 세계를 취재한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래도 글 쓰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인터뷰 장소가 서재인 경우가 많았던 관계로 아마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지식인의 서재’에 나온 분들 중에는 미술저술가로 활약 중인 이주헌 선생님이 유일하게 겹친다.

   법학자, 자연과학자, 시인, 건축가, 사진가, 영화감독, 음악인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의 근간에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온 독서와 이를 바탕으로 한 깊고 풍부한 사유와 경험, 실천적 행동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에게 있어 더욱 확장된 독서 세계라 할 수 있는 서재란 지식의 축적과 지혜의 획득, 새로운 지식의 창조는 물론 지친 영혼과 정신을 쉬게 하고 재충전하는 의미를 넘어 세계와 나,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재를 과거와 현재, 미래의 생명이 공존하는 장소인 숲과 같은 공간으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았다. 한 권의 책만 집중적으로 파기보다는 주제나 내용이 연결되는 네트워크적인 독서를 행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반대로 차이점이라면 지금까지 모은 책들을 평생의 친구 혹은 가족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비우고 채우는 과정, 책들이 오고 가는 순환 속에서 서재의 가치를 빛내는 분들로 나누어지는 특징도 재미있었다. 치열한 삶의 전략으로서의 책읽기 지론을 가지고 계신 분도 있었고 흘러가는 자연의 순리처럼 모든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흐름에 맡기는 독서를 권하는 분들도 있었다. 최재천 교수님은 다시 책을 읽을 때 그 이전의 생각에 갇히지 않기 위해 책에 메모를 하지 않는다고 하신 반면 많은 분들이 저자와의 대화, 효과적인 재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책에 하는 메모를 선호하는 차이점도 볼 수 있었다. 책 그 자체의 의미도 크지만 책을 읽을 때에 가지는 목적과 태도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든 분들이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책만 보고 사람들하고 교류를 하지 않으면 나처럼 장애자로 살게 된다’는 자연주의 살림꾼 이효재 님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재의 매력은 같은 자리에서 먼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도 있고 현재라는 시간의 깊이와 넓이를 한 점으로 집약시키거나 사방으로 무한 확장할 수 있는 환상의 공간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토록 멋진 서재라는 공간을 나도 하루빨리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조금 생각을 바꿔보면 이미 나는 훌륭한 서재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이 있는 공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그 안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세상이 멋진 하나의 서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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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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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반해 내용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를 샀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조금만 더 책 내용 자체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이해하기 위해 과학과 수학 등의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가 잠시 든다. 그만큼 내게 과학책은 매력적이면서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좋아하면서도 자신이 없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영원히 얻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도는 어중간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입장이 되어버렸다. 저자의 첫 과학책이 1970년대에 발간된 ‘소년소녀발명발견과학전집’이라는 부분에서 또 하나의 추억이 떠올랐는데 나에게 있어 첫 과학책이라고 할 수 있는,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과학학습만화 시리즈였다. 총 40권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시리즈 중에 ‘혈액형의 수수께끼’란 책이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도서실에서도 항상 ‘대출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전집이 우리 집 마루에 있는 것 아닌가! 그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아직도 몇 권은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다. 

   이 책은 해박한 과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과학책 읽기를 시도한 저자의 과학책 서평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칼 세이건을 시작으로 갈릴레오 갈릴레이나 코페르니쿠스처럼 과학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인물들을 다룬 책들로부터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셀링 사이언스’나 ‘원더풀 사이언스’까지 일반 독자들이 사전 지식이 없어도 접근하기에 용이한 과학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사람이 쓴 과학책도 몇 권 소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출판시장 특성상 아무래도 번역서가 많은데 저자의 직업적인 배경 때문인지 번역의 오류나 오탈자 등에 대한 지적이 빈번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도 심심치 않게 귀여운 실수들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영화 제목을 잘못 인용한 경우나 단어를 이루는 순서가 뒤바뀐 점 등이 보였는데 본인 실수인지 편집자의 실수인지 잠깐 궁금했지만 나한텐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서 넘어가기로 했다. 


