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미 - 최초로 악보를 만든 구이도 다레초 이야기 신나는 음악 그림책 6
수잔 L. 로스 글 그림, 노은정 옮김, 안젤로 마푸치 감수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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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악보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문자의 발명과 숫자의 발명 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이, 음악에 있어서는 악보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왜 그와 관련된 내용을 진작 접하지 못했을까?

 

  이 책을 통하여 약 천년 전, 최초로 악보를 만든 구이도 다레초를 만날 수 있었다. 피아노치기를 무척 즐기고 최근에는 가야금을 즐겁게 배우기 시작한 딸아이와 함께 이 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 아이도 처음 보는 사람이며,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고. 악보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노래가 ‘외워서’ 전해졌다니, 악보는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


  이탈리아 사람인 다레초 또한 교회 성가대의 일원으로서 성가대 지휘자의 선창에 따라 노래를 익히고 불렀다. 그 또한 외운 노래를 사람들에게 가르치면 되었을 쉬웠을 것을, 그는 새로운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최초의 악보는 오선이 아닌 사선이었고, 지금과는 다른 모양의 음표였다. 아마도 그것이 개량과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악보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리라. 
 

  다레초가 악보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조롱했다고 한다. 특히 노래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성가대 지휘자들이 그의 노력을 비웃고, 심지어 경계하였다. 악보가 있다면 누가 나에게 배우겠는가, 하고 말이다. 선구자적인 노력은 항상 이렇게 기득권자의 반대에 직면하는가보다. 최근에 읽었던 인물 그림책 가운데, 점자를 만든 루이 브라이 또한 당시의 시각장애인 교육자들로부터 가장 극렬한 반대를 받았다고 한다. 새로 만들어지는 악보와 점자가 자신들의 입지를 제한할 것이 두려워서 말이다.

  역사는 이렇게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사람들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음악의 문자에 해당하는 악보를 고안해낸 다레초와 같은 사람들 말이다. 악보로 인하여 음악교육의 새 장을 열게 되고, 음악의 역사는 더욱 풍성해진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음악과 가깝게, 음악을 즐기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우리 아이에게 깊은 인상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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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7-12-1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책일 것 같아요. 담아갑니다 ~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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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좋다는 서평을 여러 곳에서 확인한 순간 조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네 살짜리 남자 조카가 자동차를 무척 좋아하는 것이다. 자동차에 관한 책이라면 뭐든지 오케이! 그래, 결정했어, 바로 이 책이야!

  예전에도 자동차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선물한 적이 있기에 두 번째로 골라본 자동차 그림책, 부릉부릉 자동차가 좋아. 먼저 이 책은 자동차란 자동차는 모두 나온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그것도 한 가지 종류씩 나오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덤프트럭이라면 돌, 석탄, 시멘트, 토마토, 모래 등 트럭에 실리는 내용물에 따라 다른 모양의 덤프트럭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 그러고 보니 모두 그 특성에 맞게 다른 모양들이다.


  게다가 온갖 음식 재료로 만든 기발한 자동차까지! 핫도그 자동차, 치즈 자동차, 바나나 자동차... 한 면에 하나씩 등장하는 그 기발한 자동차에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나도 한번 기상천외한 재료로 자동차 디자인을 한번 해볼까? 영화에서 많이 보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트레일러 집과 캠핑카도 흥미롭다. 워낙 많이 나오는 자동차의 가짓 수에 비하여 양이 많지는 않지만 기차와 비행기, 배 까지 등장하니, 총체적인 탈 것 그림책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중요한 것! 이 책은 단순한 자동차 인지 책이 아니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있는 재미난 책이라는 점! 자동차를 설명하기 위하여 단순히 집어넣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매우 재미있고 자동차와도 연결이 된다는 것에 묘미가 있다. 소풍을 떠난 토끼 가족, 말썽꾸러기 운전자를 쫒는 경관, 뭐든지 척척 고치는 생쥐 아줌마의 캐릭터는 책에서 시종일관 유지되면서 재미를 선사한다. 그리고 신출귀몰하는 노랑이를 찾아내는 즐거움까지!  

 

  가장 압권인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토끼 부인이 남편에게 손수레에 담긴 것을 쏟아 부으라고 한 말에 모든 덤프트럭이 싣고 있던 것들을 쏟아내는 장면! 이건 꼭 봐야 안다. 조카를 주기 전에 망설여진다. 70페이지가 넘어 듬직한 분량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책. 이 책을 2학년인 딸아이가 재미나게 보고 또 본다. 이 책을 조카에게 선물로 줄 수 있으려나? 아무래도 한권 더 구입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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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발명가 사계절 그림책
현덕 글, 조미애 그림 / 사계절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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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책 표지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왔다. 미술적인 감각은 거의 없으나, 이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색감이 참 좋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부드럽고 따뜻하고... 역시나, 책을 넘기면서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 들어 좋았다. 엄마도 아이도 말이다. 이 책에 묘사된 옛날 사람들의 모습(등장인물은 모자 뿐이지만)에도 생경함이나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조그만 발명가 노마. 몇 살 쯤 되었을까,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 노마는 누런 종이를 가지고 뭘 만들까 구상을 한다. 기차를 만들어 봐야지! 뭐든지 아시는 엄마에게 물어도 보고, 이런 저런 책들도 찾아보면서 아주 아주 멋진 발명품, 기차를 만들어낸다. 그 다음 작품은 비행기! 이 책에는 완성된 작품만 나와 있지만, 필시 기차를 만들어낸 과정과 비슷하리라.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아동문학가 현덕이 노마를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만든 동화 가운데 한편을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노마가 주인공인 동화가 40여 편 가량 된다는데 그 내용이 궁금해진다. 기왕이면 노마의 다른 이야기도 보고 싶어질 정도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린이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그린 그림책이라는데, 그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단, 노마의 눈매가 조금 강하다고 느껴질 때가 간혹 있는데, 그것이 한국적인 얼굴이라고 그린이가 생각한 것일까?  

