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학교 분투기 - 내 교육을 방해한 건 학교 공부였다!
토니 와그너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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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교육 분야 전문가이자 혁신가인 토니 와그너의 지난 삶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던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어느 날 아버지의 사업 동료인 어떤 아저씨와 함께 나가 낚시를 처음 하게 된 열한 살 때의 저자가, 학교가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한다. “학교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학교 공부와 상관없지만 정말로 내가 흥미를 가진 것에 관한 책은 많이 읽어요.”

 

처음으로 기숙생활을 했던 학교에서 두더지 선생님으로 불리는 교사에게 너의 인생은 지금도 앞으로도 개판일 것이라는 말에 큰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문제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가는 기숙 공립학교에서 자신의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켜줄 좋은 선생님을 만나 희망을 갖기 시작한다. 이렇게 저자는 먼저 자신이 어린 시절, 왜 기존 학교의 교육 방식에 적응할 수 없었는지 당시의 생각들을 바탕으로 밝히고 있다.

 

2장에서는 모글리스라는, 우리로 치면 일종의 보이스카우트 캠프 같은 곳에 5년 간 참여했던 저자의 어린 시절 경험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지난 모글리스 캠프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에 느끼고 깨닫지 못했던 교육의 본질에 관해 다루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이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가능성을 인식하고 긍정적인 가치관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대학에 진학한 저자는 기대와 다른 대학 생활에 실망한 채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다 소설을 쓰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남쪽으로 가 일자리를 구한다. 갖은 고생 끝에 결국 학교로 돌아가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다닐 학교를 물색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새로 다니게 된 대학에서 민권운동에 가담하게 되었고, 인종차별 문제와 핵문제 이슈를 다룬 포트 휴런 성명서를 보며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겪게 된다. 민권운동을 하면서 학교에서 문제 학생으로 인식되고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어 그만두었고, 시민운동에 몸담을 마음의 준비를 한다. 베트남 전쟁에 파병되지 않기 위해 양심적 병역 거부 절차를 밟게 되고, 기다리면서 새로운 대학을 소개받게 되는데 이것이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된다. 프렌즈 월드 대학이라는 대안적인 교육 기관에서 독립 연구 프로젝트를 맡으며 사회 문제에 더 진지하게 헌신할 계획을 가지고 실행하게 된다.

 

또 이 책에서는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 저자에게 끼친 영향을 볼 수 있다. 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이 확고해지고, 생태 환경 위기에 대한 실제적 위험을 경험하면서 그것을 주제로 논문을 쓰기로 결심한다. 또 간디의 개인 비서였던 사람을 학술 회의장에서 만나 혁명이란 개인의 덕목이 사회적 가치로 변환되는 역동적인 과정이란 설명을 들으며, 학교 교육이야말로 이것을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자신의 생각을 교육 현장에 적용하면서 좋은 질문만 던져주면 학생들이 잘 따라올 것이란 희망은 물거품이 된다.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즉 흥미를 갖게 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흥미에 목적의식이 더해져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만족감을 주는 선순환을 일으켜야 한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이처럼 나의 학교 분투기는 저자인 토니 와그너가 기존의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에 적응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워준 스승과 친구, 학교를 만나 열정을 가지고 사회 문제에서부터 본격적인 교육 문제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막막함으로, 때로는 즐거움과 희열로 자신의 꿈을 알아가고 실현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다음 세대에 대한 중요성은 외치면서 정작 아이들에게, 아이들을 위해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 지 진지한 고민이 부족한 한국 사회에 중요한 통찰을 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 네이버 리앤프리 책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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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초당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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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실용적 학문인가?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스토아 철학에 한해서라면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 왜냐하면 스토아 철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잘 살 것인가? 라는 솔직한 질문과 답을 철학을 통해 구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저자는 행동하는 철학이자 쓸모 있는 삶의 기술로 정의한다. 스토아 철학이 추구하는 간결하지만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네 가지 덕목은 용기, 절제, 정의, 지혜다. 이것은 스토아 철학의 기본 골격과도 같다. 그리고 스토아 철학은 삶뿐만 아니라 죽음을 마주하는 법, 즉 잘 죽는 법도 가르쳐준다. 하지만 스토아 철학자들도 사람인지라, 삶으로 증명한 훌륭한 이가 있는가 하면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된 삶을 산 철학자도 있었다. 정치적사회적 관점에서 스토아 철학은 세계 시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그리스를 넘어 로마라는 거대한 제국을 지배하는 철학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의 역사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한 편의 소설 같다. 먼저 등장인물의 삶을 간단하게 소개한 다음, 그 인물의 삶과 사상, 행동으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묻고 답을 내어본다. 그리고 각 등장인물들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평생을 두고 지키려고 했거나 주장했던 원칙과 일치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짚어보며 한 챕터가 마무리되는 형식이다.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는 키티온의 제논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직업이 무역상이었는데 물품을 싣고 가던 배가 난파되어 아테네에 머물게 되면서 철학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독자적인 철학을 창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스토아 철학은 그 발생 배경에서 그 성격의 연원을 추정해볼 수 있다. 갑작스런 사고에 망연자실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기회로 만든 제논의 성품이 스토아 철학의 이상과 잘 들어맞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철학의 고향 아테네라는 비옥한 지식의 땅이 중요한 공간적 배경으로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

