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화장만 하는 여자
김영희 / 샘터사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김영희는 닥종이 인형 공예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뮌헨의 노란 민들레>, <밤새 훌쩍 크는 아이들>의 수필집을 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나는 어찌어찌해서 이 책들을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책 한권한권을 재미있게 읽었다. 김영희가 남편과 사별하고 1981년 독일인과 재혼해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타국행을 결심할 수 있었던 그녀의 모험이 부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동양인으로 차별받기도 하고 다른 가치관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모습에 안타깝기도 했다.

그녀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의 예술혼을 은은한 촛불처럼 밝혀나간다. 그녀는 이번 책을 통해 두 사회에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독일인의 '정'을 발견하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자랑스럽게 지켜나가야 할 유산이라고 체험으로 말한다. 그녀는 이제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이같다. 어느덧 시어머니가 되어 자신이 며느리였던 시절을 떠올려 볼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그녀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찾기와 치열한 삶의 멋은 내가 여전히 그녀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이유이다. 그녀의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녀의 책에선 잘 담궈진 장맛의 구수함이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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