 

  이 책의 텍스트는 옛날 문체 그대로를 옮겨온 듯 하다. 아이가 처음부터 혼자 읽기는 버겁고, 엄마와 함께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책을 읽어주는 내내 아이의 집중력이 놀라웠는데, 생소한 문체와 단어임에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나 보다. 텍스트보다 그림 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 듯. 그리고 종종 책을 꺼내어 혼자 읽는다. 어때? 물으니 아이가 짧게 답한다. 좋아!

 

  독자로 하여금 무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굳이 이끌어 내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혼자 힘으로 만드는 아이를 바라보는 대견한 시선, 그것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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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꺼 봐요! - 그림자놀이 그림책, 팝업북 아티비티 (Art + Activity)
리처드 파울러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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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불 꺼! 이 책을 보자마자 우리 집, 난리가 났다. 그러나 그 때가 낮이었기 때문에, 깜깜한 밤을 기다려야만 했다. 대신 책에 부착된 전등을 열심히 조작해보면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았다. 드디어 밤. 온 가족이 모여 책을 열고 전등을 비춰보는데... 정말 신기하고 재미났다. 

  이 책은 ‘그림자 극장’이라고 할만하다. 그렇게 크지 않은 책을 열어 보면 책 표지가 배경판이 되고, 잘려진 종이들이 팝업으로 세워진다. 책에 부착된 꼬마전등으로 이렇게 저렇게 비춰보면 그림자 연극 되는 것. 글은 딱 두 줄, 글 부분도 전등으로 비춰보면서 읽을 수 있다. 마지막 장면, 빗자루를 탄 마녀의 비행 부분이 가장 재미나다. 전등을 어떻게 비추느냐에 따라 정지화면도 되고 동영상도 가능하다! 작은 아이가 나레이션을 하면서 종이를 스스로 비춰보았는데, 단조롭지 않고 여러 가지 변형이 가능해서 더 좋았다.

  책에는 별과 달 등 야광 스티커가 첨부되어 있어 배경판에 자유롭게 붙일 수 있다. 큼직한 스티커 몇 개는 천장에 달았는데 잠자리에 들 때마다 반갑다. 꼬마전등도 확실히 부착되어 분실의 염려가 없고 보관도 용이하다. 표지에 그려진 고양이가 주인공인 듯한데 갑자기 토끼만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기승전결의 스토리 구조를 갖추고 있지는 못해서 사실 이야기 자체는 특별한 점이 없다. 그러나 확실한 특징이 있지 않은가, 아이가 만드는 그림자 극장 책이라는 점! (물론... 어른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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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새 그림자놀이 책이 붐을 이루는 것 같아요. 별 다섯을 너끈히 줄 수 있는 그림자 놀이 책이 있는가 찾고 있는 중이에요^^

bookJourney 2007-12-11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집에서 조그만 장난감 영사기(?)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
이 책으로 놀면 참 재미있겠네요. 이 책도 담아갑니다 ~~
 
사탕
실비아 반 오먼 지음, 신석순 옮김 / 사파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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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탕. 제목을 보았을 때는 그저 맛있는 ‘사탕’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즐거운 기분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중반까지 읽었을 때까지만 해도... 그러나 중반 이후부터 ‘천국’에 관한 이야기로 바뀐다. 조금은 놀랍고, 다소 생경하면서도, 상당시 신선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오스카와 요리스. 토끼와 곰(정확치 않다), 두 친구는 공원에서 만날 약속을 한다. 각자 사탕과 토마토주스를 가지고,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환담을 나눈다. 그러다 갑자기 나오는 질문, “이 사탕은 꼭 하늘처럼 파랗다. 저 높은 하늘에는 뭐가 있을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천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 자연스럽게 천국에서 가서도 만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천국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을 나눈 후, 공원에 올 때처럼 천국에 갈 때도 각자 사탕과 토마토 주스를 가지고 가야겠다고 말하면서 두 친구는 헤어진다. 그리고 끝! 펜으로만 그린 단순하면서도 인상적인 그림,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 절제된 대화, 사탕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천국-죽음 이후에 관한 이야기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어쩌면 천국에는 사탕이 없을지도 모르니 사탕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대목, 참으로 어린이답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막연하게 혹은 두렵게 다가오는 죽음에 대하여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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