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책


책에 대한 책은 많다.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라든지 [여덟단어] 또는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식의 책들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한다. 이런 책을 모두 책에 관한 책이다. 대부분의 책에 관한 책은 책을 소개한다거나 책의 의미들을 강연 형식을 통해 들려 주는 것이다. 


책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일부나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만든 책도 있다. [책먹는 여우]라든지 [도서관에 간 여우] [책 읽는 도깨비] 등이 그런 책이다. 성인용도 있다. [환상의 도서관]이란드지 [책이 되어버린 사람] [책벌레] 가 그것이다. 책으로 책을 쓴 예라고 할 것이다.















독서 초기에는 책을 소개하는 서평집을 자주 봤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책에 관련된 사건을 다룬 책에 얽힌 에피소드를 적은 책을 읽었다. [빅스톤갭의 작은책방]이나 [혼자 책 읽는 시간] 책들이다. 이런 책의 특징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특징들을 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마지막 단계는 근래에 재미있게 보는 책으로 소설을 쓰는 형식이다. 올초 [책이 되어버린 남자] 같은  경우 처음 읽고 생소한 세계, 그러나 낯설지 않는 세계를 접하는 재미를 톡톡히 봤다. 이 책을 시작으로 책을 주제로 쓴 소설을 찾아 떠나는 시발점이 되었다. 전에도 [책 먹는 여우]는 읽었다. 그런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했던 이유는 단지 어린이용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책을 편견에 갇혀 보는 순간 생각의 폭이 현저이 감소되었다.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햐여튼 요즘은 책에 관한 책을 모으고 읽고 글쓰는 재미가 크다. 당분간 계속 되지 않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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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어떤 사람들


알폰스 슈바이거르트의 <책이 되어버린 남자>에서 주인공은 책을 도둑질 한다. 그리고 책이 되어 죽는다. 그 전 사람도, 그 후 사람도 동일한 운명을 살다 죽는다. 클라스 후이징의 장편소설인 <책벌레>는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이름도 이상한 조란 지브코비치의 <환상의 도서관> 역시 책 때문에 이상한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이야기다. 소설이지만 근대적 책 이야기를 다룬 <1417년, 근대의 탄생>이란 책도 역시 책을 위해 인생을 건 어느 광기의 사람을 다룬다. 그 외도 책 사냥꾼이란 제목과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많다. 그 책들의 한결같은 주제는 책이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종종 바꾸어 버린다는 것이다. 책이 현실인지, 현실이 비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들어 한다.


궁금한 건, 한 권의 책 때문에 살인이나 엽기적 삶이 가능한가이다. 나도 책이 미쳐 산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삶이 힘들다. 운전하면서도 신호에 걸리면 책을 읽는 정도록 광적이다. 그런데 살인까지 하기는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살인은 아니지만 모험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번에 우수완 작가가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를 펴냈다. 많은 분들에게 찬사를 받을 만큼 재미와 프롯이 확실하다. 나 또한 한국 사람 최초로 책 사냥에 대한 소설을 써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도 후에 쓸지 모를 주제다. 비슷한 종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책벌레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가면서 그들만의 개성과 특징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몇 가지를 들면, 책이 손에 들려있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것, 언제나 책을 들고 다는 것.-심지어 술자리에도 읽지 않지만 책을 들고 간다. 자기가 사는 주변의 서점을 잘 안다는 것, 책 때문에 부부싸움을 종종 하면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것 등이다. 심지어 이혼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책과 재혼하려는가? 이건 조금 심하다. 


봄이며 담쟁이가 벽을 타고 올라가면 한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온 벽을 덮는다. 책벌레들도 그렇다. 처음 한 두권 산다. 수십권이 되면 둘 자리가 마땅치 않아 책장을 산다. 수년이 지나면 수백권 수천권이 된다. 다시 책을 구입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벽 저벽, 안방, 부엌, 심지어 화장실까지 책으로 덮는다. 다른 가족들은 투덜거린다. 그러다 부부싸움까지 이어진다. 곧 화해하기를 밥 먹듯 한다. 책에 미친 증거다. 


하여튼 결론은 오수완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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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불가피하다.


현재는 선택의 축적이다. 어떤 유명한 철학자가 말했다. 나도 말한다. 현재는 과거로부터 탈출한 어느 광기의 결과라고. 요즘 부쩍 서평을 부탁하는 곳이 늘어난다. 한가하게 책을 읽고 있을 시간이 많지 않다.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하는지 모르겠다. 유명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서평을 쓰면 골라 포스팅 한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이 다르고, 알라딘 서재에 올릴 서평이 다르다. 예스24도 가끔씩 올린다. 이러다보니 어떤 서평을 어느 곳에 올려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블로그는 나의 개인 이름과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선별에 주의한다. 알라딘 서재는 대체로 아무렇게나 올리는 편이다. 성의 없는 것이 아니고 편하게 올린다.


