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물상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가 굵어 인생을 다 아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의외로(?)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행복한 TV 동화>를 보면서 그 자체로 도덕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본다.
백마디 직설적인 말보다 가슴 찡한 이야기들로 정서가 순화되는 경험...

재작년부턴가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빌려온 <연탄길>을 두고두고 보았다.
결국은 헌책방에서 새책과 다름없는 연탄길을 세권 사다 주었다.
잠자리에서 자주 연탄길을 붙들고 있는 아이는 ''엄마 이거 꼭 읽어봐'' 하고 강력히 권한다.

<행복한 고물상>은 <연탄길>로 유명해진 작가 이철환의 자전적 경험을 담고 있다.
고물상을 하던 아버지와 달동네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던 저자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볼링장으로 넘어간 신발을 주으려다 발각되었고, 주머니에는 호기심으로 주운 볼링공이 들어있었기에 꼼짝없이 벌로 15일간 볼링공 줍기를 했다. 마지막날 쥐어준 용돈으로 엄마의 낡은 구두를 대신할 새구두를 사간 아이들...

피리 준비물을 잘 챙겨오는 부잣집 아이들만 좋아하는 것 같은 이쁜 선생님, 그러나 가난한 친구의 도시락을 날마다 싸오면서, 그 친구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친한 친구가 도시락을 두개 싸오는 것으로 입을 맞추고 있는 따뜻한 선생님...

전작 연탄길과 같이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으면서 1970년대의 기억들이 배경으로 펼쳐지기에,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훈훈한 사람살이와 추억 한보퉁이를 가슴에 담게 된다.

꼼꼼히 읽어보니 저자가 문장을 다듬고 어휘를 고르는데 공을 들인 기색이 역력하다. "흥뚱항뚱", "우두망찰" 같이 처음 보는 단어들이 새롭다. 그림도 정겹다. 6학년 정도면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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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s678 2007-02-02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링공이 아니라 골프공이었던 것 같은데요~

도서관 2007-02-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습니다. 볼링공과 볼링장이라고 착각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