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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의 열정이 진정 솔직하게 느껴지는 곳은 49쪽부터,, A와 헤어지고 난 후의 그녀의 변화를 말하기 시작하면서이다. 원래 들어온 자리보다 난 자리가 크다고 그는 그의 부재를 통해 그를 향한 그녀의 '열정'을 확인한다. 연하의 남자와 나눈 사랑을 써낸 사실 이 소설가가 우리나라의 알려진 여류문학가쯤 됐으면 무지무지하게 충격적이었겠지만 나는 이 책을 소설 이상으로 읽기는 어려웠음을 고백한다. 한 때 외국의 응급상황을 재연한 긴급구조 911이라는 프로를 즐겨봤지만 후에 나온 같은 형식의 우리나라의 119프로그램은 섬뜩한 느낌이 들어 차마 보지 못했던것처럼.
열정은 어디서 샘솟아나오는 것일까? 때로는 장님이 되거나 바보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 사랑의 열정인 것일까?? 그런데 소설을 읽고나면 꼭 A가 아니라도 작가의 열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한 때 A를 기다렸으나 지금은 S나 N과 사랑을 꿈꾸고 있을거 같은 생각 말이다. 그러나 아무렴 어떤가? 그녀의 이 책은 단지 그녀의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서도 그에게 이 글을 보여주기 위해서 쓰여진 것도 아닌 단지 그를 그녀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과정을 그러한 열정이 언어로 바뀐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사랑을 하는 순간만큼은 그 순간의 열정이 온전한 자신을 지배했던 그녀를 보면서 내가 하게 될 사랑도 그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