   과학책의 본문 내용을 직접 인용한 부분이 많아 읽으면서 쉽게 이해할 없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었지만 대체로 처음 과학책 읽기를 시도하는 분들에게 어느 정도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는 적절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과학의 유쾌하면서도 건전한 대중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과학자의 본분을 다하면서도 인문학과 예술, 철학적 교양도 두루 갖춘, 정재승 박사님처럼 훌륭한 교양과학 저술가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 책처럼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의 시각에서 쓰인 과학이나 과학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들도 많이 출판될 수 있는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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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탄생 - 만화로 보는 패션 디자이너 히스토리
강민지 지음 / 루비박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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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가 쓴 ‘온워드’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위 명품이나 스타벅스 같은 문화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을 때 그 이면에 담긴 깊은 철학과 열정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의문이 들곤 한다. 

   ‘패션의 탄생’에 소개된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을 만들어낸 26인의 패션디자이너들은 그들이 만든 결과물보다 훨씬 값지고 삶에 도움이 되는 교훈을 그들의 인생을 통해 전해주고 있었다.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세련됨과 화려함의 이면에 담긴 패션디자이너들의 삶과 역사적 배경을 만화라는 친숙한 형식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패션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쉽게 패션에 대한 지식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패션 역사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에르메스나 샤넬, 발렌시아가 등의 천재성과 열정은 전쟁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더욱 빛나는 가치를 발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세계대전 이전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패션브랜드들은 세계대전이라는 위기 속에서 나름의 창의성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해 그 끈질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거대 자본에 흡수되어 운영이 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 현재까지도 전통과 장인정신을 고집하며 가족 경영을 훌륭하게 유지해오고 있는 브랜드들도 있어 무척 감동적이기도 했다. 


   패션은 시대의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 역할도 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나 모자, 가방, 향수 같은 것들에 대해 그저 멋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그 매력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반쪽 감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어떤 시도를 하느냐에 따라 단순한 천 조각이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 가치를 지니게 되고 심지어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패션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그저 후줄근한 옷을 평소에 입다가 한 번 정장 같은 것을 제대로 갖춰 입었을 때 느꼈던 특별한 기분, 옷이 날개라는 말도 있듯이 패션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큼이나 내면에도 영향력을 동시에 미치는 몇 안 되는 매개체임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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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에디션 D(desire) 2
제임스 발라드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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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흥분과 욕구 충족만이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의 전부는 아닐 테지만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현대 테크놀로지의 결합이 이처럼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니 충격이었다. 자동차 사고를 통한 충격과 상처의 아픔에서 더 큰 성적 흥분과 욕구 충족의 희열을 발견한 등장인물들의 사고방식이 문장으로는 이해가 되어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고 불편해서 읽는 내내 거북하고 고통스러웠다. 

   이 소설은 스토리적인 재미보다는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인간의 욕망이 충족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는 점이 특징인 작품이다. 사고 현장의 끔찍하게 훼손된 시신이나 남은 흔적, 파괴된 자동차 부품들의 형태를 보면서 테크놀로지가 개입된 인간의 성행위를 더 높은 단계의 쾌락의 열쇠로 여기고 심지어 그 궁극의 경지를 그런 상태에서 죽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습들은 인간의 자기파괴적인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 그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게 한다. 


   올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상의 범주를 넘어서는 욕구 충족의 수단들이 인간 대 인간을 넘어 인간과 기술의 산물들과의 결합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향후 인간의 건전한 욕망의 정의가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게 한다. 예전에는 금기시되었던 많은 것들이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처럼 말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극단적인 일들이 계속해서 새롭게 드러나고 있으니... ‘크래시’는 오늘날 우리가 점점 인간적인 것을 잃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요소들이 포함됨으로써 인간성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것인지를 묻고 있는 문제작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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