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들과의 송년회가 내일로 잡혔다.
겁나 비싼 '보나세라'에서 하기로 했단다.
다른때 같으면 맛난 거 먹으러 갈 기대에 부풀어 있겠지만,
요즘은 기분이 별로라 시큰둥하다.
내 기분이 왜 우울한지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이유고,
그 이유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말하기 뭐한,
아주 개인적이고,
말도 안 되는 이유라서 그저 혼자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뭔가가 바뀌어서 새로운 국면전환이 이루어질수도 있고,
아니면 이 또한 그저 흘러가게 놔두면 되겠지...
내일 만날 친구들이 술이라도 마시면 좋으련만,
이태리요리 먹으면서 와인도 안 마시는
그야말로 수다떨기 바쁜 모임인지라 대략 난감이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외국에서 귀국한 친구들도 있는
즐거운 자리이므로
내 기분으로 자리를 망칠수 없으니,
나도 행복해 죽겠단 표정으로 같이 수다떨어 주어야 된다.
가면하나 가져가서 쓰던지(하긴 평소에 회사에서 맨날 쓰고 있지만-_-;;),
아님 맛있는 요리 사진이나 찍으며 있어야지..
이렇게 지금은 걱정해도
낼 그자리에 가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신나게 이야기할 나라는 걸 나도 잘 안다.
그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