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라루스 출판사 지음, 김현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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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통해 먼저 접할 수 있었다. 그 전에는 몇몇 유명한 신의 이름 정도 밖에는 몰랐다. 사실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 맞을 듯. 현재의 나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을 왜 알아야 하는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던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들용 만화책을 보면서 가까워졌고, 최근에는 서양 미술사를 접하면서 관심있게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만화로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했던 아이들이 좀더 정확하고 풍부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생들에게는 글의 분량이 다소 버거울 수 있으나,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어 관심있는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듯. 다만 천지창조 신화에 나오는 아들의 아버지 살해, 자주 등장하는 성애 장면 묘사 등은 아이들에게 접해주기가 다소 꺼려지기는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본질인 것을.


  또한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문외한인 어른들에게도 딱이다. ‘그림으로 보는’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과 등장인물들,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묘사한 미술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회화와 조각 작품의 대다수는 신화를 배제하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 그래서 유럽의 예술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어른들을 위한 책에서 보기 어려운 만화 부분도 곧잘 만날 수 있으니,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를 겨냥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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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된 흔적 똥화석 테마 사이언스 6
제이콥 버코위츠 지음, 스티브 맥 그림, 이충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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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똥화석이란 점잖은 말로 ‘분석’이로구나~

분석을 분석하라는 첫장부터, 아이들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테마 사이언스’라 했던가!  

똥화석이라는 특수한 테마를 집중 조명하여 어린이 눈높이로 소개한 책인 것이다.

오래전 온갖 생명체들이 남긴 똥이 화석이 되고, 역사가 되고, 과학이 된 것!
똥화석으로 생물과 지질 등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흔적 없이 사라져버리는 대신 역사와 과학이 되었으니 정말 멋진 운명이라 할 수 있다.

똥화석을 잘 발견하는 사람, 똥화석 연구가 등 이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꼭지가 특히 재미있었다. 똥화석을 발견하는 지름길이 소개되어 있는데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똥화석이 되기 위한 4단계 과정도 흥미롭다. 출발부터 딱딱해야 한단다! 그 다음은 직접 확인해보라~ 

 

그 옛날 사람들의 남긴 똥화석과 화장실을 통해서도 사람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다고.
그런데 지금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수세식 화장실은 앞으로 역사와 과학을 남기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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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식객요리 가을진미 편
허영만과 식객요리팀 지음 / 라이프김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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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 식객을 재미있게 보았고 그래서 영화 식객도 본 나로서, 요리책 식객이 나왔다는 광고를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을 요리라, 그렇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요리책이 모두 나온다는 말이로구나. 역시 그렇다고.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온 식객 가을진미 편. 만화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지, 어떻게 요리를 풀었을지 기대가 자못 컸다.

 

  이 책에는 만화 식객에 소개된 요리 13가지를 포함하여 모두 80가지의 요리가 나온다. 만화에 소개된 요리가 대부분 소개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 각 요리마다 자운 선생의 한마디, 성찬의 재료 선택과 진수의 요리수첩 꼭지가 하나씩 있지만 그저 요리책의 팁 정도로 생각된다. 만화와는 크게 관계가 없고, 일반 요리책과 대동소이하다. 그래서 이 책이 만화와 영화의 흥행을 등에 업고 나온 요리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그래도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가을 요리에 적당한 재료 소개 부분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우리 음식이라는 점. 일반 요리책 같은 느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요리책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고나 할까, 그래서 요리 과정에서 간혹 나타나는 만화 부분에 만족하기로 한다. 그런데 만화에서는 재미있게 보았던 요리이지만, 부대찌개가 왜 가을진미 편에 소개되는 걸까? 그래도 몇가지 요리는 맛있게 해볼 수 있었으니 식객 매니아라면 그래도 점수를 줄만한 요리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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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 한국사 상식 44가지의 오류, 그 원인을 파헤친다!
박은봉 지음 / 책과함께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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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상식’으로 굳어진 한국사의 지식들. 그 가운데 지금까지 잘못 알고 있던 것을 하나하나 마주치는 것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다. 정사(正史)와 야사(野史)는 구분할 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사라고 알고 있던 것 중에서 근거가 박약하거나 왜곡된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역사적 진실에 회의가 들 정도. 도대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걸까?

