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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명절날만 같아라 - 제5권 ㅣ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5
홍성찬 지음, 원동은 그림 / 재미마주 / 2007년 3월
평점 :
홍성찬 할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민속∙풍물화 기행 시리즈의 다섯번째 책이 나왔다. 요새 그림책 같지 않게 자극적이지 않은 투박한 그림이 우리의 옛 생활상을 정겹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홍성찬 화백이 고희를 맞아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역시나 작가의 연륜이 느껴지고, 책의 기획 의도와 맞아 떨어지는 그림풍이라고 생각된다.
정월부터 동지섣달까지 일년 열두 달의 명절을 그림과 글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에 지내는 차례와 팥죽 쑤어 먹는 동짓날 같이 익히 잘 아는 명절도 있지만, 머슴날이나 삼짇날 같이 지금은 주목받지 않는 명절도 다루어진다. 머슴을 위로하는 머슴날(2월 초하루), 머슴들이 대접받는 백중날(7월 보름)을 보면서 우리네 조상들이 일꾼들에게 적지 않게 마음을 썼음을 느껴기도 했다. 중간중간 우리 먹거리에 대한 소개도 있어서 기름 짜기, 두부 만들기를 소개한 부분도 재미있다.
텍스트가 많은 편이라 초등 고학년 이상에게 적합하지만, 저학년이라면 텍스트 아래의 작은 그림과 설명 부분만 읽어도 흥미롭다. 일종의 토막상식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소개하고자 하는 명절의 핵심을 가장 잘 표현하는 부분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그리고 간혹 짧은 노래나 시조가 곁들어져, 흥을 돋아주는 동시에 명절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시리즈 중에서 이 책 외에도 한권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의 생활사를 우직하게 담으려는 정성과 공들인 노력으로 만들어낸 우리 민속, 풍물 박물관이라고 생각된다. 옛사람의 일생을 다룬 <오줌싸개가 정승 판서가 되었다네>를 포함하여,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