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아인슈타인도 세살 이전까진 말도 하지 않고 혼자서 문제를 풀거나 물체를 조작하는 일을 즐겼다고 한다. 신은 때때로 자신과 비슷한 생명체를 세상에 내려보내 인간의 반응을 지켜보고픈 장난스런 마음이 드나보다. 파이프의 부모는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는 파이프 덕에 꽤나 속을 썩였다. 어리기 이전에 발칙한 파이프가 그려낸 일본의 모습은 벚꽃나무가 있는 일본식의 정원, 일본의 전통극 '노', 호수의 잉어떼로 압축된다.

노통의 소설은 마지막을 이 장면을 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이프는 잉어떼를 보다 그만 호수에 빠지고 만다. 아득한 죽음에 환상에 빠져 허우적되는 파이프,, 노통의 또다른 소설 '로베르 인명사전'에서 주인공 여자아이가 눈속에 파묻혀 누워있는 장면이 머릿속에 교차된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을 발랄한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했다가 허를 찔려버린 기분이었는데 노통이 천착한 '죽음의 환상'과 조금은 연관이 있는 건가라고 생각해버리니 지금은 그다지 뒷맛이 아쉽지는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