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은 당신뿐
코데마리 루이 지음, 정숙경 옮김 / 행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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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속 연애소설인가? 사전 지식 없이 책을 읽다보니 궁금해진다. 멀쩡한(!) 책 표지를 하고 있는데 책장을 넘기다보니 낯이 뜨거워진다. 진한 애정 표현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랑에 빠져있는 주인공의 정신 상태가 궁금해진다. 이렇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가?

 돌이켜보면, 한때 뜨거운 사랑에 미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을까. ‘한때’ 말이다. 그 뜨거운 사랑이 평생 지속된다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담담하고 평온한 사랑으로 전환되는 것인지.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은 뜨거운 사랑에 빠지고, 항상 치열하게 사랑한다. “그의 전부를 원한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외치는 주인공. 그녀는 사랑에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주인공이 지칭했던 ‘사내 같은 남자’와 ‘부드러운 남자’. 그들 모두 주인공의 소망을 저버린다. 그녀의 첫사랑은 그녀에게 결혼하자고 했지만 그 말이 그녀에게 얼마나 절망을 안겨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고, 통상 불륜으로 이해되는 두 번째 사랑은 그녀를 또 다른 휴식처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이렇게 사랑의 경험 두 가지를 병렬적으로 들려주고 끝나는 이 소설.

  일본 소설답게, 직설적이고 호흡이 짧았다. 문학성을 따져가면서 읽을 수는 없겠지만, 오직 사랑에만 자신을 헌신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왜 그렇게 사랑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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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보내기 재판놀이 최하림 시인이 들려 주는 구수한 옛날이야기 19
최하림 글, 김 담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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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보내기 재판놀이? 이것이 어떤 놀이일까 궁금하였는데, 아이가 책 제목을 보더니 얼른 책을 집어 가방에 넣는다. 학교에 가서 읽어본다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말, “이 책 재미있어!” 그럼 엄마도 한번 읽어볼까?

  이 책은 세 편의 옛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표제작 ‘시집보내기 재판놀이’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이면서 아주 흥미로웠다. 암행어사가 우연히 엿듣게 된 다섯 자매의 재판놀이는 바로 자신들을 시집보내는 이야기였다! 가난하지만 양반이라서 딸들을 아무데나 시집보내지 않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함께, 각자 시집가고 싶은 소망을 담은 재판놀이. 암행어사가 다음 날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첫 번째 이야기에 비하면 두 번째 이야기는 다소 평범했는데, 그 결말이 아이들에게는 약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 우리 옛 이야기의 오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세 번째 이야기 ‘멸치 서방’ 이야기는 물고기의 생김새와 이름에 관한 유래를 알 수 있는 것으로, 다른 책에서 접한 기억이 나는 이야기였다. 같은 꿈에 대한 완전히 상반된 해몽, 우습기도 하고 그럴 듯하기도 하다. 어쩌면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이 책은 시리즈로 꽤 많이 나온 모양인데 처음 접했다. 최하림 선생님이 들려주는 구수한 옛이야기 시리즈로 19권째 나온 신간이라고. 재미있기는 한데, 책이 너무 얇다는 것이 독자로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렇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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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고등어
배익천 지음, 전수현 그림 / 예림당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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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 ‘창작동화’라고 써 있어서 당연히 장편동화인줄 알았다. 책을 읽어보니 여러 편의 단편동화로 이루어진 ‘창작동화집’이다. 표제작 ‘잠자는 고등어’를 포함하여 다양한 소재와 주제, 주인공, 시대가 등장하는 짧은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동화작가가 지은 단편들을 모은 동화집은 간혹 보았는데, 같은 작가가 지은 단편 여러 편으로 이루어진 동화집은 무척 오랜만이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잠자는 고등어’에서 판매대 위에서 생선 장수에게 살려 달라고 했던 고등어는 어느 집에 팔려와 도마 위에서도 살려 달라고 부탁한다. 고등어는 어찌 될까? 바다에 다시 놓아준다면 얼마나 뻔한 결말인가. 이 책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고등어를 자유롭게 해준다. 아주 편안하게. 바다 속에서 잠든 고등어를 바라보며, 이것이야말로 아이들만이 생각할 수 있는 발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막차 손님’처럼 추운 겨울 날 외로운 아버지와 청소부가 된 딸이 해후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아파온다. ‘머슴과 두꺼비’처럼 옛날 이야기로 언젠가 들었던 것 같은 이야기도 들어있다. 작가가 한 명이지만 모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하다. 단 너무 짧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 깊은 여운을 느끼기 전에 끝나버리는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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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고민 과학자 - 지식플러스-만화로 배우는 알짜 지식 07 지식플러스 시리즈 7
손영운 글, Hitoon.com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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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보았던 지식플러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책. 저자를 확인해보니 다른 과학책에서도 이미 만났던 사람이다. 과학에 있어서는 믿음직한 저자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열두 명의 과학자의 삶과 업적을 흥미로운 만화로 소개하고 있다. 책의 분량이 짧고 책의 크기도 작은 편이라 그야말로 알짜배기만 담은 느낌이 든다. 어쩌면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도 있는데, 짧은 만화 속에서 과학적 상식을 비교적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고, 과학사에서 과학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실히 인식시켜주고 있다.  '만화로 배우는 알짜지식'이라는 시리즈 소개에 부합하는 책이다. 

 

 [역사 속 숨은 인물] 코너로 더 많은 과학자를 만나볼 수 있고, [그게 뭐에요?] 코너에서 관련 지식을 좀더 알아볼 수 있다. 인체 해부학의 아버지 베살리우스는 처음 보는 과학자였고, 패러데이, 멘델레에프, 파스퇴르의 업적에 대해서는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과학자와의 깊이 있는 만남을 준비하기 위하여 밑바탕을 만드는 출발 단계에서 맛보기용으로 적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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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네의 여름 - 4미터 그림책 4미터 그림책 (수잔네의 사계절)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지음, 윤혜정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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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잔네의 봄’을 보았을 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여름 편을 보니 확실히 비교가 된다. 두 책에서 같은 배경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시골, 기차역, 시내, 백화점, 공원... 두 책을 나란히 펼쳐놓고 보니 배경이 되는 장면이 똑같다. 그런데 확실히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짧아진 사람들의 옷차림, 새롭게 등장한 아이스크림 장수... 그리고 더욱 풍성해진 나무들과 털이 길어진 동물들에서 여름으로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번에는 검은색의 수고양이가 시종 생쥐 사냥을 하고 있고, 공원에서는 수잔네의 생일파티가 벌어진다. 봄 편에서는 유치원을 짓기 시작했었는데 여름 편에서는 어느 정도 유치원 건물이 올라왔고, 문화센터의 전시회 내용도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중간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모습에서 더욱 여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가을과 겨울 편에서는 어떤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계절의 변화를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아쉬운 것은 우리의 주인공 수잔네를 쉽게 찾기 어렵다는 점. 봄 편에서는 모자를 쓰고 상하의의 색깔이 다르며 킥보드를 타고 있는지라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여름 편에서는 똑같은 무늬의 상하의를 입고 있을 뿐이어서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호기심과 관찰력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흥미롭게 볼만한 병풍책이자 글씨 없는 그림책이면서 찾기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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