  이 책은 잘못 알려진 한국사 상식들을 사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새로운 진실을 제시하기도 하고,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인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잘못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일제 강점기에 왜곡된 사실들이 눈에 띈다. 일본이 비로소 지리학과 지도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김정호가 흥선대원군에게 수난을 당한 것처럼 알려졌고,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갈등 상황을 부각시키기 위해 명성황후가 한미한 가문의 고아로 묘사되었으며, 대륙의 영향을 받았다는 인식 하에 고인돌이 남방식과 북방식으로 분류되었던 것 등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이나 친일 성향 한국인에 의한 왜곡이라는 것이다. 
 

  이미 상당부분 알려져 있듯이, 박정희 정권 때 조작된 것도 있다. 거북선이 철갑선으로 둔갑한 것, 십만양병설이 율곡의 대표적인 주장으로 굳어진 것 등이다. 철갑선이 아니더라도, 십만양병설이 아니더라도 거북선이나 율곡의 가치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 것인데, 정권에 의하여 도리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전통사회의 대표적인 여성인 신사임당이 근현대 여성의 이상형으로 강조된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낙인된 것은 일제강점기와 박정희 정권의 합작품.

  역사적 진실과 다른 사실이 널리 알려진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당대 또는 후대에 누군가의 입지를 위해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역사학계의 불철저한 고증과 안이한 연구 자세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역사적 진실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새로운 사료가 발굴되면 수정될 수 있다. 사실 객관적 사실을 묻는다고 생각되는 역사 문제 가운데에도 잘못된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국사교과서에 족장의 무덤으로 명시된 고인돌이 대표적이다. 고인돌에 대한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고인돌의 성격을 묻는 시험 문제에 다른 답을 한다면 오답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의 저자에 대하여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꽤 입소문이 난 어린이 역사책을 썼다는 것 외에 역사학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루는 시기와 분야에 있어서 매우 폭이 넓으면서도 저자가 관련 사료들을 꽤 깊이 있게 검토하고 분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저자를 다시 보게 되었고, 내가 은연중에 가지고 있는 역사적 진실에 대해 항상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만큼 모든 시기와 분야에 대해 관련 사료를 일일이 찾아보기란 힘든 일이다.  

 

  따라서 다시 한번 촉구해본다. 역사학자들이여, 제대로 연구하고 제대로 알려 달라. 역사 전문 작가가 이러한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는데, 자신의 분야에 정통한(정통해야 하는) 역사학자들은 과연 무엇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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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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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병이 들려주는 전쟁의 역사와 평화의 길.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지금까지 이런 ‘전쟁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나. 이 책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전쟁과 평화에 관한 책이다.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소년병이었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중심으로 전쟁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은 일부러 배제한 느낌이 든다. 근현대에 일어난 온갖 전쟁들에 관하여 전쟁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자칫 무미건조하게 다가올 수 있는 주제를 생생하게, 피부에 와 닿도록 서술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강점이다.

  남의 나라를 침략할 때, 그 어떤 나라도 자국에 전쟁의 원인을 두지 않는다. 땅을 넓히기 위해, 욕심을 채우기 위한다는 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침략을 당하는 나라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서양의 침략에서 한국과 중국을 지켜주기 위해 일본은 두 나라를 침략했고, 쿠바와 베트남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두 나라를 침략했으며, 사회주의 정부를 건설해주고 싶어서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던 것이다.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과는 늘 파국이었다. 전쟁의 당사국들이 소리 높여 외치는 ‘불가피한’ 전쟁이 아니라,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전쟁을 했던 것이다.


  20세기까지 전쟁의 주를 이루었던, 영토를 확대하기 위한 전쟁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경영하면서 얻는 이익이 식민지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보다 크지 않는다는 점을 알았으며, 민족과 국가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저자는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전쟁을 막기 위하여 평화교육이 필요하며,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약자와 약한 나라를 돕기 위하여 공부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킬 것을 권하고 있다. 누구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약자를 사랑하는 마음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

   모두가 평화롭게 더불어 사는 것, 얼마나 자연스럽고 또한 바람직한 일인가. 그동안 막지 못했던 어리석은 전쟁의 역사를 뒤로 하고, 이제 평화의 미래 만이 인류 앞에 펼쳐지기를 기원해본다. 평화는 저절로 얻어질 수 없다. 평화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하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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