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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오래전부터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사진 자체에 대한 열정이라기 보다는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에 대한 아련한 동경이었던 것 같다. 보이는대로 찍고 맘에 들지않으면 즉석에서 지워버릴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되기 이전에도 화장실에서 사진찍기, 버스 시간표 찍기..암튼 남들이 필름 아깝다고 말리는 온갖 사진찍기를 다 하고 있었다. 사실 남들이 별 볼일 없는 사진이라고 알아주지는 않아도 나름대로는 그 사진을 보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했다.
사진 잘 찍는 비결을 '백문이 불여일찍'이라고 일침하는 그에게 그동안의 나의 노력이 마냥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지만 그에게는 나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그는 취미를 자신의 삶으로 승화시키는 진수를 보여준다. 취미생활은 단지 삶의 여가정도로만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취미생활을 즐기면서도 약간은 죄책감까지 느꼈던 나는 그의 확고한 신념에서 장인정신마저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가 사진을 더 잘찍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상관 없이 이 책은 나에게 특별한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