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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
김관형 지음 / 교보문고(교재)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사물들이나 기호 등을 사진에 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 사진집이다. 우리가 살면서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는 것들을 저자만의 눈으로 포착할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아서 그런것으로 여겼는지 책 제목이 횡재이다. 저자가 세상을 보는 눈이 따뜻해서 그런지 몰라도 사진에 담긴 의미도 소박하고 사람냄새가 난다. 이 책을 읽다가 맘에 짠하고 와닿는 한 꼭지를 옮겨본다.
정 선생
판판한 구리판 한 장을
망치로 두드려 둥근 주전자를 만드는
금속 공예가 정선생
나는 농담삼아 몇 번 정도 때려야
판판한 판이 둥그런 모양이 되냐고
슬쩍 물어 보았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내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
퉁명스럽게 말했다.
'때린 내가 어떻게 알아, 맞은 주전자가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