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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체 일본의 사체 - 한일 법의학자가 말하는 죽음과 주검에 관한 이야기
우에노 마사히코.문국진 지음, 문태영 옮김 / 해바라기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인터넷 구매의 특징이라면 오프라인 서점과 차별되는 한가지가 책제목과 독자들의 리뷰를 보고 책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책제목이 자극적이어서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대로 죽은이의 얽힌 부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제도적인 차이, 죽음에 대한 일본과 한국등의 차이, 몇건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의 법의학자와 일본 법의학자 간의 대화식으로 진행된다.
첫째 일본과 다른 우리나라의 부검제도는 많이 다르다는 것. 즉 일본에서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감찰의에 의한 법의학적인 부검이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는 일반의가 일단 검시를 하고, 그 후 부검여부의 최종적인 결정은 검사의 결정에 의한 다는것 - 이 문제는 우리나라 형법제도가 무언가 보완되어야 하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법의학적은 측면에서 죽은이의 사인 규명은 망자의 인권을 위해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인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의와 검사의 판단에 의해 부검여부가 결정된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법의학계에서도 문제를 거론하고 점차 제도적인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기 때문에 장래에 개선되리라고 생각한다.
둘째 부검자체에 대한 의식차이 - 일본인은 '부검을 한다면 죽은자가 다시 살아오느냐'라는 물음을 하는데 비해 한국의 정서는 '죽은 사람을 다시 한번 죽인다'라는 생각.. 어차피 본질적으론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서는 부검은 죽은이에 대한 훼손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일본의 단순한 태클에 비해 한국적인 정서는 시체에 대해 다시 칼을 댄다는 것은 어쩌면 유교적인 측면에서 볼때 부모에게 물려받은 털끝하나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의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셋째 장사문화의 차이 - 일본은 화장문화가 발달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토장을 선호한다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죽은 사람에 대하여 대화하는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한다. 예를 든다면 집안의 가장이 장성한 아들을 데리고 묘앞에 와서 '아버님 우리00가 이렇게 커서 왔습니다' 뭐 이런 장면은 흔히 연상되는 장면일것이다. 즉 죽은이에 대한 미련이랄까. 어떤 장소에 어느정도의 장소를 잡고 선조들의 형상이 구체화되어 아직도 후손들을 보고계시다는 그러한 유교적인 믿음들.. 그러나 점차 장묘문화에 대한 인식은 많이들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이책에서 명명은 못하였지만 유골을 고온으로 처리하여 사리나 구슬처럼 만들어 망자의 사진과 함께 장식을 하여 집안에 들여놓고 장식처럼 꾸미는 방법까지 있다고 하니.. 어쩜 집안의 지긋하신 어르신이 생각할땐 뭐라 내리치 실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사후에 아름답고 영롱한 장식처럼 영원히 간직한다면 오히려 사후 보석보물처럼 남는다는게 어찌보면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두 법의학자 간의 대화로 전개되고 있다. 법의학자이기전 자신들이 부검의를 하면서 겪었던 사건들. 그리고 한국, 일본간의 부검제도, 장묘문화등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우리나라 부검절차에 대한 문제점 개선될 점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법의학에 문외한이라도 언제 어떻게 발생될지 모르는 인생사에서 인권확보차원에서라도 한번쯤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