한 때 자신의 글에 책임지라는 글을 읽고 심각해진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알라딘에서까지 무게감 가득한 글을 쓰려니 정신 놓을 것 같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편하게 올리고 했다. 그게 맞다. 선택은 정말 불가피하다. 쉬운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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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정말 가끔은 내가 남자라는 게 이상할 때가 있다. 왜 남자로 태어 났을까? 조물주의 실수일까?

추억도 없고,
친구도 없고,
기억도 없고,
차디찬 논리만 있다.

한쪽 뇌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공감이 잘 안 된다. 우뇌가 문제가 발생하면 표정읽기가 잘 안된다고 한다. 나다.
나도 공감 잘 하는 남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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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중독자와 활자 중독자의 공통점


손이 떨린다. 입이 바짝 탄다. 금단 현상이다. 손에 아무 것도 없다.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읽을거리를 망각했다. 무턱대고 앉아 있었다. 일 분, 이 분……. 고요한 시골 마을에 어디선가 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보인다. 몽환(夢幻)현상이다. 꿈속인 듯하다. 눈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멍해지는 느낌. 지우고 싶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보인다. 들어갔다. 없다. 환장할. 편의점에 신문도 없다니. 아무리 시골이라도 이건 너무한 거 아냐. 마땅히 갈 곳도 없다. 이런 한 적한 곳에 무슨 읽을거리가 있단 말인가. 화가 치밀었다. 


고딩시절 친구들은 꼴초들 이었다. 어느 날 돈이 다 떨어져 이틀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란다. 속으로 지랄! 했다. 도저히 못 참겠다며 거리로 나간다. 뭐하려고? 꽁초라도 주워 피우려고. 저기 미칬나? 뒤따라갔다. 몇 개 줍더니 ‘에이’하며 던진다. 욕을 한다. ‘염병! 조금 남겨두고 버릴 일이지. 끝까지 다 빨았네!’ 몇 발자국 더 가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찾았다. 자취방으로 달려 들어와 라이터에 불을 땡긴다. ‘퓨~~~ 좋다.’ 맛나게도 피운다. 이십년이 더 지난 일인데 생생하다. 이젠 내가 그러고 있다. 그 잘난 활자 중독 때문에…….


밤새 읽었다. 김영하의 장편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공부를 좋아하는 지라 '기억법'이란 단어에 꽂혔다. 뭔가 있으리라. 메모하는 법이라든지, 기억하지 쉬운 법이라든지……. 하여튼 그런 곱상한 생각으로 한 장 한 장 읽어 나갔다. 50쪽 정도를 읽어 나가면서 손이 떨렸다. 공포의 떨림이다. 금단현상 이상이다. '참을 수 없는 살인의 가벼움!' 바로 그거였다. 이게 무슨 소설이란 말인가. 괴기 영화지. 왜 19금의 딱지가 붙지 않았는지 알 길이 없다. 

너 기가 막힌 건, 마지막 반전. 존재는 곧 기억이란 폭주를 이어가다 마지막 폭발해 버리는 느낌이랄까. 뭐야 이건??? 물음표를 열개를 달아야 속이 시원한 소설이다. 실망이다. 그리고 반했다. 김영하 라는 사람, 싫으면서도 눈이 간다. 그거 있지 않는가. 초딩이 여자친구에게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눈은 떼지 못하는. 사랑과 시기의 변증학, 아니.. 흠~~~ 아 알맞은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튼 난 이 책을 읽고 공부하기 위해 읽지 말라고 충고한다. 갑자기 칼을 들도 싶어질지 모르니 말이다.

 

'냉정', 아니다. 가슴이 없다. 그러다 살인마 박주태에게서 은희를 지키기 위해 인조심장을 삽입한다.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한다. 기억의 끈으로 ‘은희’를 단단히 묶는다. 은희 엄마가 죽으면서 ‘은희는 죽이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잊으면 안 되는 기억이다. 그것조차 망상이었다. 은희는 이미 자신의 손에 죽었고, 양녀로 들인 은희는 백골이다. 재가 요양보호사. 그녀도 은희다. 처음은 ‘죄와 벌’을 쓴 도스토예프스키를 놀린다고 믿었다. 살인자에게 양심도 없단 말인가. 의문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자꾸 읽기를 방해한다. ‘아무리 치매 환자라도 감정은 남아있대.’ 은희는 애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김병수는 마지막 문장을 되뇌인다. ‘감정은 남아있대. 감정은 남아있대.’

 

마지막은 그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그의 망상은 자신이 죽인 김씨 여인과 어린 아이였던 은희에대한 죄책감 때문에 일어났다. 그는 이미 그곳에서 죽었고,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치매는 신의 벌이다. 살인에 대한…….

 

죽이고 싶어 안달이다. 살인을 하지 못하니 금단 현상이 일어난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중독자들의 특징이다. 그럼 나도 살인마와 동료가 되는가? 아니겠지? 나는 순진한 활자중독자일 뿐이니. 그렇게 생각하자. 읽기는 망각의 치료수단이 아니다. 존재 의미다.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읽고 있음이 좋은 까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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