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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발명가 ㅣ 사계절 그림책
현덕 글, 조미애 그림 / 사계절 / 2007년 11월
평점 :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책 표지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왔다. 미술적인 감각은 거의 없으나, 이 책은 표지를 보자마자 색감이 참 좋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부드럽고 따뜻하고... 역시나, 책을 넘기면서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 들어 좋았다. 엄마도 아이도 말이다. 이 책에 묘사된 옛날 사람들의 모습(등장인물은 모자 뿐이지만)에도 생경함이나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조그만 발명가 노마. 몇 살 쯤 되었을까,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년 노마는 누런 종이를 가지고 뭘 만들까 구상을 한다. 기차를 만들어 봐야지! 뭐든지 아시는 엄마에게 물어도 보고, 이런 저런 책들도 찾아보면서 아주 아주 멋진 발명품, 기차를 만들어낸다. 그 다음 작품은 비행기! 이 책에는 완성된 작품만 나와 있지만, 필시 기차를 만들어낸 과정과 비슷하리라.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아동문학가 현덕이 노마를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만든 동화 가운데 한편을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라 한다. 노마가 주인공인 동화가 40여 편 가량 된다는데 그 내용이 궁금해진다. 기왕이면 노마의 다른 이야기도 보고 싶어질 정도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린이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 그린 그림책이라는데, 그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단, 노마의 눈매가 조금 강하다고 느껴질 때가 간혹 있는데, 그것이 한국적인 얼굴이라고 그린이가 생각한 것일까?
이 책의 텍스트는 옛날 문체 그대로를 옮겨온 듯 하다. 아이가 처음부터 혼자 읽기는 버겁고, 엄마와 함께 읽으면 좋을 듯 하다. 책을 읽어주는 내내 아이의 집중력이 놀라웠는데, 생소한 문체와 단어임에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나 보다. 텍스트보다 그림 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 듯. 그리고 종종 책을 꺼내어 혼자 읽는다. 어때? 물으니 아이가 짧게 답한다. 좋아!
독자로 하여금 무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굳이 이끌어 내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혼자 힘으로 만드는 아이를 바라보는 대견한 시선, 그것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