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오는군요. 그런데 오래전에 번역되어 나왔네요.. 궁금합니다. 역사적인 이 영화 말입니다. 1992년 서적포라는 출판사에서 번역되어 있네요.. 그런데 출판사가 망했나 요즘 책은 없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 작품이군요... 


이 영화를 잘 몰라 인터넷을 검색하고, 자료를 찾으니 눈물 나는 이야기다. 삶이 어찌 이리 팍팍할까?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시대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법인가 봅니다. 


어제는 82년 김지영을 읽고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이상했어요. 홀로 자라고, 홀로 크다 시피한 저에게 김지영은 여성이 아닌 저의 삶이 거든요. 그래서 이곳에서 여성에게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 그토록 남성들은 여성을 비하하는 것일까요? 왜 동일한 시선으로 보지 못할까요? 여성이 갖는 불가피한 운명인가요? 공평을 따지려면 여자도 군대가라는 어처구니없는 남성들도 보입니다. 여성의 권리는 더욱 신장되어야 합니다. 그게 맞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나오는 김지영은 제가 보기에 너무나 행복하고 잘 살고 부유한 여성입니다. 아버지가 공무원이고 엄마가 사업을 할 정도라니... 이상하네요..... 저도 상상도 못 한 으리으리한 집으로 보입니다. 여성 폄하가 아니라 너무나 가난하게 살았던 저희 집의 시각으로 보니 말입니다. 


누님은 공장과 학교를 오가는 실업고를 다녔습니다. 그렇다고 저희에게 보탠 것은 아니고요. 당시에는 많이 그랬습니다. 제 친구 중에도 많아요. 자식들이 하도 많으니 학비 댈 여력이 없는 것이죠. 김지영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약간 다른 차원에서 읽힙니다. 김지영이 갑부처럼 보이는 저에게는 말입니다. 상상도 못 할 시골에 살고,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던 저에게 김지영은 그저 평범한 여성으로 보입니다. 제 친구들이나 누님들처럼이요. 그래도 누님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부산에 올라와 고무신 공장에 다니고, 전자제품 조립회사에 다니셨죠. 저도 그런 비슷한 생활을 20대에 하였더랍니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예고편을 보고, 리뷰를 읽으면서 문득문득 삶이란 무엇인지 자꾸 질문을 합니다. 시대의 언어로 계속하여 번역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아직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참 많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당시 대만이 가진 정체성과 딜레마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우리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친교 하자 대만은 태극기를 불사르고 그랬죠... 그때는 대만을 중국이라 불렀습니다. 그들은 말했습니다. 친구의 배신이라고. 오로지 이데올로기라는 것 하나로 세상을 재편하던 시절이라 분명 친구이겠죠. 그런데 저는 그것도 이상했습니다. 문득 명과 청 사이에서 갈등한 조선시대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때는 불행히 명을 잡는 바람에 고통을 당했는데, 이제는 새로운 중공의 손을 잡고 중국으로 불렀으니 시대가 많이 변하기는 한 듯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시대의 비극을 읽고, 김지영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읽힌다는 것은 제가 나아가 많이 들었다는 뜻이겠죠. 아직 오십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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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01-0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령가 살인사건은 예전에 영화로 나왔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책으로도 재간되었군요.한번 읽어봐야 겠네요.낭만인생님 2017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며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뒷골목

풍경

은밀함

배후

거래

농익은

문화

사적인

관계

사람


그리고 


부산에 처음와 뒷고기라는 것을 보고 무슨 부위인가 궁했는데 알고보니 은밀한 고기란 뜻이다. 즉 빼돌린 고기. 그게 이어저 맛있는 고기=뒷고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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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몇 권 구입했다. 한 권을 82년생 김지영. 이 책을 읽지 않고 올해를 넘기는 왠지 어색하다. 아무리 베스트 셀러에 혹하지 않는다지만 너무 무관심하다. 그래서 한 권...

그리고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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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빗 소로우.. 참 좋은 사람이다. 지난 번 월든 읽고 이 사람이 누군가 싶어 알아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모범으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가 원든 호숫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살았고, 자연 속에서 홀로 살아갔다 한다..... 

















지난 번 사두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그가 오두막을 짓고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 대가 고작 28 직후 였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나는 겉으로 드러나는 삶과 내면의 삶이 일치한다고 믿습니다."  18

"진정한 삶을 시작하는 것은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일과 같습니다." 18

"타인에게 잘못을 일깨워 주려면 스스로 옳은 일을 하십시오." 23

"사람은 진정 이마에 땀을 흘리며 빵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27


위대한 책은 위대한 양심에서 나온다. 이것 확실하다. 오늘 소로우의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다. 






소로우의 책이 더 있는가 찾으니 월든과 다른 책 이 보인다. 월든이 끊임없이 재판되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 하나다. 사람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문명이 발달하고 세상이 복잡해 질 수록 존재의 의미는 희박해지고 피상적이 된다. 


최근에 일어난 4차 혁명에 관한 이야기들은 혁명이 아닌 소외로 읽는 이유가 그곳에 있다. 고속도로도 점점 사람들이 아닌 기계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 그나마 작은 밥벌이였던 매표도 이제 점점 사라진다. 소로우의 정신은 결국 이 시대가 가장 요구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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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2-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들릴 때 집었나 놨다 했던 책이 여러번 보입니다. 왠지 어려우리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는데
그냥 새해 선물로 제게 구매 선물해야겠네요.
20대에 쓴 문장들이라고요? 놀랍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도 계속 방황하는 낙엽처럼 바스락 거리는데 문장에서 느껴지는 것은 정신의 싱그러운 촉촉함.

낭만인생 2017-12-30 15:00   좋아요 0 | URL
소로우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저는 추천하고 싶은 작가입니다.
 

독서의 맛은 이런데서 느낀다. 전혀 상관 없은 책이 서로 조우를 한다. 크레이그 바르톨로뮤의 <엑설런트 프리칭>을 읽는데 에리히 아우어바흐의 책 <미메시스>가 나온다. 그곳에서 인용한다. 



유대인 문헌학자 에리히 아우어바흐는 그의 고전적인 저서 <미메시스>에서 그런 이해에 도달한다. 거기에서 그는 성경의 전체주의적특성을 언급한다. 성경은 우리를 압도하고, 현실에 대한 성경의 해석은 참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50







책은 또 책을 부른다. 책은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지만 상부상조한다. 그것이 인용이다. 그런데 아우어바흐의 저자 파일을 읽으면서 마음을 두드리는 문장을 만났다. 




놀라운 고백을 들어 보자. 


미메시스를 쓰기 시작한 것은 이때였는데 터키에서의 불우한 연구 환경, 즉 도서와 자료의 결핍이 오히려 이 대작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참고 도서의 부족으로 그는 원전의 정밀한 독서를 강요당했고 그 결과 자질구레한 실증적 자료에 구애 받지 않는 통찰의 책을 내놓게 된 것이다. 저자 자신이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은 전문적인 도서가 충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며, 이 많은 주제에 대한 모든 연구를 접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을 쓸 엄두를 못 냈을지도 모른다"라고 술회했다.

유대인 문헌학자 에리히 아우어바흐는 그의 고전적인 저서 <미메시스>에서 그런 이해에 도달한다. 거기에서 그는 성경의 ‘전체주의적’ 특성을 언급한다. 성경은 우리를 압도하고, 현실에 대한 성경의 해석은 참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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