 

스토아 철학은 개인적 본성과 보편적 본성의 조화를 추구한다. 개인적 본성은 인간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 보편적 본성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 혹은 다른 말로 신의 의지나 자연의 섭리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에 스토아 학파는 궁극적으로 합리적인 삶을 추구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 인생의 가치는 얼마든지 값진 것이 될 수 있다. 이 합리적인 삶은 덕을 추구하는 삶으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행복한 삶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스토아 학파를 지탱하는 네 기둥 외의 의지적정서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네 가지 개념이 등장한다. 에우테미아(마음의 평정), 아포르마이(타고난 자질, 자산, 계발할 수 있는 본성), 아파테이아(무심, 마음의 균형을 지키는 상태), 심파테이아(동정심, 연민, 자비)가 그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용기, 지혜, 절제, 정의와 상응한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스토아 학파의 특징을 정리해보자. 먼저 스토아 학파는 끊임없이 이론을 배우고, 현실에서 쉴 새 없이 적용하는 게 하나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자신의 훌륭한 이론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일치하지 못하고 타협으로 일관했던 세네카와 최고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역사상 최고의 군주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아우렐리우스의 삶이 극적으로 대비된다. 또 날 때부터 노예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기에 이론적인 부분은 약했지만 그 삶의 모습으로 가장 위대한 스토아 철학의 사상을 증명해낸 에픽테토스의 사례처럼, 스토아 철학은 신분이나 위치, 빈부의 차이에 관계 없이 그 처한 입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그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스토아 학파는 오로지 덕을 추구하고, 논리와 진실을 소중히 여겼으며, 공익을 위한 봉사를 중시했다. 또 스토아 철학은 어지럽고 위험하고 고통스러울 때뿐만 아니라, 안락함과 부요함에 처해 있을 때도 처연할 수 있는 마음의 훈련법을 가르쳐주었다. 스토아 철학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의 인정이나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원칙과 기준은 자기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

 

특징적인 것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 중 하나가 독립적 사고에 있었기에, 성별에 있어서도 다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을 재산으로 취급하던 당대에도 그 인격과 능력을 인정하고 교육 받을 권리를 주장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 나간 정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철학의 핵심은 이성을 활용해 옳고 바른 것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 무소니우스

철학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나의 일부가 되게 하라” - 에픽테토스

(죽음을 앞두고)“자연의 결정을 선의로 받아들여 순순히 떠나라” - 아우렐리우스

 

  

 

유한한 인생 안에서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 통제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분별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용기를 내어 현실을 직시하고, 절제함으로 타락과 실패를 피하고, 정의의 가치 아래 나와 이웃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스토아 철학 - 스토아 철학이 무조건 최고의 진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어울리며 의논할 친구로, 또 유용한 삶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 기원을 소크라테스로 둔다면 무려 2,500여 년의 역사와 전통, 수많은 증인들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으니 말이다.

