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우울 - 최영미의 유럽 일기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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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최영미의 뒤를 쫓아 유럽을 여행하과 왔다. 박물관과 미술관을 부지런히 다니며 진한 유화냄새를 맡으며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감상하고 내가 가장 맘에 든 그림도 골라봤다. 돌아다니면서 본다면 한 달도 더 걸릴 것 같은 그림들을 그녀의 안내에 따라 단숨에 보고 난 뒤 머리가 아팠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그림들을 함부로 지나치지 못 할 것 같다. 그림 하나 하나에는 그것을 그린 사람의 일생동안의 열정이 녹아 있을터이므로...

제목도 시대의 우울이고 책 표지의 반은 분명 우울을 발하는 듯한 군청색으로 덮혀있다.
아마도 최영미는 우리나라 사회에 염증을 느꼈던 것 같다. 그녀는 그림들을 감상하는 동시에 우리보다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질서, 그리고 우리에겐 부족한 합리주의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본다. 여행을 하면서 '내가 어떤 인간인지, 내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게 무엇인지, 얼마짜리 방이면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점점 자신에 근접해 갔다는 그녀를 보며 앞으로 내가 하게 될 여행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시대의 우울' 은 아마도 계속 될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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