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은 놀라우리만치 빨리 읽힌다. 그러니까 베르베르 특유의 반복되는 전개...가 화가 날 정도로 세계적인 체스 챔피언을 죽인 범인이 궁금했다는 것이다. 베르베르의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그가 언제나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베르베르는 물론 인간의 행동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동기에 관해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또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베르베르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는 이유는 베르베르가 단지 소설을 쓰려고만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번 소설의 주제 '뇌'와 그를 둘러싼 정신 심리학의 문제, 게다가 너무도 당연한듯이 인간의 뇌의 한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컴퓨터(특히, 인터넷)까지 섞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샐러드 볼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의 소재 하나하나가 화두이기도 했다. 인간은 왜 행동하는 것인가? 소설을 읽으면서 이 화두에 대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도 큰 재미였다. 이것이 소설의 상권이 끝나갈 무렵에 범인이 누군지 거의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의 소설을 끝까지 놓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의 소설이 오히려 쉽게 읽힌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독자들을 흡입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배치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의 소설에 많은 기대를 했을 때 오는 실망이 바로 그것 때문이라면 그건 베르베르를 탓할 생각이 없다.한창 추위에 움츠려드는 이 때 프랑스 남부 해안가의 섬 사이를 오가며 펼쳐지는 재밌는 이야기. 추워서 뭘 해도 재미없다는 사람들에게 햇살 비치는 칸 해변이라니...이것 또한 이 소설을 읽게 되는 가장 큰 동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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