 

철학의 숲은 너무나 광대하고 풍성해서 하나하나 살펴볼 엄두가 나지 않아 전반적인 숲의 조망만 그려주는 책만 읽어보다가, 이렇게 스토아 철학이라는 철학의 명확한 하나의 영역을 그 입문 단계로서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전해주는 스토아 수업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철학이 먼 곳에 있는 추상적이기만 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현실 속에 적용할 수 있는 진리의 도구임을 조금 더 실제적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어서 아주 유익했다.






다산북스에서 진행한 신간도서 서평이벤트에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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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 식탁 위에 놓인 인류 역사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한세희 옮김 / 탐나는책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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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형성하는 다양한 요인들을 각각 독립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로 묶어 이야기로 펼쳐내는 능력이 탁월 저자 미야자키마사카츠는 이 책에서, 인류 역사에서 음식을 기준으로 총 네 번의 사회적 격변, 즉 역사적 전환점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1만 년 전 농업과 목축의 등장, 그리고 이어진 토기의 발명에 따른 요리 혁명을 하나로 묶어 ‘음식의 제1차 혁명’이라 정의한다. 농업과 목축의 시작은 요리의 안정화와 정형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두 번째 혁명은 신대륙의 발견과 맞물린다. 그래서 ‘콜럼버스의 교환’이라고 불리는 신대륙과 구대륙 간의 식자재 교환 및 설탕을 중심으로 한 동서양 식문화의 결합 현상을 ‘식탁 혁명’이라 부른다.

 

 

 

 

 

 

세 번째 전환점은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에서 찾는다. 당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안정적인 식량 공급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 대량의 식자재 운반의 필요는 교통 혁명을, 운반 과정에서의 신선도 유지의 문제는 부패 방지 및 식품 가공 기술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윽고 ‘음식 제3차 혁명’을 일으켰다. 이 두 번째와 세 번째 과정에서는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미식을 추구하는 경향과 레스토랑의 수가 늘어났고, 이는 세계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왔다. 20세기 후반 저온 처리 기술과 선박의 대형화, 컨테이너 운송 방식의 발전에 따른 유통 혁명으로 음식의 세계화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식탁 위의 역사는 네 번째 혁명을 맞게 되었다.

 

한편 20세기 들어 패스트푸드의 확산으로 식문화의 획일화와 저질화가 사회 문제가 된 가운데, 전통적이고 지역적인 식재료와 요리법의 보존을 목표로 하는 슬로푸드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각 지역의 식재료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 우리 식탁 위에 올라왔는지 그 역사적 여정을 역으로 떠올리게 했다. 식탁 위에 놓인 모든 음식과 재료 속에는 인류의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이런 환원적 움직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자연상태의 식재료가 부패하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더 오래 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각종 향신료와 요리법이 발달했는데, 결국 부패가 요리의 어머니 역을 한 셈이라는 것이다. 또 중국과 일본의 지리적 요인으로 인한 식품 보존법의 차이와 변화 양상도 읽어볼 만하다. 특히 인류가 다 썩어가는 식자재를 조심스레 먹으며 조미료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왔다는 표현이 재미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는 역사상 가장 광활한 영토를 차지했던 몽골 제국의 영향력이 식문화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특히 몽골 군대의 효율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생으로 말린 말고기가 20세기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햄버거가 되기까지의 여정과, 유목민들로부터 시작된 치즈 제조법이 중국으로 넘어와서는 두부로 대체되었을 것이라는, 즉 두부가 치즈를 모방한 것이라는 설이 흥미로웠다.

