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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여자 ㅣ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1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자신만의 시간이 남을 때 하는 일들을 보면 그 사람을 어느정도는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그림을 '읽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그녀가 직접 얘기해준 그녀의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녀가 직접 고민하고 고른 그림들을 보면서 '아, 그녀는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그림들까지 많이 많이 감상하고...이렇게 말하면 어째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그림을 읽어준 것인데 우리에게 그림얘기를 해주려고 했던 것인데 나는 그것보다 그녀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그러나 그녀가 읽어주는 그림은 그녀만의 생각으로 그린 그림일테니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한때는 영화에 대한 열풍이 일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작가가 낸 영화감상기 등등이 책으로 나오고 영화의 전성시대라고 해도될만큼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감상되었다. 지금은 '그림'이 많은 곳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그림을 감상하는 일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나는그림이란 섣불리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나직한 목소리로 '그림'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눈이 그림에 오랫동안 꽂혀있게 된다. 그런 특별한 그림들을 보면서 내가 엮어갈 내 인생의 그림들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그려 나가게 될 그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