 

전반적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이 책은 크게 식재료와 조미료(향신료), 요리법이라는 세 가지 큰 틀을 바탕으로 역사적, 문명교류적 관점으로 음식 문화의 발전사, 즉 확산과 융합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요리의 양상이 날것에서 가열한 것으로, 또 발효 음식으로 각각 발전하고, 무역이나 전쟁, 정복 과정 가운데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 또 마찬가지로 향신료도 개별 재료에서 발전하다가 혼합을 통해 새로운 미식의 세계를 열어가는 이야기들이 인류의 지난 여정에서 음식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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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오가니즘 - 디지털 생태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올리버 러켓.마이클 J. 케이시 지음, 한정훈 옮김 / 책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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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의 의미를 새로운 통찰로 배울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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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오가니즘 - 디지털 생태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올리버 러켓.마이클 J. 케이시 지음, 한정훈 옮김 / 책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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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본적으로 현재 소셜미디어로 귀결되어 있는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더욱 지배하게 될 것이며 이 디지털 생태 시스템에 대한 적응 및 적극적인 활용 여부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그러나 이 책의 매력은 비즈니스적인 측면보다 소셜미디어라는 발전하는 기술 현상을 생명 현상과 연결시켜 설명하고 의미를 밝히는 저자의 신선한 발상과 통찰에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보는 관점이 지금에 와서 그리 새로운 시선은 아니다지구는 물론이고 우주의 물리 현상 자체를 어떤 한 생명체 속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소셜미디어의 역동적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심지어 인간성의 본질 자체를 재형성하는 하나의 획기적 사건으로까지 평가한다그러나 저자는 무조건적인 긍정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으며동시에 균형잡힌 시선으로 우리가 아랍의 봄’ 사건에서 본 것처럼새로운 세상을 실현시키는 큰 희망의 열쇠가 되리란 소셜미디어에 순기능의 전망이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것일 수도 있음을그리고 수많은 쓰레기 데이터로 몸살을 앓는 가상공간의 어두운 면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즉 이것은 전형적인 양날의 검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저자는 소셜미디어의 미래가 밝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다시 말해 디지털 자아를 가지게 된 우리가 이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하며그러기 위해서는 저자의 아이디어는 생명의 본질의 모방으로서의 소셜미디어의 속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명체가 성립되고 유지되기 위한 일곱 가지 규칙을 정리하면서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사회 유기체로서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역시 같은 관점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한다생명체의 기본 구조가 세포로 이루어진 것처럼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세포의 역할을 하고 집단적 통제를 받는다는 특징생명체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사 활동이 건강한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하는데 이것을 통신 시스템의 개방성과 연결한다또 적응하고 진화하는 생명 현상을 역시 문화적 진화 원동력으로서의 소셜미디어 특성과 연관시킨다.

 

저자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즉 모든 현상과 역사의 과정을 컴퓨팅의 관점에서 해석한다다시 말해 모든 것이 정보를 처리하고 생성하는 연산 현상이라는 것이다이를테면 나무는 햇빛으로 가동되는 컴퓨터라는 동료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개념을 쉽게 전한다무생물의 화학반응도 컴퓨터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이 정점에서 가장 심오한 계산 능력을 발전시킨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이다그리고 그 인간의 기술로 개발된 컴퓨터그리고 그 컴퓨터들의 연결망을 통해 보다 확대된 정보의 흡수와 처리 및 생산의 체계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소셜미디어이며이것은 곧 일종의 진화의 알고리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개방성을 가로막으려는 움직임들이라고 할 수 있다중국의 경우처럼발전한 기술이 오히려 사람들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국가의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마찬가지로 소수 자본의 이익을 위한 독점 도구가 될 가능성은 없는지반대로 개방성의 데이터 수집과 처리알고리즘 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이 한결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바로 그 기술이 역으로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모양새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고민해보아야 한다이런 문제들이 중요한 이유는 저자가 계속 강조하듯이 소셜미디어는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이다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순환 시스템을 강제로 통제하려 들면 시들어 병들고 죽는 것처럼문화의 유전자가 가장 활발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기술의 핵심인 소셜미디어도 소수의 관리와 특정 집단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면그 쇠락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그것은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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